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비즈

'아인혼 효과' 신조어 만들어 가치 투자 기반한 롱쇼트 전략

People 이위재 차장
입력 2019.03.29 03:00

[Cover Story] 포스트 금융위기 성공 방정식… 대가 4명의 투자전략 데이비드 아인혼 '그린라이트캐피털' 회장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월스트리트의 큰 손으로 떠오른 4인의 투자 대가. 데이비드 아인혼 그린라이트캐피털 회장 / 블룸버그
'다윗 왕(King David)'. 월가에서 데이비드 아인혼(Einhorn) 그린라이트캐피털 회장을 부르는 별명이다. 그는 '아인혼 효과(Einhorn Effect)'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낼 정도로 한마디 한마디가 시장을 뒤흔드는 위력을 지닌 헤지펀드계 거물로 대접받는다. 1996년 90만달러로 시작한 그린라이트는 이듬해 57.9%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월가를 놀라게 했다. 이후 20년간 연간 평균 투자 수익률이 16.5%를 기록하면서 운용 자산은 한때 120억달러(2014년)까지 늘었다.

아인혼이 2001년 세계 헤지펀드 담당자들이 참석하는 손(Sohn) 콘퍼런스에서 "얼라이드캐피털이 대출금 가치를 부적절하게 부풀리고 있다"면서 공격하자 얼라이드캐피털 주가는 다음 날 20%나 빠졌다.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직전 적극적으로 공매도에 나서 막대한 수익을 올린 바 있다. 2012년엔 허벌라이프 판매 관행을 비롯한 회사 문제를 지적해 역시 주가를 급락시켰고, 마이크로소프트 스티브 발머 CEO를 상대로 구글이나 다른 테크 기업들과 비교해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사퇴를 촉구하기도 했다. 애플이 보유한 과다한 현금을 주주들에게 돌려야 한다는 소송을 낸 적도 있다. 아인혼이 즐겨 쓰는 투자 전략은 가치 투자에 기반한 '롱쇼트(long short)'다. 매수를 뜻하는 '롱'과 매도를 가리키는 '쇼트'를 동시에 구사하는 것으로 기업 본질 가치 대비 저렴한 주식은 매수한 뒤 주가 회복을 기다리고, 본질 가치 대비 비싼 주식은 공매도로 대응하는 것이다.

리먼브러더스 파산 직전 공매도로 큰 수익

신화를 쌓아가던 그는 최근 수익률이 저조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린라이트는 지난해 -34.2%라는 실망스러운 성적을 내면서 투자자들이 썰물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120억달러이던 운용 자산은 지난해 55억달러까지 급감한 것으로 전해졌고 2014~2017년 사이 S&P500 지수가 38.3% 상승하는 동안 그린라이트 메인 펀드는 -11.3% 수익률을 기록했다. 특히 그는 테슬라와 아마존, 넷플릭스 같은 실리콘밸리 신성(新星)들을 '거품 바구니(Big Bubble Basket)'로 저평가했지만 이 주식들은 꾸준히 상승하면서 체면을 구겼다. 아인혼은 현재 GM(제너럴모터스), 브라이트하우스 보험, 그린브릭 건설 등 전통적인 가치주들에 투자했는데 예상만큼 이들 주가가 오르지 않아 명성이 퇴색하고 있다는 평가다.

아인혼이 현재 주목하는 분야는 금이다. 글로벌 재정·통화 정책 실패에 대비한다는 차원이다. "경기가 둔화할 때 정부 재정 적자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는데 역사는 이런 문제가 재앙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고 지적했다. 미국 국가 부채는 트럼프 집권 이후 2조달러 이상 늘어난 상태다. 아인혼은 스포츠에 관심이 많아 미 프로야구단 뉴욕 메츠 지분을 일부 사들였고, 세계포커대회에 자주 나갈 정도로 포커광이다. 3위에 입상한 적도 있다.

화제의 People 뉴스

"지금은 지속가능성이 가장 중요… 연구개발에 더 쏟아붓겠다"
코로나로 쑥쑥 커지는 협업 도구 시장… 경쟁도 피말려
슬랙+트렐로+먼데이닷컴… 실리콘밸리에 돌풍을 일으키다
코로나 뚫고 훨훨 날다, 별 5개 달고
어, 같은 소주인데··· 이 술은 왜 이렇게 담백해? 예, 비결은 감압증류죠

오늘의 WEEKLY BIZ

알립니다
아들을 죽여 人肉 맛보게한 신하를 중용한 임금, 훗날…
'암흑의 숲'으로 들어가고 있는 미국과 중국
유럽 기업 빈부격차 줄이려면 '범유럽 주식형 펀드' 만들어야 한다
미국인들이 코로나 위험 무릅쓰고 직장에 복귀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