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2010.11.20 03:02
펀더멘털과 무관한 자본유입은 통화가치 올리며 경제성장 위협
외국 자본이 들어오는 만큼 해외자산 구입하는 것이 해법
지난 수십년간 신흥시장에는 자본이 마치 밀물과 썰물처럼 들어왔다 나가길 반복했다. 그리고 지난해 세계는 또 한 차례의 자본 유입을 목격했다. 거시경제와 금융시장의 펀더멘털(기초)이 상대적으로 튼튼하다는 이유로 신흥시장에 돈이 쓰나미처럼 밀려들었다.
신흥시장으로 돈이 몰리는 데는 부분적으로는 선진국의 제로(0) 금리나 양적 완화 조치 같은 단기적 요인도 작용을 했다. 하지만 장기적 요인도 있다. 선진국과 신흥시장의 장기적인 경제 성장 격차, 투자 대상을 다변화하려는 투자자의 의지 그리고 장기적으로 신흥국가의 통화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 같은 것들이다.
신흥국에 몰려든 외국 자본은 해당 국가의 통화 가치를 올리고, 수출 주도형의 경제 성장을 위협하게 된다. 외국 자본의 유입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느냐 하는 것은 지금 신흥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정책적 문제이다.
우선 신흥국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자국 통화 가치가 올라가도록 내버려 둘 수 있다. 만일 외국 자본 유입과 통화 가치 상승 압력이 경제의 펀더멘털을 반영한 것이라면 바람직한 대응일 수 있다.
하지만 많은 경우 외국 자본의 유입은 단기적 요인이나 일시적 유행, 비이성적인 흥분의 결과인 경우가 많다. 이는 결국 화폐 가치를 지나치게 높이고, 수출 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며, 결국에는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와 경제 성장 둔화라는 문제를 낳는다.
현재 세계 최대의 수출국인 중국이 위안화 가치의 상승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개입하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는 더 악화된다. 만약 중국이 위안화 절상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으로 다른 신흥시장 국가들이 자국 화폐의 절상과 경쟁력 상실을 걱정해야 한다.
통화 절상을 방치하는 정책이 이처럼 큰 대가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두 번째 선택은 태화(胎化) 개입(unsterilized intervention·키워드)이다. 그러나 이는 통화 절상 압력을 줄이는 데에는 효과적이지만, 동시에 문제점을 키운다. 이런 정책은 물가 상승을 낳고, 신용 증가를 통해 자산 버블도 낳기 때문이다. 결국 이미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신흥시장에 과열문제를 더 악화시킨다.
세 번째 선택은 불태화(不胎化) 개입(sterilized intervention·키워드)이다. 이 방법은 통화와 신용의 증가를 막을 수는 있지만 벌어진 금리 차 때문에 금리가 낮은 선진국에서 돈을 빌려 고금리의 국가에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 형식의 자본 유입을 확대시킨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도리어 문제를 키우는 상황이 된다.
네 번째 선택은 규제를 통해 외국 자본의 유입을 통제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자본 통제에 허점이 있느냐 없느냐를 떠나서 핫머니(hot money)라고 불리는 단기 자금의 유입을 통제하는 것이 전체적인 자본 유입량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
다섯 번째 선택은 긴축정책을 통해 재정 적자를 줄이는 한편 외국 자본의 유입을 촉발시키는 높은 금리를 낮추는 것이다. 하지만 국가 재정이 건전해질 경우 그 나라의 부도 위험은 오히려 줄어들기 때문에 더 많은 자본 유입을 초래할 수도 있다.
여섯 번째 선택은 금융 시스템에 대한 감독을 강화함으로써 신용·자산 버블의 위험성을 줄이는 것이다. 신용 증가를 통제하는 일은 필요하지만 이 정책은 때때로 허점이 많고 실제로 그렇게 억제력을 발휘하지 못할 때도 있다.
