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1.07.09 03:00
[김난도 교수의 '트렌드 노트']
유명인의 힘은 대단하다 _ 현빈 운동화·김연아 인형 한번에 간단히 히트 상품
그들은 최고라는 믿음이 모든것을 따라하게 한다
갈수록 짧아지던 아가씨들의 치마가 이번 여름에는 아예 사라질 판이다. 소위 '하의실종 패션' 탓이다. 물론 아래옷을 입지 않는 것은 아니다. 짧은 핫팬츠나 속바지에 긴 셔츠나 미니원피스를 덧입어 하의를 입지 않은 듯한 착시를 불러일으키는 차림새를 말한다.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 대단한 유행이라고 하니, 올여름 도심의 거리는 각선미의 경연장이 될 전망이다.
하의실종 패션의 진원지는 역시 연예인, 특히 세계적으로 상한가를 치는 걸그룹 멤버들이다. 연초 가인·구하라 등 여자 아이돌 스타들이 TV에 입고 나와 시선을 끌더니, 최근에는 소녀시대가 어느 화보에서 셔츠만 입은 듯한 패션을 단체로 선보여, 많은 남성팬을 열광시키고 더 많은 여성팬이 따라 입도록 하고 있다.
물론 연예인의 패션을 일반인들이 따라 해 하나의 트렌드를 이루는 것이 새삼스러운 현상은 아니다. 클라크 게이블이 영화 '어느 날 밤에 생긴 일'에서 속옷(러닝셔츠)을 입지 않는 패션을 선보이자 남성속옷 매출이 급감했더라는 전설 같은 얘기가 나온 것이 이미 1934년이다.
하지만 요즘 연예인과 유명인사들의 영향력이 과거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현상이 '현빈 운동화' '고소영 구두'처럼 연예인이 사용한 제품이 히트상품이 되는 경우다. 김연아가 도쿄대회에서 주워 들었다는 이유로 '본드걸 테디베어'가 큰 인기를 끈 적도 있다. 연예인만이 아니다. 재벌가의 경영자들도 유명세를 탄다. 그들이 관람한 뮤지컬, 구매한 자동차, 혹은 트위터에서 소개한 신형 선풍기 등이 단박에 화제를 만들고 히트상품이 됐다.
유명인의 힘, 대단하다. 가히 셀렙 이코노미(celeb economy, 셀렙이란 유명인을 뜻하는 celebrity의 준말)라 부를 만하다. 영국의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왕실결혼식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1조원을 넘었다고 하니, 세계적으로도 그 규모가 상상 이상이다.
이제 기업들은 유명인이 자사 제품을 사용해줄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아예 공동으로 상품을 개발한다. 어느 홈쇼핑 회사는 유명인과 공동기획한 '셀렙샵'을 PB(Private Brand)로 개발했고, 이경규가 어느 프로그램에서 선보인 라면 레시피는 아예 신제품으로 출시됐다. 강호동·김구라·이수근·김혜자·현영 등 스타의 이름을 딴 상품이 봇물 터지듯 하면서, 이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스타마케팅 컨설팅 회사까지 등장했다.
물론 연예인의 패션을 일반인들이 따라 해 하나의 트렌드를 이루는 것이 새삼스러운 현상은 아니다. 클라크 게이블이 영화 '어느 날 밤에 생긴 일'에서 속옷(러닝셔츠)을 입지 않는 패션을 선보이자 남성속옷 매출이 급감했더라는 전설 같은 얘기가 나온 것이 이미 1934년이다.
하지만 요즘 연예인과 유명인사들의 영향력이 과거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현상이 '현빈 운동화' '고소영 구두'처럼 연예인이 사용한 제품이 히트상품이 되는 경우다. 김연아가 도쿄대회에서 주워 들었다는 이유로 '본드걸 테디베어'가 큰 인기를 끈 적도 있다. 연예인만이 아니다. 재벌가의 경영자들도 유명세를 탄다. 그들이 관람한 뮤지컬, 구매한 자동차, 혹은 트위터에서 소개한 신형 선풍기 등이 단박에 화제를 만들고 히트상품이 됐다.
유명인의 힘, 대단하다. 가히 셀렙 이코노미(celeb economy, 셀렙이란 유명인을 뜻하는 celebrity의 준말)라 부를 만하다. 영국의 윌리엄 왕자와 케이트 미들턴의 왕실결혼식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1조원을 넘었다고 하니, 세계적으로도 그 규모가 상상 이상이다.
이제 기업들은 유명인이 자사 제품을 사용해줄 때까지 기다리지 않고, 아예 공동으로 상품을 개발한다. 어느 홈쇼핑 회사는 유명인과 공동기획한 '셀렙샵'을 PB(Private Brand)로 개발했고, 이경규가 어느 프로그램에서 선보인 라면 레시피는 아예 신제품으로 출시됐다. 강호동·김구라·이수근·김혜자·현영 등 스타의 이름을 딴 상품이 봇물 터지듯 하면서, 이를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스타마케팅 컨설팅 회사까지 등장했다.
나아가서는 연예인들이 직접 상품을 개발하는 경우도 잦다. 빅뱅이 그린 해골문양, 서인영이 디자인한 핸드백 등은 히트 상품이 됐다. 책도 많이 낸다. 차인표·백지연·고현정·유진·박수진 등이 책을 펴냈고, 김제동이나 정옥숙씨(최진실 어머니)의 책은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 또한 과거에는 직접 언급을 자제하던 정치·사회적 이슈에도 직접 발언하고 참여하는 이른바 소셜테이너의 모습도 자주 보인다.
