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비즈

모바일 송금 앱 '벤모' "친구야, 벤모 해줘" 美서 송금 뜻하는 동사 됐다

Analysis 유진우 기자
입력 2019.02.15 03:00 수정 2019.02.15 11:24

[Cover Story] 화폐의 진화… 이끄는 기업들 더치페이 등에 유용… 대학 룸메이트가 창업, 페이팔 자회사 돼 송금·결제 내역에 이모티콘·댓글 기능 무료 서비스도 강점

벤모 공동 창업자 앤드루 코르티나(왼쪽)와 이크람 마그돈-이스마일
밀레니얼 세대 미국 청년들은 지갑이 얇다. 돈이 없다기보다 현금이나 신용카드를 안 들고 다니기 때문. 대신 '벤모'를 쓴다. "친구야, 벤모 해줘(Venmo me)." 현금을 주고받는 대신 모바일 송금·결제 앱인 벤모로 돈을 보내 달라는 뜻이다. 10년 전 무명이었던 이 회사 이름은 이제 '송금'을 뜻하는 동사로 자리 잡았다. 더치페이가 자연스런 미국 젊은이들은 밥을 같이 먹으면 본인 몫 밥값을 벤모로 상대방에게 보내준다. 미국에선 50세 이하 성인 34%가 물건을 살 때 현금을 쓰지 않는다는 통계도 있다.

벤모는 현금을 주고받는 게 불편했던 두 대학 룸메이트가 2009년 창업했다. 이후 모바일 송금 붐을 타고 벤모가 차차 성장하자 디지털 결제 업체 브레인트리가 벤모를 사들였고, 글로벌 결제 업체 강자 페이팔이 브레인트리를 재차 인수하며 벤모는 페이팔의 자회사가 됐다. 댄 슐만 페이팔 CEO는 "젊은 소비자들은 재정 안정에 관심이 많고 돈을 저축하고 통제하려는 욕심이 생각보다 훨씬 강하다"며 "벤모는 청년들의 재정 안정을 돕고 강화하는 데 매우 강력한(powerful) 앱"이라고 말했다.

벤모의 성공 비결은 소셜 네트워킹 기능에 있다. 벤모는 온라인 거래 내역을 친구들과 공유할 수 있다. 현금 없는 '돈 받기'와 '돈 보내기' 같은 기본 기능뿐 아니라 페이스북처럼 '좋아요'와 '댓글 달기' 기능을 갖추고 있다. 벤모에서 이뤄진 송금이나 결제의 94%에 이모티콘이나 댓글이 달린다. 디지털 결제로 더치페이하거나 물건을 사면 네트워크를 통해 알려지고, 지인들과 함께한 시간을 나누고 기록할 수 있다.

이용자들은 송금 같은 본래 목적이 아니더라도 친구들에게 본인 소식을 알려주려고 벤모를 쓴다. 한 이용자는 "친구들이 누구랑 뭘 하는지 궁금해서 벤모를 들여다본다"고 말했다.

온라인 송금 내역을 친구와 공유

2018년 기준 벤모 이용자는 약 2300만명으로 추정된다. 작년 거래 규모는 2017년 같은 기간보다 79% 늘었고, 총매출액은 2억달러를 기록했다. 댄 슐만 CEO는 "2019년엔 신규 이용자가 3300만명까지 늘어날 것"이라고 예상한다. 벤모가 미국 청년들에게 인기를 끄는 또 하나의 이유는 신용카드 계좌 이용을 제외하고는 온라인 거래 서비스가 무료라는 점이다. 벤모는 이용자에게 사용료를 받는 대신 결제가 이뤄지는 사업장에 수수료 2.9%를 받아 수익을 올린다. 우버잇츠 같은 대형 외식 배달 업체들과도 파트너십을 맺어 수익 창출 루트를 늘리고 있다.

미국 금융회사 로버트 바에드 콜린 서배스천 애널리스트는 "다양한 수익 가능성을 고려하면 2021년에 3억~4억7000만달러 정도 매출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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