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3.03.02 03:07

"동양과 서양의 전쟁은 어떻게 다르며 중국인과 미국인의 차이는 무엇인가? 이를 알려면 '손자병법'과 '전쟁론'을 알아야 한다."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의 말이다. 동서양을 대표하는 이 두 병서(兵書)를 가장 잘 알아야 할 나라는 한국일지 모른다. 미국과 중국의 치열한 각축전 속에서 한국이 살아가고 있으니 말이다.
6060자에 이르는 '손자병법'의 핵심은 '전(全)'이란 한 글자이다. '全'의 반대는 '파(破)', 곧 파괴이다. '손자병법'에서는 '전(全)승'을 가장 이상적 승리로 내세우고 있는 바,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는 것(不戰而屈人之兵), 즉 아군도 적군도 파괴하지 않고 전쟁 비용도 최소로 하는 것을 지향한다. '전쟁론'의 골자는 "전쟁은 정치를 다른 수단으로 계속하는 것"인데, 정치적 목적을 가장 빨리 달성할 수 있도록 적을 파괴해 이기는 것을 이상적 승리로 여긴다.
'전쟁론'은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가 방대한 분량의 미완성 초고를 마친 상태에서 콜레라로 사망하자 그의 부인이 펴낸 책인데 매우 난해하다. "전쟁은 지옥이지만 '전쟁론'을 읽는 것도 지옥"이란 말이 회자될 정도다. 그래서 1991년에야 두 병서를 체계적으로 비교 분석한 연구가 처음 나왔는데, 미국 육군전쟁대학이 전략 교재로 내놓은 '손자와 클라우제비츠'이다. 두 병서는 세 가지 측면에서 다르다.
6060자에 이르는 '손자병법'의 핵심은 '전(全)'이란 한 글자이다. '全'의 반대는 '파(破)', 곧 파괴이다. '손자병법'에서는 '전(全)승'을 가장 이상적 승리로 내세우고 있는 바,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는 것(不戰而屈人之兵), 즉 아군도 적군도 파괴하지 않고 전쟁 비용도 최소로 하는 것을 지향한다. '전쟁론'의 골자는 "전쟁은 정치를 다른 수단으로 계속하는 것"인데, 정치적 목적을 가장 빨리 달성할 수 있도록 적을 파괴해 이기는 것을 이상적 승리로 여긴다.
'전쟁론'은 카를 폰 클라우제비츠가 방대한 분량의 미완성 초고를 마친 상태에서 콜레라로 사망하자 그의 부인이 펴낸 책인데 매우 난해하다. "전쟁은 지옥이지만 '전쟁론'을 읽는 것도 지옥"이란 말이 회자될 정도다. 그래서 1991년에야 두 병서를 체계적으로 비교 분석한 연구가 처음 나왔는데, 미국 육군전쟁대학이 전략 교재로 내놓은 '손자와 클라우제비츠'이다. 두 병서는 세 가지 측면에서 다르다.

먼저, 승리의 방법에서 적의 중심(重心·center of gravity)에 대한 파괴가 가장 중요한데, 손자는 중심을 적의 의지와 동맹 시스템 등으로 보고 심리전이나 속임수 등 비군사적 방법을 중시한다. 반면 클라우제비츠는 중심을 적의 군대로 보고 결정적 시점에 최대한의 군사력으로 파괴할 것을 강조한다.
둘째는 병력의 사용이다. 19세기 프랑스는 태국 동쪽의 베트남을, 영국은 서쪽의 미얀마를 점령했다. 당시 태국 왕 몽꿋(Mongkut)은 프랑스와 영국을 설득해 태국을 완충 지역으로 만들어 식민 통치를 피했다. 태국은 싸우지 않고도 자기의 목적을 잘 달성했고, 베트남은 그러질 못했기에 대규모 병력을 사용해서 프랑스와 전쟁을 치른 후에야 식민 통치에서 벗어났다. 그런 측면에서 태국은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손자병법 측면에서 고수(高手)였다.
반대로 클라우제비츠는 국가는 가능한 한 처음부터 최대한의 군사력을 동원하고, 군은 최대한의 전투력을 사용해 적을 먼저 무력화하며 의지력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후일에 필요한 병력, 전쟁 기간 및 비용을 절감시켜 가장 경제적이라는 것이다. 총력을 다해 싸우는 이른바 총력전(절대전쟁)이다.
셋째로 전쟁에 대한 시각이다.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에서 지휘관이 가장 중시할 것은 역시 군사적 수단이라고 말한다. 반면, 손자는 전쟁에는 심리·외교군사적 수단, 정보, 속임수, 지형, 기후 등 수많은 비군사적 요인도 중요함을 강조한다. 헨리 키신저는 이 점이 손자의 가장 중요한 통찰력이라고 보았다.
