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비즈

펄프→고무→화학→통신 위기 때마다 끝없는 변신

Analysis 남민우 기자
입력 2020.02.21 03:00

[Cover Story] 미래 100년 이렇게 준비하라 핀란드 '노키아'

핀란드 통신장비업체 노키아의 연구개발센터 내부. / 노키아
핀란드의 간판 기업 노키아는 1865년 핀란드 남서부 탐페레의 작은 펄프 공장으로 출발한 회사다. 노키아의 역사는 경쟁이 치열한 첨단 산업 분야에서 부침을 거듭하는 변화와 혁신 그 자체였다. 20세기 중반엔 핀란드 고무 회사, 핀란드 전선 회사를 합쳐 고무·가전·화학·케이블 등 당시 떠오르는 첨단 산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다 1980년대 중반 위기에 봉착하자 기존 사업을 모두 정리하고 통신 분야에만 집중하는 구조조정을 단행했다. 변신에 성공한 노키아는 1998년 모토롤라를 제치고 세계 휴대전화 판매량 1위를 차지했다. 하지만 영광도 잠시 스마트폰의 등장으로 또다시 회사가 위기에 봉착했다. 이제 노키아는 과감하게 휴대폰 사업을 접고 5G 시장에 뛰어들며 재도약을 준비 중이다.

"노키아는 가장 용감한 순간에 전성기를 누렸다. 어느 기업이든 150년을 넘는 시간을 버티려면 새로운 환경에 누구보다 빨리 적응해야 한다. 우리는 몇 년 전 5G라는 새로운 기술에 미래를 걸고 과감하게 탈바꿈하고 있다." 라지브 수리 노키아 CEO(최고경영자)는 WEEKLY BIZ와 인터뷰에서 노키아가 수많은 위기의 파고를 넘고 장수한 비결을 이렇게 요약했다. 그는 인도 크리켓의 전설 사친 텐두르카 선수의 말을 인용, "기업의 장수 비결은 성공을 종점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과정으로 보는 마음가짐"이라며 "몇 번 부상을 입거나 위기에 부딪혔다고 경기가 끝났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수리 CEO는 2014년 취임 이후 통신장비 시장에 집중해 노키아의 재부활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노키아의 변신은 결코 리더 홀로 해낼 수 없는 일이라고도 했다. 그는 "핀란드 사람들은 강력한 한 지도자의 힘보다는 공동체의 지혜를 우선하는 가치관을 갖고 있다"며 "개인적으로 핀란드의 이러한 가치관을 계승해 항상 겸손한 자세로 직원들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어떤 혁신은 실험실에서 끊임없는 연구를 거듭한 끝에 탄생하는 반면, 어떤 혁신은 혜성처럼 순식간에 예상치 못한 분야에서 나타나기에 어떤 혁신이든 이를 받아들일 유연성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노키아는 2016년 '세계 통신 기술의 메카'로 불리는 미국 벨연구소를 인수하며 중국 화웨이 등과 치열하게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2017년부터 5G 상용화 실험을 개시, 단숨에 스웨덴 통신장비 업체 에릭손을 제치고 통신장비 분야에서 세계 2위에 올랐다. 지금까지 5G 분야에 등록한 특허 건수만 2000건이 넘는다. 수리 CEO는 "노키아는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자동화의 물결 속에서 기업이 시간과 비용을 아낄 수 있는 기술을 선보이며 업계 리더가 되고자 한다"며 "궁극적으로는 사회·경제·환경이라는 세 가지 분야에서 모두 성과를 거두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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