왜 이렇게 셀렙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일까? 개인화된 현대사회에서는 타인을 추종하기보다는 자기만의 개성을 찾고자 하는 사람이 늘어난다고 하는데, 오히려 셀렙의 준거력이 커지는 역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인구구성의 변화다. 1990년대 서태지에 이어 H.O.T.와 같은 '1세대 아이돌' 문화를 경험한 당시 10~20대들이 이제 구매력을 갖춘 적극적인 문화소비의 계층으로 성장했다. 이들은 '삼촌팬' '이모팬'을 자처하며 자기보다 어린 아이돌에게도 여전한 애정을 표시하고 있다.
연예 비즈니스의 산업적 토양도 바뀌었다. 콘텐츠의 디지털화로 과거의 비즈니스 모델이 무너지자,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새로운 이윤창출을 위해 연예인을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하나의 소재를 다양한 장르에 적용하는 것)' 개념으로 다양하게 상품화시키면서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스타 파워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전략이 그들의 영향을 극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변화하는 매체환경도 셀렙 열풍의 중요한 원인이다. 케이블TV, IPTV(인터넷망을 통한 TV서비스), DMB 등 매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무선인터넷과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 기반이 성장하면서, 셀렙의 노출 빈도가 현저하게 늘었다. 스타와 팬 간의 상호접촉의 빈도가 늘어나면서, 셀렙은 트렌드 세터이자 '워너비'의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게 된다. 최신 트렌드에 가장 민감한 셀렙의 선택이 의사결정에 드는 시간과 노력의 비용을 줄여주는 동시에 그들의 선택이라면 최고일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셀렙열풍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그동안 우리 소비자들이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기준으로 소비하는 소셜 스탠다드에 의해 소비했다면, 이제 유명인들이 어떻게 소비하고 있는가를 기준으로 소비하는 셀렙 스탠다드에 의해 소비하고 있다. 이제 셀렙은 우리 욕망의 아바타다. 멋지고 근사해 보이는 셀렙을 모방하면 타인이 자신을 그렇게 볼 것이라 믿는 것이다. 셀렙이 사회적 이상형을 만들면 소비자들은 이러한 의제(擬制)를 통해 유명인에 가까워지는 환상을 의사체험하고 있다. 유명인의 결혼식을 모방하고, 스마트폰 어플로 유명인과 얼마나 닮았는지 재어보며 환호한다. 셀렙의 이미지가 라이프스타일의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다.
실로 셀렙의 시대다. 다매체시대의 셀렙파워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또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새로운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왜 이렇게 셀렙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일까? 개인화된 현대사회에서는 타인을 추종하기보다는 자기만의 개성을 찾고자 하는 사람이 늘어난다고 하는데, 오히려 셀렙의 준거력이 커지는 역설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먼저 고려해야 할 것은 인구구성의 변화다. 1990년대 서태지에 이어 H.O.T.와 같은 '1세대 아이돌' 문화를 경험한 당시 10~20대들이 이제 구매력을 갖춘 적극적인 문화소비의 계층으로 성장했다. 이들은 '삼촌팬' '이모팬'을 자처하며 자기보다 어린 아이돌에게도 여전한 애정을 표시하고 있다.
연예 비즈니스의 산업적 토양도 바뀌었다. 콘텐츠의 디지털화로 과거의 비즈니스 모델이 무너지자, 엔터테인먼트 산업은 새로운 이윤창출을 위해 연예인을 '원 소스 멀티 유즈(One Source, Multi Use·하나의 소재를 다양한 장르에 적용하는 것)' 개념으로 다양하게 상품화시키면서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스타 파워를 최대한 끌어올리는 전략이 그들의 영향을 극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변화하는 매체환경도 셀렙 열풍의 중요한 원인이다. 케이블TV, IPTV(인터넷망을 통한 TV서비스), DMB 등 매체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무선인터넷과 SNS(소셜네트워킹서비스) 기반이 성장하면서, 셀렙의 노출 빈도가 현저하게 늘었다. 스타와 팬 간의 상호접촉의 빈도가 늘어나면서, 셀렙은 트렌드 세터이자 '워너비'의 기능을 동시에 수행하게 된다. 최신 트렌드에 가장 민감한 셀렙의 선택이 의사결정에 드는 시간과 노력의 비용을 줄여주는 동시에 그들의 선택이라면 최고일 것이라는 믿음을 갖게 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셀렙열풍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그동안 우리 소비자들이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볼 것인가를 기준으로 소비하는 소셜 스탠다드에 의해 소비했다면, 이제 유명인들이 어떻게 소비하고 있는가를 기준으로 소비하는 셀렙 스탠다드에 의해 소비하고 있다. 이제 셀렙은 우리 욕망의 아바타다. 멋지고 근사해 보이는 셀렙을 모방하면 타인이 자신을 그렇게 볼 것이라 믿는 것이다. 셀렙이 사회적 이상형을 만들면 소비자들은 이러한 의제(擬制)를 통해 유명인에 가까워지는 환상을 의사체험하고 있다. 유명인의 결혼식을 모방하고, 스마트폰 어플로 유명인과 얼마나 닮았는지 재어보며 환호한다. 셀렙의 이미지가 라이프스타일의 표준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다.
실로 셀렙의 시대다. 다매체시대의 셀렙파워를 어떻게 받아들이고 또 활용할 것인가에 대한 새로운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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