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비즈

20년마다 큰 내분 터진 닛산

Analysis 최원석 전문기자
입력 2020.02.07 03:00
곤 사건이 터지고 석 달 뒤 출간된 '닛산 vs 곤 : 지배와 암투의 20년'에서 저자인 이노우에 히사오(井上久男) 자동차 저널리스트는 "닛산에는 독재와 쿠데타가 20년 주기로 반복된 역사가 있다"면서 "곤 사건이 검찰 힘을 빌린 쿠데타 측면이 있는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이는 기업 거버넌스(지배구조) 문제의 본질과 연결된다"고 말했다. 그는 "곤 체제 이후 닛산은 어느 시기부터 이사회가 기능하지 않고 전제군주제처럼 바뀌었다"며 "원인을 반성하지 않으면 다른 기업에서 똑같은 일이 반복될 것"이라고 했다.

실제로 닛산의 역사를 보면 거의 20년 주기로 큰 내분이 있었다. 그때마다 독재자로 불리는 권력자가 나타났고, 그가 제어 불능의 '괴물'이 되어버리면 새로운 권력자가 나타나 그 괴물을 무너뜨리는 쿠데타가 일어났다.

닛산은 전후(戰後) 노동운동이 심해지자 이를 견제하려고 어용노조를 만들었는데, 어용노조로부터 시오지 이치로(鹽路一郞) 노조위원장이라는 괴물이 탄생했다. 시오지는 1986년까지 20년 넘게 닛산 노조를 장악하며 회사 경영까지 좌지우지했다. 이후 이시하라 다카시(石原俊) 닛산 사장이 시오지를 내쫓는 데 성공했지만, 이시하라 역시 무모한 해외투자로 차입금을 늘리는 등 전횡을 저질러 닛산이 이후 도산 직전까지 가는 빌미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닛산은 지난 1월 16일 도쿄증권거래소에 곤 사건 보고서를 제출했다. 닛산은 보고서에서 "곤에게 인사·보수를 포함한 권한이 집중된 것이 문제"였다면서 "거버넌스를 개혁해 견제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곤은 능력이 높이 평가받지만 자기성찰적 부분에서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기업 환경이 어려울 때일수록 '능력이 출중하다면 경영자의 '작은 과오'는 묻어둔다'는 경향이 강해질 수 있다. 그러나 "인격을 겸비한 리더가 아니면 경영할 수 없다"는 이나모리 가즈오(稻盛和夫) 교세라 창업자의 말도 되새겨볼 만하다. 닛산은 리더의 폭주를 막으면서 지속 성장을 약속해야 하는 이중 과제를 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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