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비즈

"1.6㎞ 건축물, 지금도 지을 수 있어… 더 높은 건물 위해선 기술혁신 필요"

People 뉴욕=김남희 기자
입력 2017.07.08 14:50

제다타워 구조설계 맡은 손턴 토마세티 사장 레이먼드 다다지오 점도가 낮은 고강도 콘크리트 개발로 물처럼 800m 높이에 빠르게 흘릴 수 있어

세계 초고층 건물을 이야기할 때 빠지지 않는 회사가 있다. 미국 뉴욕의 구조설계(structural engineering) 회사 '손턴 토마세티'다. 손턴 토마세티는 2020년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이 될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타워와 내년 중국 최고층 건물이 될 우한 그린랜드 센터의 구조설계를 책임지고 있다. 쿠알라룸푸르 페트로나스 타워, 대만 타이베이 101 등 한때 세계 최고층 기록을 가진 건물들도 손턴 토마세티 손을 거쳤다.

손턴 토마세티는 2015년 손턴 토마세티와 뉴욕의 또 다른 구조설계 회사 위드링거 어소시에이츠가 합병해 탄생했다. 세계 40여 개 대도시에 지사가 있다. 최근 뉴욕 맨해튼의 매디슨 스퀘어 공원 근처 본사에서 레이먼드 다다지오(Daddazio) 사장을 만났다. 그는 1979년 위드링거 어소시에이츠에 입사했고, 2006~2015년 이 회사 최고경영자(CEO)였다. 손턴 토마세티와 합병한 후에는 합병 회사인 손턴 토마세티의 사장 겸 이사를 맡고 있다.

건물 시공 때 바람(風) 영향이 가장 중요

―구조설계자(엔지니어)는 무슨 일을 하나.

"건축설계자는 건물의 형태와 모양을 구상하고 디자인하는 사람이다. 구조설계자의 역할은 건축가의 비전이 현실화되도록 하는 것이다. 건축가가 설계한 구조물이 무게를 지탱하고 제대로 서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갖추도록 한다. 종종 건축가의 비전이 비용·기술적 제약 때문에 실현되기 어려울 때도 있다. 이때 구조설계자와 건축가가 의견을 주고받으면서 건물 구조를 수정해나가기도 한다."

―기술 발전으로 더 높은 건물이 나오고 있다.

"초고층 건물에서는 철강보다 콘크리트 비중이 높아진다. 많은 양의 철강을 수백m 높이로 올려 보내기 어렵기 때문이다. 점도(粘度)가 낮은 고강도 콘크리트 개발은 초고층 건물 건설에 크게 기여했다. 이 콘크리트는 거의 물처럼 흘릴 수 있기 때문에 800m 이상 높이까지 빠르게 올려 보내는 게 가능하다. 높은 곳으로 콘크리트를 보내려면 건물의 아주 높은 곳에 크레인을 배치해야 한다. 이런 일을 하려면 구조설계자와 시공사가 긴밀히 협력해야 한다.

―초고층 건물의 구조 엔지니어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람이다. 건물에 가해지는 바람의 압력을 측정하기 위해 미리 건물 모형을 만들어서 풍동(wind tunnel) 시험을 한다. 이를 통해 바람의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설계자와 함께 찾는다."

―제다 타워 프로젝트에 어떻게 참여하게 됐나.

"'에이드리언 스미스+고든 길 건축(AS+GG)'의 에이드리언 스미스 대표가 제다 타워 설계자로 선정됐을 당시 지구상에서 1㎞ 높이의 건물을 세울 수 있는 엔지니어링 회사는 3곳 정도였다. 우선 손턴 토마세티가 그중 한 곳이라는 점이 참여를 위한 기본 조건이었을 것이다. 다음은 설계자 스미스 대표와의 오랜 신뢰 관계가 작용했다. 현재 시카고 지사의 로버트 신이 제다 타워의 구조설계를 총괄하고 있는데, 그는 스미스 대표가 '스키드모어 오윙스 앤드 메릴(SOM)'에 있었을 때 같은 회사에서 20년 넘게 함께 일했다. 두 사람 사이에 오랜 시간 쌓인 서로에 대한 신뢰와 존중심이 바탕이 됐다."

스미스 대표는 "초고층 건물이 만들어지는 과정을 제대로 아는 엔지니어 없이는 건축가가 건물을 설계할 수 없고, 설계해서도 안 된다"며 "손턴 토마세티에 제다 타워의 구조설계를 맡긴 것은 이곳 엔지니어들의 능력을 신뢰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엘리베이터 기술이 향후 발전의 관건 

―1㎞보다 더 높은 건물을 짓는 것도 가능할까?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1㎞ 또는 1마일(1.6㎞) 높이의 건물은 현재의 기술로도 지을 수 있다. 그보다 더 높은 건물을 짓기 위해선 더 많은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 특히 엘리베이터 기술이 발전해야 한다. 중국 상하이에는 공항에서 시내를 연결하는 자기부상 열차가 있다. 자성(磁性)으로 서로 밀어내는 힘을 이용하는 방식인데, 엘리베이터 회사들도 이런 자기부상 엘리베이터를 개발하고 있다. 지금처럼 무거운 케이블을 사용하면 엘리베이터를 빨리 움직이게 하는 데 제약이 많지만, 자기부상 열차처럼 움직이는 엘리베이터가 나온다면 지금보다 훨씬 높은 높이의 건물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2015년 회사를 합병한 이유는.

"손턴 토마세티의 토마스 스카란젤로 CEO와 건축업계에서 오래 알고 지냈다. 우리는 각자의 회사에서 1979년부터 일을 시작했다. 우리가 하는 일의 가치와 앞으로의 목표에 서로 공감해 합병 논의를 시작했다. 두 회사 모두 뉴욕에서 60여 년간 구조설계 업체로 활동했지만, 전문 분야가 달라 서로 겹치거나 직접 경쟁한 적은 거의 없었다. 그래서 회사를 합쳤을 때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합병 전 손턴 토마세티 직원이 900명, 위드링거 어소시에이츠가 300명이었다. 자연스레 손턴 토마세티라는 회사 이름을 쓰게 됐다."

다다지오 사장은 뉴욕에서 나고 자란 뉴욕 토박이다. 그는 "걸음마를 뗐을 때부터 가족과 함께 허드슨강의 조지 워싱턴 브리지를 걸어서 건너곤 했다. 뉴욕의 다리, 스카이 라인을 보고 자라면서 건축의 세계에 빠졌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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