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곡물값 네가 궁금하다 - 최근 값하락은… 투기세력의 거품 꺼지는 중

입력 2011.05.21 03:07

양파값 보면 해답이 있다

최근 원자재 가격의 하락을 어떻게 봐야 할까? 한편에서는 투기 자금으로 형성된 거품이 꺼지는 신호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다우지수가 연일 하락세를 이어가면서, 특별한 계기 없이 상품과 주식이 연쇄적으로 팔리는 전형적인 리스크 오프(리스크가 큰 자산 팔기)가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팔자'추세는 앞으로도 계속될 전망이다. 여전히 헤지펀드 등이 안고 있는 상품 선물의 매집(특정 종목의 주식을 대량 사 모으는 행위)량이 상당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예가 뉴욕상품거래소의 은이다. 은 가격은 4월 말 1트로이온스(약 31g)당 49달러에서 32달러까지 약 30% 떨어졌다.

그러나 미국상품선물거래위원회에 따르면, 투기세력에 의한 은 매매 계약액이 지난 10일 2만3000매 정도 매집초과 상태다. 거래 단위 1매가 5000트로이온스에 해당되므로, 총 45억달러의 투기 자금이 은 선물 시장에 머물고 있다는 소리다. 이런 계산에 따르면 금 선물은 267억달러, 원유 선물은 220억달러, 가솔린은 85억달러, 시카고 시장의 옥수수는 149억달러에 달한다. 면화, 소, 설탕, 오렌지에 이르기까지 수십억달러의 자금이 유입돼 있다.

FRB 버냉키 의장은 최근의 가격 상승에 대해 "원인은 신흥국이 급성장하면서 수요가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완화로 인한 투기자금 유입 때문이 아니라 수요·공급 등 펀더멘탈적 요인이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다.

이를 반박하는 쪽에서는 '양파'가격을 내세운다. 곡물 등 원자재가격이 치솟고 있을 때도 양파 판매가격은 1파운드에 7.49센트로 1년 전의 4분의 1로 급락했다. 풍작 때문이기도 하지만 양파에는 선물시장이 없다. 1958년 미국 양파 생산업자들이 양파 가격의 하락을 막으려고 로비해 모든 양파 선물 거래를 금지하는 법안을 통과시켰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양파는 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식량 가격과는 다른 변동성을 보인다. 양파를 통해 식량의 수요·공급이 가격에 미치는 영향을 투명하게 볼 수 있으며, 다른 품목 가격의 성격도 가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신흥국의 생활수준 향상으로 원자재 수요가 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최근 보이는 급격한 가격 상승·하락을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 그리고 양파가 이에 대한 답을 쥐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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