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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감몰아주기... 공정위에게 입증 책임을 강조하는 것은 무리가 아닐까...

WeeklyBiz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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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15 10:22

조선비즈 전슬기 기자가 페이스북에 올린 감상을 옮겨 적습니다. 


공정위를 몇 달 출입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말은

"공정위는 60~70% 의심만 있어도 제재를 할 수 있지만, 법원은 100% 의심이 있어야 처벌을 할 수 있다" 였다.

법원의 1심 판결 효력을 갖는 공정위의 판단이 법원에서 뒤짚히는 경우가 발생하는 거에 대한 설명이었던 것 같다. 


당시 나도 자세히는 모르지만 공정위는 사건을 공정거래법으로 보고 법원은 공정 거래법 사건을 살인죄 등 형법 판단의 보수적인 기준으로 보기 때문이라는 것 같다고 이해했던 것 같다. 공정위와 법원 중 누가 잘못했느냐 보다는 행정부와 사법부의 차이, 공정 거래법의 특이한 특성에서 벌어지는 상황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기사-규제는 "대한항공 패소", 과세는 "헌법 소원"…일감몰아주기 투트랙 강화 문제 없나>


다만 기사 제목은 좀 부정적으로 나갔지만, 개인적으로는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 법원이 공정위에 입증 책임을 강조하는 건 좀 무리 아닌가 싶은 건 있다. '부당한 거래'라고 공정위가 말하는 일감 몰아주기 거래시 결정된 가격 등을 제 3자 사업자와 거래 했을 때의 ‘정상 가격 등을 가정해 어떻게 다른지 입증하라는 것인데, 가격이라는 건 수많은 요소에 따라 결정되는데, 해당 요소들을 다 가정해서 비교한다는 건 사실상 현실적으로 불가능하지 않을까. 


그래서 공정거래법은 23조 2를 신설해 입증 책임을 기업에게 돌리고, 기업이 정상적인 거래 행위였다는 걸 입증하게 했다. 부당한 거래에 대해서도 세세한 조건을 달아놨다. 그런데 법원은 여전히 공정위에게 입증의 책임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문제는 일감 몰아주기를 이런 방식의 공정거래법으로 제재해야만 하는 한국의 특수한 상황에 공정위-법원 기능의 차이, 법 해석의 차이 등이 딜레마를 보이고 있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일감 몰아주기 과세는 이렇게 보면 규제 보다는 정부의 입증 책임이 자유로운 편인 것 같다. 그런데 최근 저녁 자리에서 한 회사의 대표 분이 "그 부품을 만드는 곳이 한국에서는 우리 밖에 없어서 A기업이 우리 회사에 일감을 주는 것인데 일감 몰아주기 과세 대상이 되어 고민이 많다"라는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


물론 정부 입장에서는 그러면 A기업의 지배 주주가 가진 그 회사의 지분을 줄이면 된다고 반박할 수는 있을 것 같다. 그러나 어찌 되었던 '부당한 거래'라는 입증 책임이 비교적 자유로운 일감 몰아주기 과세가 현장에서 좀 예외로 처리해줘야 하는 사안까지 적용되고 있는 건 아닌가 조심스러운 생각도 들어다.


어쨌든 일감 몰아주기라는 변칙에 대해 정부도 차단을 더 강화해야 하는데, 참 고민이 많지 않을까 싶은 요즘이다. 그리고 여전히 아직도 어려운 세종 출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