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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착한 플릭스버스, 그레이하운드의 절반 값에 자가용 승객까지 흡수 움직임

Analysis 박소영 인턴기자
입력 2020.06.26 03:00
플릭스버스는 2018년 미국 시장에 진출했다. 작은 나라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유럽과 달리 미국은 큰 대륙이다. 그래서 국내선 항공기를 이용하는 사람이 많다. 기름값이 싸 집마다 자가용을 여러 대 굴리기도 한다. 시외버스 시장은 그레이하운드, 메가버스 등 거인들이 장악하고 있다. 만만찮은 시장이지만 플릭스버스에는 중대한 도전이다. 미국 시장은 플릭스버스가 남미, 아시아 등 전 세계로 진출하기 위한 일종의 테스트베드(시험장)이기 때문이다. 플릭스버스가 주목한 것은 도시와 도시를 연결하는 200~500㎞ 정도 구간. 그래서 대도시가 쭉 이어진 로스앤젤레스, 샌디에이고 등 미 서부를 첫 타깃으로 잡았다.

이후 급속도로 덩치를 키우고 있다. 지난해 뉴욕, 워싱턴DC 등 동부와 텍사스에도 진출했고 현재 22주에서 126노선을 운행 중이다. 플릭스버스는 지난해 5억유로(6800억원) 투자를 추가 유치했는데 이 돈을 미국 등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데 쓰고 있다.

플릭스버스에 따르면 미국에서 승객의 3분의 2는 시외버스를 처음 타본 사람이라고 한다. 역으로 그만큼 잠재 수요가 풍부하다는 얘기도 된다. 피에르 구르댕 미국 지사장은 "요즘 미국 서부엔 자가용을 사는 대신 우버 같은 차량 공유 서비스를 이용하는 젊은이가 많다"며 "이들의 시외버스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기본 운영 방식은 유럽과 같다. 지역의 중소 버스 회사와 연합해 노선을 늘려나간다. 경쟁력은 저렴한 요금이다. 로스앤젤레스에서 라스베이거스까지 430여㎞ 구간 편도 요금이 약 20달러(약 2만4000원)부터다. 미국 1위 시외버스 회사인 그레이하운드(45달러부터)의 절반밖에 안 된다. 5~6시간 정도 걸리지만 주머니가 가벼운 청년 여행객이라면 고려해볼 만한 선택이다. 터미널을 오가는 미국 시외버스와 달리 대학교 캠퍼스에서 출발하는 노선도 있다.

회의적 시각도 있다. 조셉 슈비터먼 미 드폴대 교수는 '2020 미국 시외버스 산업 전망' 보고서에서 "지금과 같은 저유가 추세가 이어지면 (기름값이 싸 승용차 이용이 늘면서) 시외버스 시장이 정체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시장이 냉각되면 신생 업체가 더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또 플릭스버스가 유럽 시장에서 선도적으로 설치한 무료 와이파이, 전기 콘센트, 화장실 등은 미국에선 이미 보편화한 서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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