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기업 후계자, 자녀보다 사위 택하라"

입력 2012.10.06 02:45

창업자의 강한 권위에 자녀 약해져 딸은 아버지 닮은 사람과 결혼

지난해 180억달러(약 20조원)의 매출을 올린 캐나다의 철도차량·항공기 기업인 봄바디어(Bombardier). 지금 이 분야 세계시장 점유율 1위(철도 23%·중소항공기 32%)인 봄바디어는 1960년대 초만 해도 종업원 700명에 연간 매출액 1000만달러를 밑도는 평범한 기업이었다. 이 회사가 이렇게 성장한 원동력 가운데 하나는 창업자인 조셉 아르망 봄바디어가 사위인 로랑 보도인(Beaudoin)에게 1964년 경영권을 넘기면서였다. 당시 26세였던 보도인 회장은 항공기·레저 장비 분야로 사업을 다각화하고 인수·합병(M&A), 기술 투자로 봄바디어를 글로벌 기업으로 탈바꿈시켰다.

민츠버그 교수는 이 사례를 소개하면서 "한국 대기업들도 사위에게 기업을 물려준 봄바디어를 벤치마킹해볼 필요가 있다"며 "2~3세대 자녀들에게 무조건 기업을 물려주는 기업은 쇠락의 길을 면치 못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과학적 근거도 제시했다.

"40년 동안 가족기업을 관찰해보니 창업자는 종종 강한 어머니와 약한 아버지를 두고 있다. 그래서 창업자인 장남은 약한 아버지의 자리를 메워 대체로 강인한 성격이다. 그러나 창업자의 자녀는 강한 권위를 지닌 아버지에 의해 양육되다 보니 아버지보다 훨씬 약하다. 그리고 창업자의 3세는 더욱더 약해진다. 하지만 창업자의 2세 가운데 딸은 아버지의 모습을 닮은 남자와 결혼하는 경향이다. 그래서 오히려 사위나 조카 등 친척들이 창업자를 더 많이 빼어닮으며 이들이 후계자가 돼 성공하는 경우가 많다."

민츠버그 교수는 사위가 후계자가 돼 성공한 다른 사례로 영국 패션 소매기업인 막스앤스펜서(Marks & Spencer)를 꼽았다. 그는 "나의 오랜 연구의 결론은 창업자는 강한 기업을 만들고, 그의 2세는 기업을 현상 유지하며, 3세는 대체로 기업을 망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이라고 했다.

한국에서도 수년 전부터 '사위 경영시대'가 열리고 있다. 동양그룹 창업주 고(故) 이양구 회장의 사위인 현재현 동양그룹 회장을 비롯해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의 둘째와 셋째 사위인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과 신성재 현대하이스코 사장, 박장석 SKC 사장(최종건 SK 창업주 사위) 등이 대표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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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내일의 비전? 불황기엔 쓸모없다 몬트리올(캐나다)=이신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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