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비즈

일본, 세계 톱10 기업 중 8개 보유… 로봇용 센서도 거의 독점

People 최원석 차장
입력 2017.03.18 15:18

일본, 中에 대규모 공장… 현지 판매 급증 온도 센싱 기술은 세계 표준으로 인정 "산업용 로봇 기술 자립" 중국도 총력전

'스마트 공장'은 일본 기업 없이 가동이 불가능하다. 공장 내부를 채울 산업용 로봇의 생산·판매는 전 세계 시장의 60% 이상을 일본이 차지하고 있다. 연간 판매량과 누적 출하 대수 양쪽에서 1위인 화낙을 필두로 세계시장 판매량 점유율 4위(야스카와 전기)와 5위(가와사키 중공업)가 모두 일본 기업이다. 누적 출하 대수로만 따지면 세계 톱10 기업 가운데 8곳이 일본에 있다. 정밀도·유연성·스피드가 뛰어난 고성능 로봇 분야에서 특히 독보적이다.

일본에서만 10여 업체가 4차 산업혁명 기회를 잡기 위해 사활 건 싸움을 벌이고 있다. 기타큐슈(北九州)에 있는 100년 역사의 야스카와 전기는 지난달 말 "중국 등의 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올해 생산 목표를 작년보다 20% 늘린 3만대로 높인다"고 밝혔다. 100% '메이드 인 재팬'을 고수하는 화낙과 달리 중국 장쑤성(江蘇省) 창저우(常州)에 대규모 공장을 두고 중국 판매를 급속히 늘리고 있어 1위 자리까지 넘볼 정도다. 가와사키중공업도 저장성(浙江省) 쑤저우(蘇州) 공장에서 중국 내 전자 회사 공장에 공급할 중소형 로봇 생산을 시작했다. 연내에 쑤저우 공장의 전체 로봇 생산 능력을 30% 늘릴 계획이다. 최근엔 일본 중공업 회사로는 처음으로 실리콘밸리에 사물인터넷과 인공지능 연구 거점까지 마련했다. 미쓰비시 전기도 중국의 로봇 공장 생산량을 연내 2배로 늘리기로 했다. 최근 화낙이 2020년까지 생산량을 크게 늘려 산업용 로봇 세계시장 점유율을 현재의 20%에서 50%로 높이겠다고 선언한 것도 추격자들의 도전을 일거에 뿌리치겠다는 선전포고나 다름 없다.


세계 4대 산업용 로봇회사인 일본 야스카와 전기가 지난 2015년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진행한 ‘야스카와 무사도(武士道) 프로젝트’의 한 장면. / 야스카와 전기
로봇용 센서도 일본 기업이 선두

일본의 로봇 경쟁력은 제조 단계에서 끝나지 않는다. 스마트 공장의 로봇이 스스로 판단해 움직이려면 보고 느껴야 하기 때문에 각종 센서 장착이 필수다. 사람 눈에 해당하는 'CMOS 이미지 센서'는 소니가 거의 독점했고 인간과 함께 일하는 협업 로봇에 특히 필요한 압력·촉각 센서는 덴소(DENSO)의 경쟁력이 압도적이다. 치노(CHINO)의 온도 센싱 기술은 세계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옴론(Omron)이나 니혼덴산(日本電産·일본전산)도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중국도 자국 제조업 혁신을 위해 로봇 기술 자립화에 총력을 쏟고 있다. 중국은 2013년 일본을 제치고 세계 1위 산업용 로봇 소비국이 됐지만, 외국 기업이 고성능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내 기업은 중저가 제품 생산에 머물러 기술력이 선진국보다 10년가량 뒤떨어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중국은 2015년 '중국 제조 2025' 계획을 통해 30년간 3단계에 걸쳐 질적으로도 세계 1위 제조 강국이 되겠다는 목표를 세웠는데, 1단계(2015~2025)에서 가장 중요한 게 스마트 공장 건설이다. 이를 위해 산업용 로봇의 기술 자립을 꼭 이뤄내겠다는 것이다. 최근 중국 가전 기업 메이더(美的)가 세계 4대 산업용 로봇 기업인 독일의 쿠카를 인수한 것도 중국 정부의 이런 목표와 연결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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