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비즈

가족기업, 美 GDP 64% 창출… '승계는 특혜 아닌 발전을 위한 의무'

Analysis 이위재 차장
입력 2019.07.19 03:00
미국의 월마트와 버크셔헤서웨이, 카길, 포드자동차, 독일 폴크스바겐과 BMW, 인도 타타에서 한국 삼성과 LG까지. 시장을 호령하는 대기업은 대부분 가족 기업이란 특징이 있다. 중소기업으로 규모가 내려가면 그 특징은 더 두드러진다. 가족 기업은 전 세계 기업에서 가장 지배적인 경영 형태다. 경제·경영 자문 업체 스코어(SCORE)가 지난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전체 근로자 중 60%가 가족 기업에서 일하고 있고, 신규 고용의 78%를 가족 기업이 맡는다. 가족 기업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8200만명으로 추정됐다.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64%를 가족 기업이 창출하며, 포천 500대 기업 중 35%가 가족 기업이다. 스코어는 "가족 기업은 그렇지 않은 기업보다 이직률도 낮다"고 지적했다.

그렇다면 가족 기업의 성과는 어떨까. 연구진에 따라 다소 엇갈린다. 가족에게 기업을 물려준 경우, 실적이 (전문경영인 체제보다) 악화됐다고 분석한 논문이 있는가 하면, 그 반대를 입증한 연구 결과도 있다. 가족 기업은 뚝심 있는 장기 투자와 안정적 지배 구조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유리하다는 주장도 많다.

가족 기업이 대대로 전통을 이어가는 건 쉽지 않다. 스코어는 자식에게 성공적으로 기업을 물려준 가족 기업은 30%, 손자로 가면 그 비율이 12%로 하락한다고 전한다. 60년 이상 존속한 가족 기업은 전체 중 13% 정도다. 5년 내 은퇴하는 가족 기업 경영자 중 후계자를 못 구했다고 밝힌 곳도 47%에 달한다. 가족 기업 창업자나 후손은 어떻게 하면 세대를 넘어서 가업을 유지하고 발전시켜 나갈 수 있을 것인가를 공통적으로 고민한다.

가족 기업 연구 기관 FEUSA는 설문 조사를 통해 가족 기업 중 85%가 가업을 물려주는 걸 우선시하고, 57%는 가족 구성원이 회사에 들어와 일하는 걸 선호한다고 밝혔다. 한국은 물론, 전 세계적으로 기업을 자식에게 물려주는 건 특혜나 횡포가 아니라 회사의 존속과 발전을 위한 일종의 임무처럼 인식한다는 것이다. 기업을 잘 일구고 계속 가꿔가는 숙명을 전수하는 게 기업가 정신과도 부합한다는 설명이다.

딜로이트컨설팅 조사를 보면 가족 기업 현 경영자 중 절반 이상은 다음 세대로 넘어가면 경영 스타일이나 전략, 지배 구조에 큰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럴 때 좀 더 슬기롭게 승계하는 지름길은 이사회에 견제와 균형을 조화시키고, 후계자는 경영 수업에 조기 참여시켜 되도록 오랫동안 직원들과 일체감을 나눌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스코어는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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