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비즈

스타트업에 거액 투자하는 글로벌 대기업들, 경영권보다 신기술에 '군침'

Analysis 유한빛 기자
입력 2018.02.24 03:06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 14일 '스타트업을 위한 마이크로소프트(Microsoft for Startups)'라는 새로운 액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앞으로 2년 동안 이 프로그램에 참가하는 스타트업들에게 총 5억달러(약 5400억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는 경영 자문, 전문가 멘토링, 투자 유치 지원, 사무 공간 지원 등을 통해 창업 초기 기업이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기관을 가리킨다.

미국 스타트업투자자문업체 거스트의 집계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전 세계 600여 개 액셀러레이터들이 스타트업 1만1305곳에 투자한 자금이 2억700만달러(약 2230억원)에 달했다. 주목할 만한 점은 이 투자 자금 중 절반이 넘는 52%는 대기업에서 지원한 것이라는 데 있다. 이는 대기업들 스타트업 투자 행태에도 변화가 생기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ABB그룹의 'ABB기술벤처펀드'나 인텔의 '인텔캐피털' 같은 투자 기금은 주로 유망한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을 발굴해 지분을 사들이거나 인수합병(M&A)하는 데 무게를 뒀다. 반면 최근 대기업들이 운영하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는 경영권 인수에는 큰 관심을 갖지 않는다. 대신 3~6개월 동안 프로그램을 진행해 참여한 스타트업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도록 지원하고, 이들을 미래 협력사로 키워내는 게 목표다.

물론 성장 전망이 좋다고 아무 기업이나 지원하는 건 아니다. 자사의 주력 사업과 중점 연구 분야와 관련한 신기술 스타트업에 투자한다.

제약·의료기기처럼 연구개발(R&D) 비중이 두드러진 산업이나, 서비스업·유통업·제조업 가운데 금융·교육·자동차 등 스타트업과 협업하면 직접 뛰어드는 것보다 효율적으로 성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부문에서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 협업이 활발해지는 상황이다.

350년 역사를 지닌 독일 화학·제약사 머크는 의료 분야에서 가장 각광받는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로 꼽힌다. 영국 금융사 바클레이스는 핀테크, 사이버 보안 등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바클레이스 액셀러레이터'를 운영한다. 유럽 최대 미디어그룹 중 하나인 독일 악셀슈프링어는 '플러그앤드플레이', 영국 자동차업체 재규어-랜드로버는 '테크 인큐베이터', 독일 포르쉐는 '포르쉐 디지털랩'이란 이름으로 스타트업을 지원하며 새로운 기술과 이를 활용할 방법을 찾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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