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2위 日 음악시장 변화에 둔감 CD 판매에만 의존하다 J팝 몰락해

입력 2012.02.25 03:13

1990년대 후반까지 황금기를 구가하던 J팝(일본 대중가요)이 최근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 일본 음악시장의 규모는 약4조5900억원(2009년 기준)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그러나 2000년 7150억엔(약 9조5000억원)이던 J팝의 CD 음반판매 매출액은 2010년에 3050억엔으로 반 토막 났다.

◇추락하는 J팝

1950년 미국 유명가수 밥 딜런, 비틀스 같은 서구 음악의 유입과 함께 생겨난 일본 대중가요를 일컫는 J팝은 가수 지망생을 캐스팅하고 교육과 데뷔까지 책임지는 과감한 지원과 재능이 뛰어난 아티스트와 귀여운 외모와 퍼포먼스로 승부하는 아이돌을 따로 배출하는 양면 전략에 힘입어 1970~80년대에 급성장, 90년대에 빛을 발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백승혁 선임연구원은 "대형 기획사마다 매년 500~1000명씩 수강생을 모집해 숙식을 제공하고 가르치는 '기숙사형 시스템'을 도입, 이 가운데 2~3명만 성공해도 큰 수익을 내는 구조였다"고 말했다. 1990년대 사카이 노리코, 스맙(SMAP) 같은 아이돌 스타들과 엑스재팬처럼 실력파 록커(rocker)들이 대거 등장해 수백만장의 앨범 판매고를 올렸다.

하지만 J팝은 2000년대 들어 시들고 있다. 전반적인 소비 심리 위축 속에 오프라인 음반시장 쇠퇴, 히트가수 소멸 같은 악재가 겹친 탓이다. 삼성경제연구소 서민수 수석연구원은 "디지털 음원시장이 커지는데도 오프라인 CD 판매에만 의존한 게 가장 큰 패인"이라고 했다.

◇K팝, J팝 흥망에서 교훈 얻어야

2000년대 중반 일본 시장에 뛰어든 K팝은 '완성형'에 가까운 프로급 아이돌을 배출해 일본 시장을 파고들었다. 2~10명씩 그룹을 이뤄 펼치는 절도 있는 춤, 뛰어난 가창력, 수려한 외모라는 3박자를 갖춘 아이돌은 해외 팬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한국 국내 음반시장 규모(매출액) 역시 지난해 2조9591억원으로 2008년(2조6020억원) 대비 3000억원 넘게 늘었다. 최근 3년간 연평균 성장률은 6.6%이다. 일본 음악시장에서도 K팝의 점유율은 2008년 3%에서 2010년 7.8%로 두배 이상 커졌다.

한국음악콘텐츠산업협회 최광호 국장은 "K팝이 계속 살아남으려면 J팝과 반대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소녀시대·동방신기 등 아이돌 중심 댄스음악을 넘어 다른 장르에서도 히트가수를 발굴해 K팝의 범위를 넓혀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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