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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GDP만 보고 시장 진출하지 마라… 망하기 싫으면

Opinion 크리스토퍼 발딩 베이징대 HSBC경영대학원 교수
입력 2016.10.01 03:06
크리스토퍼 발딩
중국 경제 상황을 가늠하는 지표로 국내총생산(GDP)이 적절한지에 대해 치열한 논쟁이 오가고 있다. 공식적으로 중국 경제는 지난 30년 동안 연평균 10%에 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대다수 전문가는 자주 언급되는 중국 관련 경제 지표들이 중국 경제를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보게 한다고 지적한다. 사실 GDP는 성장의 척도가 아니다. GDP는 경제 동향을 이해하고 경제의 위험 요소들을 파악하는 지표다.

GDP는 중국 경제 상황을 두 가지 면에서 왜곡할 수 있다. 우선 GDP 지표 자체가 잘못된 경우다. GDP가 과대 집계됐다면 중국 경제의 리스크는 실제보다 작은 것처럼 보일 수 있다. 둘째 GDP 통계는 맞지만, 이 지표가 잘못 해석될 가능성도 있다. 중국 경제는 다른 선진국 경제와 여러 차이점이 있는데, 이를 고려하지 않고 GDP 연관 지표들만 보고 판단을 내리면 곤란하다.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만 봐도 그렇다. 공식적으로 중국의 부채 비율은 작년 말 기준으로 GDP 대비 255%에 달했다. 국제통화기금(IMF)과 국제결제은행(BIS)은 특정 국가의 신용도를 평가할 때 국가 GDP 대비 부채 비율을 본다. 중국의 국가 신용도에는 이미 적신호가 켜진 상태다. 그런데 실제 중국의 GDP가 공식적인 수치보다 10%가량 낮다고 가정하면, 중국의 부채 비율은 GDP 대비 283%로 치솟는다.

지난 2013년 6월 이후 중국 상장기업들의 매출은 13.6% 증가했다. 같은 기간 중국의 GDP가 24%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다. 중국의 GDP가 정확하다면, 상장기업들의 매출 역시 GDP와 비슷하게 늘어나는 것이 타당하다. 중국의 공식 발표 자료들이 틀리지 않았다고 가정해도 GDP와 연계된 수치들에 결함이 있다는 의혹을 지우기는 힘들다.

GDP 관련 지표를 해석하는 데도 주의할 필요가 있다. 1인당 GDP를 보자. 미국의 경우 GDP의 90%가량을 차지하는 1인당 GDP는 소비자의 구매력을 측정하는 데 적절하다. 그러나 중국의 경우 1인당 GDP가 전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4%에 불과하다. 중국 경제 성장에 크게 기여하는 고정자산 투자는 개인들의 소비 활동과 큰 상관이 없지만, GDP 증가에는 기여한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소비자들의 지출 능력과 대출 능력을 단순히 1인당 GDP로 판단하면 어떻게 될까. 중국 소비자들의 능력이 과대평가 될 수 있다.

글로벌 외식업체 '얌브랜드'의 중국 지사는 2015년 말 문을 닫았다. 중국 경제가 7% 가까이 성장한 것에 비해 중국 지사의 실적이 저조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하지만 칭화 유니온페이에 따르면 2015년 하반기 외식 경기는 작년 하반기보다 나빠졌다. 참고로 작년 하반기 얌브랜드의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2% 늘었다. 오히려 동종업체들보다 선전했지만 상황을 잘못 읽었던 것이다.

부동산업계에서도 비슷한 일이 있었다. 베이징 시민의 연간 평균소득은 10만위안(약 1638만원)이 넘는다. 중국 전체 국민 평균소득은 5만위안이다. 중국의 PIR(가구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은 베이징 시민의 평균소득을 기준으로 구할 경우 40이다. 40년 동안의 가구 소득을 통째로 모아야 집 한 채를 살 수 있다는 뜻이다. 그러나 가계소득이나 부채 상환 능력을 고려하면 PIR은 80까지 치솟는다. 중국의 부동산 시장은 투자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불안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관련 경제 지표를 볼 때 일반적인 상식을 그대로 적용해서는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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