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ina CEO] 샤오미社의 레이쥔

    • 0

    입력 2012.05.26 03:06

      소프트웨어 회사가 스마트폰에 도전… 온라인 예약 방식 200만대 판매 돌풍
      "매주 새 버전 출시… 소프트웨어는 우리가 삼성보다 잘한다"

      작년 8월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 듣지도 보지도 못한 브랜드가 등장했다. 회사명은 '좁쌀'이라는 뜻의 '샤오미(小米)'.

      이 회사는 생산라인이나 판매조직이 없었다. 물건은 대만계 제조업체에 아웃소싱(위탁생산)해 만들고, 판매는 100% 사전(事前)예약으로 인터넷상에서만 한다고 했다.

      하지만 결과는 중국 IT업계를 뒤흔들었다. 작년 9월 첫 판매 때 준비한 30만대가 34시간 만에 매진됐고, 올 4월 7차 판매 때는 10만대가 365초(6분 5초) 만에 다 팔렸다. 중국 이동통신기업인 '롄통(聯通)'은 자신들이 100만대를 대량 구입해 자체 판매망으로 팔겠다고 했다.

      시판 후 지금까지 8개월간 총 200만대의 스마트폰이 팔렸다고 샤오미는 밝혔다. '모건스탠리'가 작년 말 중국 20대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휴대폰 브랜드 인지도' 조사에서 샤오미는 9위였다. 화웨이(華爲)·중싱(中興·ZTE) 같은 토종 대기업을 제치고 중국 국내 기업 중 최고에 오른 것이다.

      이 회사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인 레이쥔(雷軍·43)은 20년 넘게 컴퓨터 백신, 온라인 쇼핑몰 같은 소프트웨어(SW) 분야에 몸담아왔다. 매년 중국 매체들의 'IT 10대 인물'에 약방의 감초처럼 뽑히는 뉴 페이스이다.

      그는 "창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돈이 아니라 긴박감이다"라고 말한다. "긴박감이 있으면 자금·인력 등 자원배분을 효율적으로 하며 성공 가능성도 높아진다. 자금이 넘칠 때는 그 반대가 된다."

      애플 창업자인 스티브 잡스를 존경한다는 그는 잡스처럼 청바지를 즐겨 입어 레이쥔과 스티브 잡스를 합친 '레이브 잡스'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이달 16일 베이징의 샤오미(小米) 본사에서 가진 인터뷰에서도 그는 청바지, 반소매 티셔츠 차림에 다이어트 콜라 캔을 들고 나왔다.

      샤오미의 성공비결은 델·아마존 등의 전략을 섞어 구사했다는 점이다. 주문을 받고 제품을 만들어 재고를 최소화하고(델), 전자상거래 유통망을 활용해(아마존) 유통 비용을 낮춘 것이다. 그 결과 샤오미 제품의 대당 가격은 애플과 삼성 제품의 절반 이하 수준이다.

      방식도 독특하다. "1년에 새 모델은 단 하나만 만들지만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소프트웨어(운영체제·샤오미는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변형한 미유아이라는 운영체제를 씀)는 매주 새 버전을 내놓아요. 이 일에만 400여명의 직원이 매달립니다."

      스마트폰 구매자들이 개선사항을 인터넷에 올리면 일주일 뒤 자신의 의견이 반영된 새 운영체제를 쓸 수 있는 셈이다. 샤오미폰 구매자들은 '미펀(米粉·샤오미의 팬이라는 뜻)'이라는 모임을 만들어 온·오프라인에 모이고 있다. 오프라인 미펀 모임만 200회 넘게 열렸다. 본사 사무실 벽면에는 미펀들이 보내온 선물 사진들이 가득했다. "그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건 이거예요." 레이쥔 대표가 가리킨 사진은 진짜 샤오미(좁쌀)로 만든 샤오미 스마트폰 모형이었다.

      샤오미는 베이징 차오양(朝陽)구의 한 건물 4개 층을 빌려 쓰고 있다. 12층에 도착해 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맨발에 슬리퍼를 신은 직원들이 분주하게 복도를 오가고 있었다. 회의실은 빈곳이 하나도 없었고 복도와 휴게실 테이블에서 컴퓨터를 켜놓고 회의하는 직원들도 있었다. 사장인 레이쥔도 그 가운데 있었다. 사무실을 바쁘게 오가던 그는 약속 시간보다 15분 늦게 인터뷰 장소로 들어왔다.

