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선 스피드 강조하지만 회사 운영은 '소걸음 경영'

입력 2010.11.27 03:00

김동녕 예스24 회장

예스24 김동녕(65·사진) 회장은 스피드와 현장 경영을 강조한다. 그는 취임하자마자 "고객이 가장 원하는 것은 스피드"라며 '싸고 빠르게'를 주문했다. 기획·경영지원 부서는 최소화하고, 영업과 물류센터 등 현장 부서를 대폭 강화했다. 김 회장이 요즘 가장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는 전자책(e-book)이다. 그는 지난 9월 전자책 전문업체인 ㈜한국이퍼브를 설립했다. 누구나 쉽게 전자책을 출판할 수 있도록 개인 출판 서비스를 제공하고, 절판·품절된 도서를 다운로드 받아 인쇄할 수 있는 POD(Print on Demand)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전자책은 종이책의 대체재라기보다는 상호 보완재로서 역할을 하며 책 시장을 성장시킬 촉매가 될 겁니다. 시장의 파이가 커지면서 종이책과 전자책이 함께 성장하고, 온라인 서점의 역할도 커질 거예요. 스마트폰과 태블릿PC, 전자책 단말기의 보급이 확대되면 전자책 사업의 수익성은 훨씬 좋아질 겁니다."

김 회장은 국내 대표적인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의 의류 수출기업인 한세실업의 창업자다. 한세실업은 미국 백화점과 대형마트, 리바이스, 나이키 등에 패션 의류를 납품하는데, 미국 시장에서만 1초에 5벌씩 팔려나갈 정도로 인기가 있다. 지난 10월엔 온라인 전용의 독자 패션 브랜드인 'NYbH(New York by Hansae)'를 출시했다. 작년 매출은 8200억원. 소비자 상대 온라인 유통사업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2003년 예스24를 인수했다.

하지만 그에게도 실패는 있었다. 1972년 의류사업을 시작한 그는 1979년 오일쇼크 당시 미국 K마트에 대한 약속을 지키려고 출혈 납품을 하다 부도가 났다. 그러나 3년 후 K마트는 김 회장을 믿고 다시 납품 계약을 맺었고 이후 승승장구했다. 젊은 시절 실패에서 얻은 교훈 때문에 그는 '소걸음 경영'을 강조한다. "조급해하지 말고 내 능력보다 한걸음 천천히 가자"는 것이다. 현장에서 스피드를 강조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회사 내에서 그는 '호랑이 회장님'으로 통한다. 실적이 나쁜 팀은 1주일 동안 운동장 달리기를 시킨다. 그리고 본인도 같이 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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