마지막으로 손자의 단점은 외교와 정보·속임수 등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적과 일전을 해야 하는 상황에도 이를 기피하게 된다는 것이다. 반대로 클라우제비츠의 단점은 병력 희생이 과다하고 비군사적 수단을 경시하는 것이다.
이처럼 두 병서의 차이가 큰 것은 두 사람의 지위 영향도 있다. '전쟁론'은 클라우제비츠가 초급장교에서 소장이 될 때까지 많은 전투 중심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손자병법'은 손무(孫武)가 국가 최고 지휘관의 입장에서 수많은 전쟁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인데, 거기에 더해 실전 경험이 많은 위나라 왕 조조(曹操)에 의해 체계적으로 다듬어지고 재해석됐다. 즉 클라우제비츠는 전쟁 지휘관, 손자는 국가전략가의 차원에서 쓴 것이다. 그래서 이 두 병서는 상호보완적인 측면이 있다.
다른 하나는 문화의 차이이다. '손자병법'전문가인 리링(李零) 북경대 교수는 이렇게 분석했다.
"손자는 예(禮)를 앞세우고 전쟁을 뒤로 하여 상대가 복종하지 않을 때 비로소 전쟁을 하되 점차 단계를 높이는 반면,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을 앞세우고 예를 뒤로 하여 무력으로 상대를 굴복시킨 뒤에야 비로소 대화를 하고 점차 단계를 낮춘다."
지금은 환율전쟁, 무역전쟁, 사이버전쟁 등 각종 전쟁의 시대이다. 한국의 개인과 기업, 정부 모두 이 두 병서를 잘 알고 강점을 융합해 앞서갈 수 있는 전략을 개발한다면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둘째는 병력의 사용이다. 19세기 프랑스는 태국 동쪽의 베트남을, 영국은 서쪽의 미얀마를 점령했다. 당시 태국 왕 몽꿋(Mongkut)은 프랑스와 영국을 설득해 태국을 완충 지역으로 만들어 식민 통치를 피했다. 태국은 싸우지 않고도 자기의 목적을 잘 달성했고, 베트남은 그러질 못했기에 대규모 병력을 사용해서 프랑스와 전쟁을 치른 후에야 식민 통치에서 벗어났다. 그런 측면에서 태국은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 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손자병법 측면에서 고수(高手)였다.
반대로 클라우제비츠는 국가는 가능한 한 처음부터 최대한의 군사력을 동원하고, 군은 최대한의 전투력을 사용해 적을 먼저 무력화하며 의지력도 최대한 끌어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후일에 필요한 병력, 전쟁 기간 및 비용을 절감시켜 가장 경제적이라는 것이다. 총력을 다해 싸우는 이른바 총력전(절대전쟁)이다.
셋째로 전쟁에 대한 시각이다.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에서 지휘관이 가장 중시할 것은 역시 군사적 수단이라고 말한다. 반면, 손자는 전쟁에는 심리·외교군사적 수단, 정보, 속임수, 지형, 기후 등 수많은 비군사적 요인도 중요함을 강조한다. 헨리 키신저는 이 점이 손자의 가장 중요한 통찰력이라고 보았다.
마지막으로 손자의 단점은 외교와 정보·속임수 등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적과 일전을 해야 하는 상황에도 이를 기피하게 된다는 것이다. 반대로 클라우제비츠의 단점은 병력 희생이 과다하고 비군사적 수단을 경시하는 것이다.
이처럼 두 병서의 차이가 큰 것은 두 사람의 지위 영향도 있다. '전쟁론'은 클라우제비츠가 초급장교에서 소장이 될 때까지 많은 전투 중심 실전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이다. '손자병법'은 손무(孫武)가 국가 최고 지휘관의 입장에서 수많은 전쟁 경험을 바탕으로 한 것인데, 거기에 더해 실전 경험이 많은 위나라 왕 조조(曹操)에 의해 체계적으로 다듬어지고 재해석됐다. 즉 클라우제비츠는 전쟁 지휘관, 손자는 국가전략가의 차원에서 쓴 것이다. 그래서 이 두 병서는 상호보완적인 측면이 있다.
다른 하나는 문화의 차이이다. '손자병법'전문가인 리링(李零) 북경대 교수는 이렇게 분석했다.
"손자는 예(禮)를 앞세우고 전쟁을 뒤로 하여 상대가 복종하지 않을 때 비로소 전쟁을 하되 점차 단계를 높이는 반면, 클라우제비츠는 전쟁을 앞세우고 예를 뒤로 하여 무력으로 상대를 굴복시킨 뒤에야 비로소 대화를 하고 점차 단계를 낮춘다."
지금은 환율전쟁, 무역전쟁, 사이버전쟁 등 각종 전쟁의 시대이다. 한국의 개인과 기업, 정부 모두 이 두 병서를 잘 알고 강점을 융합해 앞서갈 수 있는 전략을 개발한다면 진정한 승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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