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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버트 맨킨 NBBJ 대표가 말하는 '미래의 사무실'

이재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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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20 14:35

위클리비즈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지난달 조선비즈가 주최한 '스마트 클라우드 쇼 2017'에 연사로 참석한 로버트 맨킨(Robert Mankin) NBBJ 대표를 만났습니다. NBBJ는 미국 시애틀에 본사를 둔 세계적인 건축회사입니다. 과감한 시도로 유명한 NBBJ는 미국 경제 월간지 ‘패스트컴퍼니’의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 목록에서 2년 연속 이름을 올렸습니다.


거대한 구(球) 모양의 건물 3개가 이어진 형태의 아마존 본사, 건물 중앙이 개방돼 여러 사무공간이 서로 바라볼 수 있게 만든 삼성 아메리카의 새너제이 사옥, 상·중·하 층에 대규모 공유 공간이 있는 텐센트의 수직 건물, 건물 중간층에 공유 공간이 있는 네이버 판교 사옥 등이 NBBJ의 노하우로 만들어진 대표 사옥입니다. 2021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현대차그룹의 GBC 설계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맨킨 대표는 기업 사옥의 핵심인 업무 공간 설계를 도맡아 진행해온 사무공간 설계 전문가입니다. 그는 "근무환경이 직원들의 행동을 바꾸고, 그 행동의 변화가 조직의 협력 그리고 상호소통 문화까지 바꾸기 때문에 사옥 디자인이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지면이 부족해서 싣지 못한 맨킨 대표와의 인터뷰 일부를 1문 1답 형태로 정리했습니다.



버트 맨킨 NBBJ 대표


-아마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등 혁신기업의 사옥 설계를 담당했습니다. 혁신기업들이 사옥 디자인에서 공통적으로 요구한 것은 무엇인가요.

"IT 기업들은 혁신을 극대화할 수 있는 근무환경을 만들고 싶어합니다. 전통적인 사무실은 딱딱한 공간입니다. 직원들은 칸막이로 닫힌 책상에 하루종일 앉아서 일합니다. 그러나 창의적인 아이디어는 책상에 오래 앉아서 일한다고 나오지 않아요.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는 과정에서 아이디어가 나오고, 이는 혁신으로 이어집니다. 그래서 이동성(mobility)를 촉진하는 근무환경을 만드는 데 주력합니다. 책상만 있으면 직원들은 움직일 이유가 없습니다. 그래서 사람이 모일 수 있는 카페, 도서관, 체육관, 휴게실, 식당 등 사회적 공간(social space), 또는 공유 공간(shared space)를 만드는 데 주력합니다. 예전에는 사무실의 90%가 책상으로 빼곡한 공간이었다면, 미래 사무실은 사회적 공간이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입니다."




중국 선전에 위치한 텐센트 신사옥. / NBBJ


-최근 참여한 프로젝트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가 있다면.

"중국 텐센트(Tencent) 사옥입니다. 텐센트 측의 기대치가 높았고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과정도 어려웠습니다. 텐센트는 사옥 설계를 담당할 건축회사를 선정하기 위해 디자인 대회를 열었어요. 5개 건축회사와의 치열한 경쟁 끝에 NBBJ가 우승했고, 사옥 설계를 맡았습니다. 도전적이고 과감한 디자인을 제안했는데 다행히 텐센트에서 적극 수용했습니다. 원래 텐센트는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들처럼 층수가 적고 공간이 넓은 캠퍼스 형태의 사옥을 원했지만 공간이 부족했어요. 그래서 수직 캠퍼스(vertical campus)를 세웠습니다. 도서관, 체육관, 수영장 등 공유 공간을 1층에 몰아두지 않고 건물 중간층과 상층부로 끌어올렸습니다. 텐센트 사옥을 보면 상·중·하 층에 수직 건물 2개을 잇는 거대한 다리(링크) 3개가 보이는데, 각 링크가 공유 공간입니다."


-한국은 어딜가나 풍경이 비슷하고 삭막해 보인다는 평가를 받고, 신축 빌딩은 평이한 커튼월 방식이 많습니다. 서울이 더 현대화된 도시가 되기 위해서 필요한 점은 무엇인가요.

"도시 건축이 삭막하다는 평가에는 어느 정도 동의합니다. 디자인이 인위적이라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건물이 한국 고유의 풍경과 조화를 이룰 필요가 있습니다. 저는 서울을 방문할 때마다 남산을 방문합니다. 올 때마다 느끼지만, 한국의 숲과 산은 굉장히 아름답습니다. 자연 경관을 염두에 두고 건물을 디자인하면 어떨까요. 한국에는 유리를 사용해 만든 건물이 유독 많습니다. 유리 대신 목재, 석조 등 전통적인 한국 건축물에 사용됐던 소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건물을 만들 것을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