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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모토는 엘피다 파산시킨 경영자… 中에 기술 넘기는 스파이" 日서 부정적 여론도

Analysis 하미리 객원기자
입력 2020.01.17 03:00

日업계 애증의 인물 사카모토 유키오

중국 칭화유니그룹 자오웨이궈 회장. 지난해 중국 충칭시와 D램 생산 공장 건설 계약을 맺고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업체로 도약을 선언했다. / 칭화홀딩스
지난해 6월 세계 3대 D램 반도체 제조업체인 미국 마이크론의 일본 히로시마공장이 새 단장을 마쳤다. 마이크론이 '타도 삼성'을 외치며 차세대D램 생산기지로 주력하고 있는 곳이다. 이 공장은 사카모토 유키오 전 엘피다메모리 최고경영자(CEO)가 적극적인 설비 투자를 통해 D램 주력 공장으로 키웠다. 2013년 엘피다는 마이크론에 인수됐다.

야구 감독을 꿈꾸던 사카모토 전 CEO는 첫 직장인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에서 반도체 자재 창고 재고 관리직에서 시작해 부사장까지 오른 입지전적인 인물이다. 이후 고베제강의 반도체본부장, 대만반도체업체인 일본 파운드리(현 UMC재팬) 사장 등 굵직한 반도체기업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그는 2002년 D램 가격 하락으로 실적 부진에 허덕이던 엘피다에 CEO로 취임했다. 이후 10여년간 엘피다를 이끌며 D램 사업의 반석을 세웠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로 반도체 시장이 얼어붙자 스마트폰과 태블릿 단말용 모바일 D램을 미국 애플과 공동 개발해 활로를 찾았다. 덕분에 2010년 3월 회계연도에서 영업 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이후에도 대만 생산공장 등에 적극적인 설비투자를 하면서 2011년 1분기에는 세계D램 점유율 3위(13.5%)에 올랐다. 그는 엘피다 파산 후에도 IoT(사물인터넷) 분야에 맞춘 절전형 D램 설계에 주목해 기술적 안목을 높이 평가받았다.

하지만 사카모토 전 CEO는 '엘피다를 파산으로 몰고 간 경영자'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태이다. 파산 당시 일본 언론들은 "사카모토의 잘못된 판단이 파산의 최대 원인"이라고 보도했다.

엘피다 파산 후 그의 행보도 논란을 불렀다. 일본 업계에서 설 자리가 좁아진 그는 중국·대만과 손을 잡고 재기를 노렸다. 2015년에는 중국 허베이시와 대만과 손잡고 D램 전문 기업인 사이노킹테크놀로지를 설립했다. 그는 일본과 대만의 기술자들이 설계를 담당하고 수천억엔 규모의 공장 설립 자금은 중국 허베이시의 지방정부에서 지원받는 운영 방식을 택했다. 그러자 일본 내에서 "일본의 반도체 기술을 중국에 넘기려는 스파이"라는 강한 비난이 쏟아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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