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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주 35→25→20→17… 도수 낮추기 경쟁

Interview 박순욱 선임기자
입력 2020.02.07 03:00
국내 소주 시장 1위인 진로는 꾸준히 도수를 낮추어왔다. 왼쪽부터 진로골드(25도), 참이슬오리지널(20.1도), 참이슬후레쉬(17도), 진로(16.9도). / 하이트진로
주류 업계에서 저도수(低度數), 즉 알코올 도수 낮추기 경쟁에 처음 불을 붙인 것은 소주였다. 롯데주류(당시 두산주류)의 '처음처럼'이 2006년 2월에 출시되면서 알코올 도수를 20도로 정한 게 본격적인 출발점이 됐다는 게 업계의 정설이다. 소주시장 부동의 1위인 참이슬의 도수는 당시 22도였다. 진로는 '20도 처음처럼'이 출시된 바로 다음 날 '20.1도 참이슬'을 내놓으면서 저도수 전쟁에 맞불을 놓았다.

진로소주가 우리나라에 처음 등장했을 당시 알코올 도수는 35도였다. 당시는 주정에 물 타는 지금의 희석식 소주가 아닌 증류식 소주였다. 그러다 1973년에 내놓은 '25도 진로소주'가 20년 이상 롱런하면서 '소주는 25도' 인식이 굳어졌다. 하지만 1990년대 말부터 도수가 조금씩 낮아지다가 2000년대 중반에는 20도의 벽마저 깨졌다. 현재 대부분의 소주 업체들은 17도 안팎의 소주를 주력으로 내놓고 있다.

업계 전문가들은 "물을 더 타서 알코올 도수를 낮추면 생산 단가가 떨어지고, 도수가 낮다보니 잘 안 취해 소주 판매량도 덩달아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고 말한다. '생산 단가 인하'와 '판매 증가'라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을 수 있는 셈이다. 이 때문에 소비자단체들은 "순한 술을 선보인다며 가격 변동 없이 주정에 물만 더 타는 것은 소비자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지적한다.

저도수 경쟁은 국내 위스키 업계도 예외가 아니다. 대부분의 위스키가 40도인 가운데 2009년에 36.5도 위스키 골든블루가 처음 나왔다. 이후 저도수 위스키들이 잇따라 출시됐다. 골든블루를 개발한 이종기 오미나라 대표는 "저도수 술은 세계적인 트렌드"라며 "이제 술은 취하기 위해 마시는 게 아니라 즐기기 위해 마시는 것으로 인식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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