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비즈

'포켓몬 고' 넘어서는 증강현실 세상 온다

Trend 레오니드 버시스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입력 2016.07.23 03:05

캐릭터가 3D로 구현돼야 진정한 증강현실 게임 구글글라스 같은 기기 개발 경쟁 치열해질 것

레오니드 버시스키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950만 미국인이 즐기는 스마트폰 게임인 '포켓몬 고'를 둘러싼 논쟁 중 가장 흥미로운 대목은 이 게임이 과연 진정한 의미의 증강현실인지 여부다. 사실 기술적 잣대를 엄밀히 적용하면 포켓몬 고는 증강현실 게임이 아니다.

1997년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에서 발간한 AR리뷰에서는 증강현실을 "3D 가상현실 물체가 3D 현실 환경에 실시간으로 접목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러나 포켓몬 고에 출현하는 포켓몬 형상들은 3D로 구현되지 않는다. 게이머들은 카메라가 비추는 모습 위에 포켓몬이 겹쳐진 모습을 보곤 한다. 스마트폰 화면 속 지도를 보다가 화면을 툭툭 건드려 카메라 촬영 위치를 바꾸는 방식이다.

게임 속 캐릭터들이 사용자의 애완동물 위에 올라타 있는 것과 같은 재미있는 스크린샷도 속속 온라인에 올라오고 있는데, 이는 진정한 의미의 증강현실이 아니다. 시그나벤처의 서니 딜런은 "포켓몬고에 증강현실이 포함됐다면 실시간 지도 구현 기술과 물체 인식 기술로 게임 캐릭터가 당신의 애완동물 위에 올라가 있는 모습은 나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마크 그레이엄 옥스퍼드대 교수와 매슈 죽 켄터키대 교수 등은 "증강현실은 기술·정보·코드 등을 통해 현실과 가상현실이 합쳐지고, 이에 따른 형상이 특정 공간과 시간 속에서 구현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들에 따르면 구글맵이나 레스토랑 리뷰 서비스인 옐프(Yelp) 또한 증강현실로 분류될 수 있다. 친숙하지 않은 이름을 찾아볼 때 쓰는 위키피디아도 마찬가지로 증강현실이다.

스마트폰은 이미 우리의 현실을 한 단계 증강해놨다. 우리가 스마트폰을 들고 있을 때 우리는 물리적 형상에 둘러싸인 세계에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수많은 설명과 해설 그리고 그곳에 붙어 있는 코드와 함께 있게 된다. 구글 직원들은 스마트폰 서비스를 개발할 때 이런 점을 고려해 연구를 진행한다.

실제로 구글은 이미 새 버전의 안드로이드에 가상현실 기능을 갖춰놨다. 중국 전자업체인 레노버 또한 자사 스마트폰에 구글의 증강현실 기술을 접목했다. 당장 1~2개월 뒤부터 이 제품들이 팔리기 시작하면 증강현실 기능은 더욱 많이 활용될 것이다. 현실 속 아파트에 가상 가구를 배치해 사이즈를 재본다든지, 스마트폰으로 박물관을 관람할 수 있게 될 것이다.

물론 증강현실이나 가상현실을 즐기기 위해서는 아직 비용이 많이 든다. 멀지 않은 미래에 언제나 손쉽게 휴대할 수 있는 증강현실 기기가 나올 때까지는 거추장스러운 헤드셋을 써야 한다.

투자은행 도이체방크는 포켓몬 고 출시 이후 닌텐도(닌텐도는 포켓몬스터 캐릭터의 저작권을 소유하고 있다)의 주가 상승이 과도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은 원래 미래 가능성에 대해 과민하게 반응하는 법이다. 또 포켓몬고 열풍은 사람들이 얼마나 증강현실에 대해 열광하는지를 보여준다. 이는 구글 글라스가 현실과 동떨어진 제품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는 중요한 신호이기도 하다.

증강현실, 가상현실 관련 기기를 제조하는 회사나 개발자들은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됐다. 자, 그렇다면 포켓몬 사냥을 떠나보자. 남들보다 한발 앞서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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