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 쿡 다음엔 누가 뜰까… 뉴 애플 속 뉴 리더들

입력 2012.03.24 03:05

'1995년 이후 17년 만에 현금 배당(주당 2.65달러), 100억달러 규모 자사주 매입, 1997년 이후 14년 만인 지난해 9월 종업원 기부 시 회사 매칭펀드 출연(1인당 연간 1만달러 범위)…'.

지난해 8월 애플 최고 경영자(CEO) 지휘봉을 잡은 팀 쿡(Cook·52)의 최근 행보이다. 그의 이런 움직임은 단 1센트의 현금 배당이나 사회 공헌 활동(CSR)까지 전면 거부했던 스티브 잡스 시절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던 대변화이다. 팀 쿡은 올 1월부터 보유 현금 1000억여달러(약 112조원) 사용 방도를 대주주(大株主)들에게 자문하는가 하면, 하도급 업체인 중국 폭스콘 공장의 노동 환경 문제를 놓고 타운홀 미팅을 열어 자사 직원·주주들과 공개 토론까지 했다. 그는 "앞으로 전문가 대상의 비공개 행사 등을 통해 신제품 사전 공개 방안을 검토하겠다"고도 했다. 신제품 발표 직전까지 엄격한 비밀을 유지하며 주주·종업원들에게 일방통행 방식으로 일관했던 잡스와 결별(訣別)하면서 '쿡의 애플'을 만들어 가고 있다. 그의 경영 성적은 A�Q에 가깝다. 취임 후 애플 주가가 60% 올랐고, 그가 맡은 첫 1분기에 애플은 36년 역사상 분기별 사상 최대 이익을 냈다.

하지만 '쿡 체제'의 롱런을 의심하는 시각도 만만찮다. "배당을 통한 현금 유출이 애플의 놀라운 혁신 능력을 갉아먹을 수 있다"는 우려가 큰 데다, 팀 쿡의 카리스마가 잡스에게 훨씬 못 미친다는 이유에서다. 현금 배당을 실시한 직후부터 혁신 본능을 잃고 추락한 IBM과 시스코시스템스 같은 전례(前例)도 생생하다.

관건은 수석부사장(Senior Vice President) 8명과 쿡 CEO가 얼마나 잘 융합해 시너지를 발휘하느냐이다. 수석부사장은 모두 강력한 애플의 차기 또는 차차기 CEO 후보이다.

(왼쪽부터)스콧 포스톨, 조너선 아이브.
가장 주목되는 이는 '마법사의 수제자'로 불리는 스콧 포스톨(Forstall·43). 그는 애플의 '심장'인 아이폰·아이패드의 운영체제와 UI(유저 인터페이스) 개발 총책임자이다. 일중독자이며, 직원들을 냉혹하게 다그치는 리더십 스타일이 잡스와 닮은꼴이다. 애플의 차기 CEO '0순위' 후보로 거론된다.

'잡스의 영적(靈的) 친구'라는 조너선 아이브(Ive·45) 역시 잡스의 생존 시부터 후계자로 거론될 만큼 입지가 막강하다. 그는 아이맥·아이폰·아이패드 같은 애플의 대표 제품을 디자인해 가장 영향력 있는 산업 디자이너로 꼽힌다. 잡스가 사무실에 출근할 때면, 거의 항상 같이 점심을 먹었을 정도로 신뢰가 두터웠다. 애플 인사팀조차 그의 출생지를 모를 정도로 베일에 쌓인 인물이다.

'애플 마케팅의 살아있는 역사'인 필립 쉴러(Schiller·52) 마케팅 최고 책임자는 신제품 발표회에서 잡스의 조연 또는 주연으로 자주 등장해 대중에게 친숙하다. 마케팅 부문에서만 25년 넘게 일했으며 전문 엔지니어 뺨치는 지식으로 무장해 모든 애플 제품의 글로벌 마케팅 전략을 수립·집행한다. 2009년 인텔에서 애플로 영입된 브루스 시웰(Sewell·53) 법률 담당 수석부사장은 삼성·노키아·구글·모토로라 등을 상대로 한 '글로벌 특허 소송 전쟁'을 주도하는 선봉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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