마지막 선택은 규모가 크고 영구적인 불태화 개입이다. 외국 자본의 지속적인 유입에 상응하는 해외 자산을 사들임으로써(국부펀드 등을 이용하는 방법이 그 예이다) 통화 가치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대체로 불태화 개입은 성공하기 어렵다고 간주된다. 선진국과 신흥국의 자산이 완벽하게 대체 가능하다면 두 나라 간에 금리 차가 있는 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신흥국으로 자금 유입이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흥시장 자산에 대한 수요가 무한하지도 않고, 선진국 자산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도 없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신흥시장의 자산은 선진국의 자산과 비교했을 때 유동성이나 신용 위험도 측면에서 아주 다르기 때문이다.
이 말은 GDP(국내총생산)의 몇 %에 해당하는 대규모의 불태화 개입이 이뤄진다면 신흥시장 자산에 대한 추가적인 수요를 충족시키면서 자본 유입을 멈출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정책은 국내 증권 발행을 늘리는 효과가 있어 투자 대상을 다변화하려는 전 세계 투자자들의 요구도 충족시킬 수 있다. 물론 경제의 펀더멘털이 좋아졌다면 통화 가치 역시 점진적으로 올라가야 한다. 하지만 통화 절상이 투자처를 다변화하려는 선진국 투자자가 촉발시킨 자본 유입에 따른 것이라면 그런 통화 가치 상승은 막아야 하고, 막을 수 있다.
☞태화 개입·불태화 개입
신흥시장에 외국 자본 유입이 늘어나면 그 나라 통화는 가치 상승 압력을 받는다. 이에 따라 각국 정부는 통화 가치가 치솟는 것을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서 자국 통화를 풀고 달러 등 외화를 사들이는 정책을 취한다. 하지만 자국 통화가 풀리면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기 때문에 각국 중앙은행은 통화안정증권을 발행하거나 은행에 요구하는 지급준비율을 높임으로써 통화를 흡수해 전체 통화량을 유지시킨다.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이 자국 통화량의 증가를 낳는 경우를 ‘태화 개입’, 통화안정증권 등을 통해 풀린 돈을 회수함으로써 전체 통화량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경우를 ‘불태화 개입’이라고 한다.
신흥시장으로 돈이 몰리는 데는 부분적으로는 선진국의 제로(0) 금리나 양적 완화 조치 같은 단기적 요인도 작용을 했다. 하지만 장기적 요인도 있다. 선진국과 신흥시장의 장기적인 경제 성장 격차, 투자 대상을 다변화하려는 투자자의 의지 그리고 장기적으로 신흥국가의 통화 가치 상승에 대한 기대 같은 것들이다.
신흥국에 몰려든 외국 자본은 해당 국가의 통화 가치를 올리고, 수출 주도형의 경제 성장을 위협하게 된다. 외국 자본의 유입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느냐 하는 것은 지금 신흥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정책적 문제이다.
우선 신흥국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고 자국 통화 가치가 올라가도록 내버려 둘 수 있다. 만일 외국 자본 유입과 통화 가치 상승 압력이 경제의 펀더멘털을 반영한 것이라면 바람직한 대응일 수 있다.
하지만 많은 경우 외국 자본의 유입은 단기적 요인이나 일시적 유행, 비이성적인 흥분의 결과인 경우가 많다. 이는 결국 화폐 가치를 지나치게 높이고, 수출 산업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며, 결국에는 대규모 경상수지 적자와 경제 성장 둔화라는 문제를 낳는다.
현재 세계 최대의 수출국인 중국이 위안화 가치의 상승을 최소화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개입하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는 더 악화된다. 만약 중국이 위안화 절상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고래 싸움에 새우등 터지는 격으로 다른 신흥시장 국가들이 자국 화폐의 절상과 경쟁력 상실을 걱정해야 한다.
통화 절상을 방치하는 정책이 이처럼 큰 대가를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두 번째 선택은 태화(胎化) 개입(unsterilized intervention·키워드)이다. 그러나 이는 통화 절상 압력을 줄이는 데에는 효과적이지만, 동시에 문제점을 키운다. 이런 정책은 물가 상승을 낳고, 신용 증가를 통해 자산 버블도 낳기 때문이다. 결국 이미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신흥시장에 과열문제를 더 악화시킨다.