      레이쥔 샤오미 CEO는 “삼성보다 소프트웨어에서는 앞선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는 “1년에 한 개의 새 모델을 내놓지만, 이용하는 소프트웨어는 매주 업데이트하고 있는 게 샤오미의 성공 요인”이라고 말했다. / 베이징=프리랜서 이승욱
      ―회사가 무척 바쁘게 돌아가는데.

      "작년 300명이던 직원이 1200명으로 늘어났습니다. 다들 미친 듯이 바빠요."

      그는 서류를 한 장씩 넘기며 회사 소개를 했다. 지금까지 200만대 이상을 팔았고 중국 최대 검색 사이트인 바이두의 휴대전화 검색순위에서 5위 안에 들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왜 인기를 끈다고 생각하는가? 홍보도 거의 하지 않는 것 같던데.

      "처음 우리 제품을 써본 사람들이 높이 평가했죠. 이용자들의 입소문이 퍼져서."

      ―가격이 싸기 때문인가?

      "우선 우리가 일찌감치 1.5GHz 듀얼코어(휴대전화 두뇌 역할을 하는 프로세서를 2개 사용했다는 뜻)를 사용한 덕분입니다. 처음 단말기가 나왔을 때 고성능이라는 측면이 부각된 것 같아요. 둘째 사용자들이 우리가 개발한 미우아이(MIUI)라는 운영체제를 좋아합니다. 그리고 가격이 적당합니다. 작년 첫 출시 때 대당 1999위안(약 37만원)에 팔았는데, 지금도 (비슷한 사양에서) 가장 싸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새 모델은 1년에 한개씩만…소프트웨어는 매주 업데이트"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상대는 글로벌 대기업인데, 창업할 때 두려움은 없었나?

      "투자 유치 과정에서 이런저런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신생회사가 투자자를 찾는 게 어디 쉬웠겠는가? (투자 유치를 할 수 있었던 데는) 우리 계획이 창의적인 게 도움됐던 것 같습니다. 모든 것을 전자 상거래로 하기 때문에 고정비용이 안 들었고 광고도 이용자들의 입소문을 통해 하는 식으로 하고…."

      현재 샤오미는 대만계 제조업체인 잉화다(英華達)와 폭스콘(富士康)의 중국 공장에 의뢰해 제품을 만든다. 액정은 일본 샤프, 내부 메모리는 삼성 등의 제품을 쓴다.

      ―회사 창립 때부터 스마트폰을 목표로 했는가?

      "처음부터 스마트폰 시장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있었지요. 스마트폰 시장에는 두 가지 트렌드, 즉 컴퓨터화로 스마트폰이 갈수록 컴퓨터와 비슷해져 가는 것과 인터넷과의 결합이 있는데 이런 트렌드는 이제 막 시작됐다고 봐야죠."

      레이쥔은 특히 모바일 인터넷(휴대전화 등 들고 다닐 수 있는 기계를 이용한 인터넷 서비스)에 주목했다. 중국 속담에 '바람을 잘 만나면 돼지도 하늘을 날 수 있다'는 말이 있다. 그에게는 '모바일 인터넷'이 그 '바람'이었다. 그가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를 중심으로 하는 스마트폰을 만들겠다고 결심하고 시장조사를 시작한 것은 2009년. 그해 구글에서 중국 내 모바일 검색 서비스 개발을 총괄했던 린빈(林斌) 등을 영입했다.

      델·아마존 방식으로 성공
      재고 최소화하기위해 주문 받고 제품 만들어
      전자상거래 활용 유통 비용 최소화

      하드웨어·SW 이중 플레이
      새 모델은 1년에 1개씩 SW는 400명 매달려
      기획에 이틀 개발에 이틀 테스트 이틀 한 뒤 출시

      ―20년 넘게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만 일하고 하드웨어 제조 경험이 없는데. 품질 유지는 문제없나.

      "우리 하드웨어를 총괄하는 사람이 모토로라에서 15년 넘게 품질 관리 분야에서 일한 베테랑입니다. 이런 분이 있었기 때문에 생산, 품질 관리를 할 수 있었습니다. 하드웨어를 담당하는 40~50명이 거의 다 모토로라 출신입니다."

      레이쥔 대표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포함한 전체 연구개발 인력 가운데 절반이 구글, 모토로라,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했던 경력자다"고 했다. "연구 인력만 놓고 보면 평균 연령은 33세입니다. 아주 활력있는 팀입니다."

