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생선회에 소주' 자칫 통풍 유발
Culture
박민찬 강남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기업 대표 박모(64)씨는 얼마 전 지인들과 골프 도중 엄지발가락 통증으로 바닥에 주저앉고 말았다. 골프를 겨우 마치고 병원에 갔더니 '통풍(痛風)'으로 진단했다. 바람만 불어도 아프다고 해서 통풍이라는 말이 붙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은 있으나, 아무렇지도 않다가 갑자기 통풍이 찾아올 줄은 몰랐다.
식품으로 섭취한 핵산이 대사된 뒤 생기는 부산물을 요산이라고 한다. 이는 콩팥과 장으로 배설되고, 일부만 혈액 속에 남는다. 그런데 콩팥에서 배설이 원활하지 않거나 '퓨린'이라는 핵산이 많은 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하면 혈중 요산 농도가 증가하게 된다. 이것이 덩어리(결절)를 이루어 통증을 일으키는 것이 통풍이다.
통풍의 특징 중 하나가 전조 증상 없이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다. 또 치료를 받지 않아도 3~10일이면 통증이 저절로 없어지기도 한다. 이 때문에 그때그때 소염진통제만 복용하고 넘기거나 방치하는 경우도 있다.
통풍은 심한 통증만 있을 뿐 건강에 별다른 이상을 초래하지는 않는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결코 그렇지 않다. 통풍은 심한 통증으로 삶의 질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류마티스 관절염처럼 엄지발가락, 손가락, 무릎 등의 관절 변형을 일으킬 수 있다. 심하면 장애로 이어질 수도 있다. 요산이 콩팥에 침착되면 콩팥이 돌처럼 굳어지거나 결석이 생기기도 한다. 심하면 신장 기능 장애를 초래할 수도 있다.
따라서 통풍이 생기면 반드시 전문의 치료를 받아야 한다. 생활 습관도 교정해야 한다. 특히 동물의 간, 콩팥, 뇌, 내장, 농축된 육수, 새우나 게, 바닷가재 등 혈중 요산을 높이는 식품 섭취를 주의해야 한다. 등 푸른 생선만 조심하면 된다고 아는 사람이 많으나 생선은 모두 통풍을 유발할 수 있다. 휴가 가서 생선회, 매운탕에다 소주를 곁들이면 통풍 위험도가 급상승한다. 술은 맥주, 소주, 막걸리 모두 통풍 위험을 높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