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디자인 중심 기업이라고? 우린 기술 중심 회사"

입력 2010.07.17 03:05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2008년 다이슨을 애플과 더불어 세계에서 가장 성공한 디자인 중심 기업(design oriented company)이라고 소개했다. 국내에서도 다이슨은 '혁신적인 디자인으로 성공한 회사'로 알려졌다. 경영대학보다 미술대학에서 더 많이 소개되는 것도 그 이유다.

―다이슨이 애플과 더불어 디자인 중심 전략으로 성공했다는 분석에 동의합니까?

"아니요. 하버드 경영대학이 우리 회사를 완전히 잘못 이해하고 있군요. 우리는 절대 디자인 중심 회사가 아닙니다. 우리는 기술 중심 회사(technology oriented company)입니다. 제게 가장 중요한 건 기술이니까요.

다만 이왕 제품을 팔면서 디자인이 엉망인 제품을 내놓을 필요는 없지 않으냐는 게 제 생각입니다. 하지만 제가 강조하고 싶은 건 우리가 디자인이 아니라 기술을 중심에 놓고 제품을 판다는 겁니다. 다이슨 제품의 포장 박스나 광고를 보세요. 그 어디에도 디자인을 강조하지 않습니다."

영국 맘스버리에 있는 다이슨사 건물 지붕은 물결 모양을 하고 있다. 2층 사무실은 칸막이 없이 트여 있어 마치 비행기 격납고처럼 보인다. 칸막이를 두지 않은 이유에 대해 제임스 다이슨은“최고의 아이디어는 가장 기대하지 않았던 사람에게서 나온다”면서“소속 부서에 상관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말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라고 답했다. /박수찬 기자

―다이슨은 연구·개발·디자인(RDD)을 통합적으로 하고, 자체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디자인 능력을 가르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왜 그런가요?

"엔지니어링과 디자인이 서로 분리돼 있다는 생각 자체가 20세기적인 사고입니다. 디자인 전문가가 제품의 외양을 멋지게 꾸밀 수 있겠지요. 하지만 저는 그런 접근에 반대합니다. 제품을 더 많이 팔기 위해 제품을 멋지게 보이게 하는 일에 돈을 쓰기 싫어요. 그런 건 일종의 마케팅이죠. 저는 마케팅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제품은 그 자체의 공학으로 말해야 합니다. 제품은 그 속에서부터 빛이 나야지 겉만 멋지게 보여서는 안 됩니다."

―그래도 직원 가운데 대학의 디자인 전공자들도 있지 않습니까?

"10% 정도 될 겁니다. 하지만 그들 중에 디자인만 공부한 사람은 단 한 사람도 없습니다. 디자인과 엔지니어링을 모두 공부한 사람들입니다."

―본인이 생각하는 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입니까?

"우리는 흔히 디자인을 사물의 겉모습(How something looks)으로 정의합니다. 하지만 제가 생각하는 디자인의 진짜 정의란 제품 안에 쓰인 기술부터 제품의 내구성, 안전성을 포함해 제품의 모든 것을 포괄하는 개념입니다. 지난 반세기 동안 디자인은 산업 제품에 근사하고 멋진 예술을 입히는 것처럼 여겨져 왔습니다. 제품의 여러 특성 가운데 시각적 경험 측면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죠. 이건 분명 잘못된 접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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