      ―샤오미의 독특한 기업문화나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정책이 있는가?

      "하드웨어 제품의 경우, 우리는 1년에 한 개의 새 모델을 내놓는 게 경영 방침입니다. 그래야 완성도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애플의 사례에서 보듯이 이런 방식이 훌륭한 사업 모델이라고 생각해요. 일반적인 하드웨어 회사를 보세요. 회사 안에서 여러 팀이 경쟁을 하며 비슷한 일을 하게 됩니다. 그러다 보니 갈등이 심해지고 정보를 감추고 문제가 생기죠. 하지만 우리 회사의 경우 한 팀이니까 그런 점에 문제가 없습니다. 반면 소프트웨어에 대한 접근법은 이와는 180도 다릅니다. 애플은 띄엄띄엄 하지만 우리는 응용프로그램을 매주 업데이트합니다. 각종 크고 작은 기능을 매주 업그레이드하는 것인데, 인터넷을 통해 사용자들이 오류를 신고하거나 개선사항을 직접 요청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150만명 이상이 개발과 업그레이드 작업에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소프트웨어 개발팀 입장에서는 괴롭겠네요. 완성도가 떨어질 수도 있고.

      "스트레스가 엄청나죠. 하지만 우리 직원들은 이런 일을 100주 가까이 해 오고 있습니다. 이틀 기획하고 이틀 개발하고 이틀 테스트해서 마지막 날 출시합니다. 300~400명의 직원이 이 일에만 매달립니다."

      ―지금은 가격 대비 성능이 좋다고 하지만 다른 중국 기업들도 뛰어들 것이다. '바이두'도 싼 스마트폰을 내놓는다고 선언했는데.

      "중국 국내 업체들이 어떻게 하는지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무슨 뜻인가?

      "우리는 그들이 내놓으려는 저가 스마트폰이 아니니까요. 유통비용을 줄이고 합리적 가격의 제품을 내놓는 것은 중요하지만 싸게 만드는 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삼성보다 소프트웨어에서는 앞선다"

      ―IT는 결국 인재 싸움인데, 미국 실리콘밸리와 비교해 중국의 IT 인재 수준을 평가한다면?

      "지난 수십년간 글로벌 IT 기업들이 중국에 진출하면서 중국에서 국제적인 수준을 갖춘 인재를 많이 길러냈습니다. 샤오미를 설립할 때도 구글, 모토로라, 마이크로소프트에서 일하다 온 사람들이 많고 이들의 수준은 실리콘 밸리에 뒤지지 않습니다."

      ―한국 IT 제품을 써본 적이 있는지?

      "샤오미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메모리는 삼성 것을 사용하고 있어요. 삼성이나 LG 제품이 아주 우수합니다. 특히 삼성에서 나오는 모델을 다 써봤죠. 중국 시장에서 삼성이 잘하는 것 같습니다. 다만 샤오미 제품은 삼성 갤럭시 가격의 30~40% 남짓합니다. 소프트웨어 측면에서는 우리가 더 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레이쥔 대표는 "한국의 IT 산업을 높게 평가하지만 현재로서는 액정을 도입할 계획이 없다"고 했다. 같은 스마트폰을 만드는 회사에서 부품을 들여오려면 고려할 것이 많기 때문이라고 했다.

      ―샤오미 스마트폰을 해외에서 팔 계획인가?

      "올 연말부터 팔 예정입니다. 다만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확정하지 않았습니다.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수출지가 한국은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한국은 대단하니까요(웃음)."

      레이쥔(雷軍) CEO는

      ▶출생
      : 1969년 후베이성 셴타오

      ▶학력: 우한(武漢)대 컴퓨터 학과. 입학 2년 만에 졸업 학점을 다 채우고 3학년 때부터 컴퓨터 프로그램 개발 및 관련 교재 출판

      ▶경력: 1990년 산써(三色)프로그램 제작 회사 설립

      1992년 소프트웨어 업체인 진산(金山) 입사, 6년 만에 사장 취임

      2010년 '샤오미' 설립, 현재 샤오미 CEO 겸 진산 대표이사

      중국청년보 선정 '중국 IT 10대 인물', 중관춘 관리위원회 선정 '10대 인물'(2011년)

      ▶존경하는 인물: 스티브 잡스 애플 창업자

      ▶좌우명: '사람은 꿈이 있기 때문에 위대하다(人因夢想而偉大)'

      공동 기획: kot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