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비즈

창작에 끝이 없는 게임… 이용자들이 업데이트에도 참여해 피드백

Analysis 안별 기자
입력 2020.02.07 03:00

게임 마인크래프트의 성공비결

마인크래프트 게임은 게임 속에서 실물 크기의 건물을 짓거나 괴물을 만들어 모험을 즐길 수 있다. 창작에 제한이 없어 한 달에 1억1200만명이 애용한다. / 마인크래프트
약 1억1200만명. 작년 12월 기준 게임 마인크래프트(Minecraft)를 하는 한 달 평균 이용자 수다. 마인크래프트는 2011년 출시된 PC·모바일·콘솔(거치용 게임기) 게임으로 게임 속 창작에 대한 제한이 없어 '게임을 제작할 수 있는 게임'이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게임 속에서 블록 모양의 형태를 배치해 건물을 짓거나 몬스터를 만들어 모험을 떠나는 방식의 샌드박스 게임이다. 샌드박스 게임은 아이들이 모래로 소꿉놀이하듯 자유롭게 무언가를 만들 수 있는 방식의 게임을 말한다.

마인크래프트에서는 드라마처럼 상황극을 만드는 등 스토리텔링도 가능해 단순히 '하는 게임'을 넘어 마인크래프트 전문 유튜버가 게임하는 동영상을 보는 '보는 게임' 분야에서도 영향력을 빠른 속도로 넓히고 있다. 작년 8월 개인 채널 최초로 유튜브 구독자 1억명을 넘긴 마인크래프트 전문 유튜버 퓨디파이(PewDiePie)는 2018년 1550만달러(약 184억원)의 수익을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 마인크래프트는 후속작 모바일 AR(증강현실) 게임인 마인크래프트 어스(Earth) 출시를 통해 차세대 게임 시장 공략까지 적극 나서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엔지니어이자 마인크래프트 시리즈 제작을 총괄하고 있는 제시 메리엄(Merriam) 마인크래프트 총괄 책임자에게 마인크래프트 성공 비결을 물었다.

Q1 마인크래프트 시리즈는 어떤 게임인가.

게임 이용자들이 마인크래프트 게임을 즐기는 모습. / 마인크래프트
"마인크래프트는 모장이라는 게임 개발사가 2011년 선보인 게임이다. 개개인의 취향에 맞춰지기 때문에 게임의 내용이 이용자마다 다르다. 유저끼리 같이 플레이할 수 있는 멀티플레이를 최우선으로 여기고 있다. 게임 이용자가 하는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고 느껴질 수 있도록 게임을 개발한다. 나는 마이크로소프트가 2015년 모장을 인수하면서 총괄 책임자직을 맡게 됐다. 플랫폼 간 기본 코드 개발, 마인크래프트 홀로렌즈 프로토타입 개발, VR(가상현실) 버전 공개, 마우스 및 키보드 동시 지원이 가능하도록 마인크래프트 인풋 확장 등 여러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쉽게 말하면 게임 이용자들의 흥미진진한 경험을 위해 소프트웨어를 구축하고 기술을 활용하는 일을 하고 있다."

Q2 마인크래프트 시리즈의 성공 비결은.

"우리의 장점은 크고 적극적이며 열정적인 게임 이용자 커뮤니티를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게임 이용자들은 항상 마인크래프트 제작을 안팎으로 돕는다. 이들은 게임 플레이 화면 등을 찍어 매일 우리에게 피드백을 준다. 특히 우리는 트위터와 페이스북 등 여러 게임 커뮤니티를 항상 확인해 무엇이 게임 발전에 도움이 될지 고민한다. 우리가 계획하던 중요한 업데이트가 있었는데 훌륭한 피드백을 받고 원래 계획과는 크게 다를 정도로 바뀐 적도 있었다. 우리는 만들고 피드백을 듣고, 또 만들고 또 피드백을 듣는 과정을 반복한다."

Q3 또 다른 비결이 있나.

"게임 이용자의 피드백도 중요하지만 조직 내 포용 문화도 중요하다. 우리는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나올 수 있도록 자유로운 문화를 갖고 있다. 특히 모두가 항상 투명하게 의견을 나누는 것이 중요하다. 가장 중요한 열쇠는 개방성이다. 보통 게임은 반복적으로 하다 보면 지치기 마련이다. 하지만 우리는 반복적이지만 제한이 없기 때문에 창의적으로 게임할 수 있게 한다. 큰 틀로 보면 같은 것을 반복하고 있는 것이지만, 자세히 보면 매번 새로운 것을 반복해 질리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그것이 개방성의 힘이다."

Q4 후속작으로 AR 게임을 내놓았는데.

"아까 말했다시피 우리는 게임 이용자들과 함께 의견을 나누며 투명하게 발전해왔다. 우리는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그것에 대한 피드백을 받으며, 이를 반영해 조정한다. 그러던 과정에서 AR 게임인 마인크래프트 어스가 개발됐다. 사실 AR 게임의 한계가 지적받고 있는 요즘 분위기를 고려하면 이는 유례없는 행보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무엇이 중요한지 알고 있다. AR이나 모바일 등 게임의 형태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게임 이용자가 어떻게 하면 적극적인 참여에 나설 수 있는지를 공략하는 것이 중요하다.

우리는 마인크래프트 콘텐츠 속에 게임 유저가 직접 들어갈 수 있는 경험을 선사하고 싶었다. 기본 게임에서 콘텐츠를 빼거나 하지 않고, 마인크래프트 경험을 새로운 방향으로 확장하기 위해서는 AR이 최선이라고 생각했다. 물론 다른 AR 게임들이 인기 있는 게임의 지식재산권을 바탕으로 모바일 세계에서 AR 게임을 무료로 제공하는 훌륭한 선도자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들은 GPS(위성항법시스템) 기반을 활용한 보물찾기 게임 형식이다.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AR 게임 형식이다. 우리는 실제 크기로 AR 게임을 제공한다. 게임 이용자들은 실제 크기의 빌딩 위에 또 다른 건축물을 짓거나 수십미터에 달하는 블록 빌딩을 지을 수도 있다. 실감 나기 때문에 마인크래프트 세계에 빠질 수밖에 없다."

Q5 기술력과 콘텐츠 부족으로 AR 게임의 전망이 나빠지고 있는데.

"게임 이용자가 콘텐츠는 즐기고 싶은데 AR 기술력을 부족하게 느껴 AR 기능을 끌 수도 있다. 게임 이용자들이 AR 같은 기능에 불편함을 느낀다면 게임 제작사는 해당 기능을 끄는 옵션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런 옵션을 주는 대신 그 기능이 자연스럽게 느껴질 수 있도록 게임 내 콘텐츠들과 교류하는 방법을 제시하는 것이 게임 개발사의 존재 이유다.

이 때문에 우리는 멀티플레이를 최우선으로 여길 수밖에 없다. 게임 이용자들은 다른 게임 이용자들 및 게임 콘텐츠와 전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느껴야 한다. 예를 들어 시리즈 내부에서 연결되는 '캐릭터 크리에이터'가 그것이다. 게임 이용자는 자신만의 캐릭터를 시리즈 게임 내부에서 공유해 사용할 수 있으며 자기 자신을 표현할 수 있다. 덕분에 게임 이용자로 하여금 게임 세계에 들어가 있다는 몰입감을 준다. 우리는 이런 방식의 새로운 모험과 제작 방법 등을 지속해서 추가할 것이다. 이것이 성공을 위한 마법이 펼쳐지는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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