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비즈

한·중·일 3國 잇는 손정의 비전… '아시아 수퍼그리드' 8조원 프로젝트

People 도쿄=최원석 차장
입력 2017.04.29 14:43

몽골 태양광 단지서 전기 대량 생산 해저 전력망으로 韓·中·日 연결해 송전 예비타당성 조사는 끝

손정의 사장 개인의 꿈에서 시작해 한·중·일 국가 간 프로젝트로 커진 것이 아시아 수퍼그리드(SuperGrid)다. 몽골에 2GW(기가와트)급 태양광·풍력 단지를 만들고, 중국 산둥성~한국~일본 서부를 해저 전력망으로 연결해 전기를 끌어 쓰는 사업이다. 2GW는 원전 2기 발전량이다. 2011년 3월 후쿠시마 원전 사고 뒤 손 사장이 아이디어를 냈다.

수퍼그리드란 여러 국가가 생산한 전기에너지를 공유하는 전력망을 뜻한다. 7조~8조원이 들 전망인데, 한국전력, 중국 국가전력망공사(SGCC), 소프트뱅크, 몽골 뉴컴 등이 참여한다. 한·중·일은 올 3월 예비타당성 조사를 끝냈다.

손 사장은 이번 인터뷰에서 "기술·비즈니스적으로는 문제 없지만 유일한 과제가 정치"라면서 "아시아 정치가들이 국민이 원하는 것을 진정 이해한다면 국가 간 전력망 연결을 통해 각국 국민의 마음까지 연결하는 방안을 생각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고객과 파트너로 연결돼 있다면 서로 관계를 해치려 하지 않을 것이고, 이런 방식으로 아시아 평화를 이룰 수 있다"고도 했다.

몽골 고비사막의 신재생에너지 발전 가능 규모는 한·중·일 전력 소비량을 모두 합한 것의 두 배가 넘는다. 몽골의 태양광·풍력발전 원가와 일본까지의 송전(送電) 비용을 합쳐도 일본 내 발전 원가(LNG 기준)보다 낮다. 몽골에서 만들어진 전력이 그대로 일본까지 전해지는 건 물론 아니다. 몽골은 중국 내륙에 전력을 공급한다. 중국은 몽골에서 받은 만큼을 한국에 보내는데, 실제 송전은 한국과 가까운 산둥반도가 맡는다. 한국도 전력 여유가 있는 남부에서 일본 서부로 송전한다. 서울의 은행에 입금하고 지방의 ATM에서 찾아 쓰는 식이다.

손 사장에게 아시아 수퍼그리드의 빠른 추진을 위해 다음 달 선출되는 한국의 새 대통령과 시진핑 주석 또는 리커창 총리를 올해 만날 계획이 있는지 묻자 "적절한 타이밍과 환경이 조성된다면 언제든 만나길 원한다"고 답했다. 또 "기술·비용 타당성 조사를 마쳤으니 구체적 계획을 갖고 한국 지도자·기업인과 논의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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