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비즈

"시진핑 권력 집중은 중국에 호재… 지방정부 개혁 저항 이겨낼 힘 얻어"

People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입력 2016.08.20 03:05

中 경제 비관론자 페티스 베이징대 교수의 낙관 20년 低성장 하겠지만 진짜 위기는 없을 것 1인 권력 중심 체제되면 기업부채·부동산 문제 해결할 것으로 기대

중국 전·현직 지도자들의 매년 여름 비밀 회동을 일컫는 베이다이허(北戴河) 회의가 올 8월에도 열렸다. 베이징(北京) 인근 허베이(河北)성 친황다오(秦皇島)시 베이다이허에서 열린 이번 회의에서는 '10년 집권'이라는 관례를 깨고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당총서기직을 연장할 수 있는 방안이 논의됐다고 AFP 등 외신이 전했다. 중국의 집단 지도체제가 시 주석 1인 중심 체제로 변하고 있다는 관측과 맥이 닿는다. 2012년 공산당 총서기에 오른 시 주석은 관례대로라면 2022년 후임자에게 중국 1인자 자리를 물려주게 된다.

중국 통치 지배구조의 변화는 중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마이클 페티스(57·Pettis) 베이징대 광화관리학원 교수는 시진핑 주석으로 권력이 집중되는 것은 중국 경제에 좋은 일이라고 단언한다. 지방정부의 개혁 저항을 이겨낼 힘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라는 얘기다.

페티스 교수를 최근 그의 베이징 사무실에서 만났다. 2001년 투자은행 베어스턴스를 끝으로 월스트리트 생활을 마치고 2002년 칭화대를 시작으로 중국 대학에서 금융을 가르치기 시작한 페티스 교수는 미국 의회에서 중국 경제에 대한 전문가 증언을 하기도 했다. 그는 베이징에서 2012년까지 6년간 인디 록클럽을 운영하며 언더그라운드 가수를 발굴해 키우기도 한 음악 전문가이기도 하다.

Getty Images 이매진스
―중국 경제 비관론자로 유명합니다. 정말 중국에 위기가 올까요.

"중국은 앞으로 10년간 연평균 4% 이하의 저성장을 할 것이지만 위기는 닥치지 않을 것입니다. 1980년대 일본도 과도한 부채 등 지금의 중국과 같은 많은 문제를 갖고 있었습니다. 문제의 해결책은 20여년에 걸친 매우 낮은 성장이었습니다. 대형은행 한 곳 정도만 도산했을 뿐 진짜 위기는 없었지요."

―기업 부채가 중국 위기를 야기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이 나옵니다.

"기업 부채가 중국 경제의 가장 큰 문제인 건 맞습니다. 중국은 그동안 일정 수준 이상의 경제성장을 위해 지속가능하지 않은 부채 증가에 구조적으로 의존해 왔습니다. 성장률을 크게 줄이지 않고 부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다. 성장률 기대치를 크게 낮추거나 시진핑 정부가 2013년의 18기 3중전회(공산당 3차 중앙위원회 전체회의) 이후 꺼내 든 개혁 카드를 강하게 밀어붙이기 전까지는 부채가 계속 늘어날 겁니다."

―한편에선 부동산 위기 가능성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중국 대도시엔 부동산 경기가 과열돼 있지만 중소도시는 부동산 재고가 심각한 양극화가 뚜렷합니다.

"부동산 위기는 은행시스템에 매우 안 좋은 일입니다. 은행 부실화로 이어질 수 있지요. 그러나 중국 정부는 부동산 매각을 억제하고 매입을 촉진하는 식으로 위기를 막을 수 있습니다. 과거에도 그렇게 한 적이 있습니다."

―기업부채와 부동산 모두 위기를 야기하지 않는다면 중국 경제를 비관적으로 볼 필요가 없는 것 아닙니까.

"중국에서 위기는 정치적으로 매우 나쁩니다. 그래서 정부는 위기를 막기 위해 모든 가능한 수단을 취할 것입니다. 그러나 위기가 발생하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경제에 안 좋습니다. 위기가 발생하면 단기적·정치적으로 안 좋지만 경제는 개선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경제적으로는 위기가 생기는 게 더 좋습니다. 한국은 1997년에 끔찍한 위기를 겪었지만 그 이후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마이클 페티스 베이징대 광화관리학원 교수. / 블룸버그
―중국 당국이 연착륙을 위해 소비 주도 경제로의 구조 전환을 추진 중입니다.

"중국 소비의 문제는 가계 소득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작다는 데 있습니다. 소비를 늘리려면 가계 소득을 늘려야 하는데 이는 정부(소득)를 더 작게 만듭니다. 이게 문제입니다. 정치적으로 정부를 작게 만드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기득권 탓입니다. 그들은 지방의 국유기업 부문에서 많은 수혜를 입고 있습니다.

가계 소득을 늘리려면 각 지방정부가 보유한 부동산이나 토지 그리고 산하 국유기업 등을 매각하거나 민영화해야 합니다. 공공의 부를 가계로 이전하는 겁니다. 지방정부가 자산 매각을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는 두 가지를 해야 합니다. 하나는 보통 중국인들의 부를 늘리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기업 부채 문제를 해결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부유한 권력층은 이들 자산을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 자산의 매각을 원하지 않습니다."

―현실적으로 개혁이 거의 힘들다는 얘기입니까.

"역사를 보면 지금 중국에 필요한 개혁을 하는 길은 두 가지밖에 없습니다. 민주주의 국가이거나, 권력이 중앙에 매우 집중된 나라가 그것입니다. 중국은 매우 집중화된 권력구조로 돌아가야 합니다. 시진핑이 지금 하는 건(권력 집중) 필요한 일입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성공하지 못할 것입니다."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가 결정됐지만 이행 시점은 여전히 불확실합니다. 중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중국 경제에 좋지 않습니다. 브렉시트가 많은 불확실성을 만들어 내기 때문입니다. 불확실성이 커지면 유럽은 소비를 줄이고, 투자도 적게 하게 됩니다. 유럽의 수입도 줄 것이고, 이는 중국은 물론 한국 등 유럽에 수출하는 모든 나라에 영향을 줄 것입니다.

중국은 더 힘들 것입니다. 왜냐하면 지금 중국은 매우 어려운 (구조) 전환 과정 중인 데다 최대 흑자국이기 때문입니다. 글로벌 경제가 둔화되거나 역(逆)글로벌화가 일어나면 최대 피해자는 흑자가 많은 나라가 될 것입니다. 1930년대 역글로벌화 때 당시 최대 흑자국인 미국은 끔찍한 대공황을 겪었습니다."

―일각에서는 브렉시트로 위안화 국제화 허브 역할을 해온 런던의 금융 기능이 위축돼 위안화 국제화에 영향을 줄 것이라는 우려가 있습니다.

"위안화 국제화론은 매우 과장돼 있습니다. 위안화는 주요 국제통화가 되기 힘들 것입니다. 위안화가 국제통화가 되려면 위안화가 해외에 공급돼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두 가지 방법밖에 없습니다. 중국이 대규모 적자를 내거나 모든 자본 규제를 풀어야 합니다. 중국이 그럴 가능성은 작습니다. 1980년대 모든 사람이 일본 엔화가 주요 국제통화가 될 것이라고 얘기했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위안화가 국제통화가 못 되는) 똑같은 이유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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