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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흥·지배 세력 전쟁 치른 역사 12차례… 누구도 원하지 않았던 1차 세계대전이 대표적

Analysis 김민정 기자
입력 2018.08.18 03:00
그레이엄 앨리슨 교수는 최근 500년간 '신흥 세력'과 '지배 세력'이 투키디데스의 함정에 빠져 전쟁을 치른 경우가 12번 있었다고 설명한다.

영국과 독일이 맞붙으며 벌어진 1차 세계대전이 대표적이다. 20세기 초 독일은 지금 중국처럼 급격히 부상했다. 당시 패권국으로 군림하던 영국은 큰 위기감을 느꼈다. 영국은 전쟁을 피하기 위해 외교적 유화책을 쓰는 동시에, 독일의 공격을 두려워하며 해군력에서 우위를 유지하는 데 전력투구했다

그러나 1914년 6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왕위 후계자가 세르비아계 민족주의자에게 암살된 사건을 계기로 유럽 전역을 뒤흔드는 세계대전이 터지고 만다. 러시아가 세르비아 편을 들자, 독일은 러시아 견제를 위해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지원에 나선다. 이는 곧 러시아와 동맹국인 프랑스에 대한 전쟁 선포로 이어졌다. 결국 영국은 독일과 전투에 들어간다. 앨리슨 교수는 "누구도 전쟁을 원하지 않을 때라도 전쟁이 발발할 수 있는 것이 바로 투키디데스의 함정이 가진 위험한 역학"이라고 했다.

20세기 중반 미국과 일본 사례도 있다. 1941년 12월 7일 일본은 하와이 진주만에 있는 미국의 태평양 해군기지를 기습 공격해 세계를 놀라게 했다. 앨리슨 교수는 일본의 급격한 성장이 아시아 태평양 지역에서의 미국 입지를 위협하기 시작했을 때부터 이미 무력 충돌이 예견돼 있었다고 설명한다. 일본이 러시아·중국 등 주변국과 전쟁을 벌이며 영토 확장의 야심을 드러내자 미국은 경제적 제재로 일본 압박에 나섰다. 1941년에는 일본으로의 석유 수출을 금지하기에 이르렀다. 일본 지도자들은 "압박에 굴복하느니 차라리 싸우겠다"(당시 미국 주재 일본 대사)며 '진주만 공습'을 승인했던 것이다. 이 밖에도 16세기 전반 프랑스(지배 세력)-합스부르크(신흥 세력), 17세기 후반 네덜란드-영국, 17세기 후반~18세기 중반의 프랑스-대영제국, 19세기 중반 프랑스-독일, 19세기 말 중국-일본 등이 전쟁을 치렀다.

앨리슨 교수는 "20세기 초 영국과 마찬가지로 미국은 세계무대에서 우월함을 지키려 하고, 세계 질서를 바꾸려는 중국의 시도에 저항하기로 결심하고 있다"며 "전쟁이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낙관주의와 안일한 태도를 이어간다면 제1차 세계대전과 비슷한 방식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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