세 번째 선택은 불태화(不胎化) 개입(sterilized intervention·키워드)이다. 이 방법은 통화와 신용의 증가를 막을 수는 있지만 벌어진 금리 차 때문에 금리가 낮은 선진국에서 돈을 빌려 고금리의 국가에 투자하는 '캐리 트레이드(carry trade)' 형식의 자본 유입을 확대시킨다.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이 도리어 문제를 키우는 상황이 된다.
네 번째 선택은 규제를 통해 외국 자본의 유입을 통제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런 종류의 자본 통제에 허점이 있느냐 없느냐를 떠나서 핫머니(hot money)라고 불리는 단기 자금의 유입을 통제하는 것이 전체적인 자본 유입량에는 별 영향을 주지 않는다.
다섯 번째 선택은 긴축정책을 통해 재정 적자를 줄이는 한편 외국 자본의 유입을 촉발시키는 높은 금리를 낮추는 것이다. 하지만 국가 재정이 건전해질 경우 그 나라의 부도 위험은 오히려 줄어들기 때문에 더 많은 자본 유입을 초래할 수도 있다.
여섯 번째 선택은 금융 시스템에 대한 감독을 강화함으로써 신용·자산 버블의 위험성을 줄이는 것이다. 신용 증가를 통제하는 일은 필요하지만 이 정책은 때때로 허점이 많고 실제로 그렇게 억제력을 발휘하지 못할 때도 있다.
마지막 선택은 규모가 크고 영구적인 불태화 개입이다. 외국 자본의 지속적인 유입에 상응하는 해외 자산을 사들임으로써(국부펀드 등을 이용하는 방법이 그 예이다) 통화 가치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대체로 불태화 개입은 성공하기 어렵다고 간주된다. 선진국과 신흥국의 자산이 완벽하게 대체 가능하다면 두 나라 간에 금리 차가 있는 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신흥국으로 자금 유입이 계속될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신흥시장 자산에 대한 수요가 무한하지도 않고, 선진국 자산을 완벽하게 대체할 수도 없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신흥시장의 자산은 선진국의 자산과 비교했을 때 유동성이나 신용 위험도 측면에서 아주 다르기 때문이다.
이 말은 GDP(국내총생산)의 몇 %에 해당하는 대규모의 불태화 개입이 이뤄진다면 신흥시장 자산에 대한 추가적인 수요를 충족시키면서 자본 유입을 멈출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런 정책은 국내 증권 발행을 늘리는 효과가 있어 투자 대상을 다변화하려는 전 세계 투자자들의 요구도 충족시킬 수 있다. 물론 경제의 펀더멘털이 좋아졌다면 통화 가치 역시 점진적으로 올라가야 한다. 하지만 통화 절상이 투자처를 다변화하려는 선진국 투자자가 촉발시킨 자본 유입에 따른 것이라면 그런 통화 가치 상승은 막아야 하고, 막을 수 있다.
☞태화 개입·불태화 개입
신흥시장에 외국 자본 유입이 늘어나면 그 나라 통화는 가치 상승 압력을 받는다. 이에 따라 각국 정부는 통화 가치가 치솟는 것을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서 자국 통화를 풀고 달러 등 외화를 사들이는 정책을 취한다. 하지만 자국 통화가 풀리면 물가 상승 압력이 커지기 때문에 각국 중앙은행은 통화안정증권을 발행하거나 은행에 요구하는 지급준비율을 높임으로써 통화를 흡수해 전체 통화량을 유지시킨다. 정부의 외환시장 개입이 자국 통화량의 증가를 낳는 경우를 ‘태화 개입’, 통화안정증권 등을 통해 풀린 돈을 회수함으로써 전체 통화량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경우를 ‘불태화 개입’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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