군대 명령, 이젠 SNS로 내리네

    • 양욱 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

입력 2013.03.30 03:07

옷 입는 컴퓨터 착용한 병사
적 정보 받고 즉각 임무수행

요즘 기업계에선 온통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가 화제인데 군대도 예외가 아니다. 군대에선 SNS가 단순한 커뮤니케이션 수단이 아니라 정보 교환을 통해 병사들의 생명을 좌우하는 치명적인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 개념은 단순하다. 적에 대한 모든 정보를 공유하고, 전장에 배치된 모든 무기와 장병을 하나로 연결해 전투력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이를 군에선 '네트워크 중심전(Network Centric Warfare)'이라고 부른다. 일단 네트워크가 만들어지면 단말이 증가할수록 그 위력은 강해진다(메트카프의 법칙). 적은 누가 어디서 공격하는지도 모르면서 공격을 당하고 결국 백기를 들게 된다.

대표적인 것이 미군의 랜드워리어 시스템이다. 병사들이 착용하는 디지털 개인 장비인 랜드워리어는 한마디로 전장의 SNS이다. 이것을 착용한 장병들은 네트워크를 통해 동시에 적의 정보를 받고,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한다. 음성과 문자, 사진을 공유한다. 더 이상 지휘관의 무전 명령을 기다릴 필요가 없다. 필요하면 헬멧 디스플레이를 보며 어떤 명령이 올라왔는지 확인하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더 이상 무전을 통해 "현 위치가 어디냐" "어디로 공격하느냐"는 질문은 사라진다. 군인들은 더욱 빠르고 조직적으로 움직인다.

랜드워리어는 옷처럼 입고 다니는 컴퓨터(wearable computer)의 일종이라고 할 수 있다. 컴퓨터이니 당연히 본체와 모니터, 키보드, 마우스가 내장돼 있다. 랜드워리어는 여기에 GPS와 무선 통신 장치가 결합된다. 이런 '입는 컴퓨터'에 새로운 소총과 비디오 조준경 등을 결합하여 미군은 미래의 병사를 구축하고 있다.

랜드워리어는 2006년부터 실전에 투입돼 눈부신 활약을 했다. 랜드워리어를 최초로 채용했던 중대는 한 달 만에 여단이 설정한 주요 목표의 58%를 달성했다.

미군은 전투기, 함정, 전차, 포병 등의 무기와 장비를 하나의 정보네트워크(GIG·Global Information Grid)로 묶어 운용하고 있는데, 이제는 장병 한 명 한 명까지도 SNS로 통합하기 시작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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