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비즈

GDP 255% 비금융 부채의 '暗雲'… 중국, 구조개혁 실패 땐 '제2의 일본'

Analysis 스티븐 로치 美 예일대 교수
입력 2016.07.02 03:11
스티븐 로치 美 예일대 교수
중국 경제에 대한 우려가 크긴 했지만, 중국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과 같은 장기 불황과 거리가 멀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즘 들어 중국 경제의 여러 불확실한 요소를 보면 불안하다. 중국이 구조 개혁에 대한 의지를 보여주더라도, 실제로 개혁을 단행하지 못하면 결과적으론 '잃어버린 10년'을 피하지 못할 것이란 걱정도 든다.

나는 지난 6년간 예일대에서 '일본이 주는 교훈'이란 주제로 강의했다. 일본 경제의 흥망성쇠를 통해 다른 국가 경제의 미래를 전망해 보는 거시경제 수업이다. 학생들은 어느 나라가 '넥스트 재팬'이 될지 보고서를 썼는데, 2012년 학생들은 미국을 '넥스트 재팬'이 될 가능성이 가장 높은 후보로 꼽았다. 2013년에는 재정 위기를 겪던 유럽이 후보에 올랐다. 올해는 학생 23명 중 13명이 중국을 꼽았다.

요즘 중국에서 가장 큰 화두는 부채다. 중국의 비금융 부채는 2008년 국내총생산(GDP)의 150%에서 현재 255%까지 커졌다. 증가한 부채 중 3분의 2는 국가 소유 기업들을 포함한 기업 부문에서 발생했다. 중국 정부가 자본시장을 개혁할 의지를 보이지 않은 가운데 2015년 중국 증시가 폭락하면서, 투자 붐에 자금을 대기 위한 은행권의 대출이 비대칭적으로 늘어났다.

좀비 기업도 중국 내 주요 이슈 중 하나다. 일본이 1990년대 잃어버린 10년을 겪을 때 일본 좀비 기업들은 계열사 은행 대출을 통해서 계속해서 수명을 이어갔다. 과도하게 커져버린 부실대출(NPL) 규모를 숨기면서 말이다. 결국 일본 은행권의 몰락으로 이어졌다. 좀비 기업들과 좀비 은행들 간의 악질적인 거래가 실물경제의 동맥을 경화시켰고 일본 경제의 생산성은 돌아올 수 없는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국 정부 관료들도 좀비 국영기업들을 걱정하고 있다. 중국 당국은 강철과 석탄 등 주요 산업의 과잉 생산을 해소하기 위해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시멘트, 유리, 해운업에도 이 같은 조정이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중국 내 부실 부채가 점점 늘어나고 있다는 점도 일본의 과거를 보는 듯하다. 상장 은행들이 공개한 부실 대출 비율(1.7%)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 물밑으로는 그림자 은행권의 부실 대출과 함께 대출 상환 기간이 지났지만 아직 부실 처리되지 않은 '요주의 대출(special mention loans)'이 쌓이고 있다. 이런 부채 규모를 모두 합치면 실질적인 중국의 부실 대출 비율은 8%까지 커질 수 있다.

중국 내에선 공공연하게 좀비 기업이나 부실 대출에 대한 토론이 이뤄지고 있다. 중국의 대표 관영지인 인민일보는 당국 내부에선 고위 관료들이 중국 경제가 일본처럼 되지 않게 하기 위해 어떤 수단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토론이 활발하게 진행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내부자는 시진핑 국가주석과 가까운 인사로 알려졌다. 그는 인터뷰에서 중국의 부채와 좀비 기업 문제로 중국 경제가 일본과 같은 'L' 모양 경기 불황에 빠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중국 당국이 '일본 경제처럼 장기 불황에 빠지면 안 된다'는 것을 스스로 인지하는 걸론 부족하다. 위험을 인지한다고 해서 불황에 빠지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다.

구조 개혁이야말로 변수가 될 것이다. 일본은 개혁 실패가 불황의 단초가 됐고, 현재 아베노믹스에 따른 경기 회복 계획에도 장애물이 되고 있다. 이와 대조적으로 중국은 구조 개혁과 경제 재균형에 대한 의지를 강조하고 있다. 중국 정부가 구조 개혁에 반대하려는 기득권에 맞서 개혁을 단행할 수 있을지에 따라 성패가 갈릴 것이다.


화제의 Analysis 뉴스

넌, 씹니? 난, 마셔
'식전에 아몬드 먹으면 복부 체지방 크게 감소' 음료 칼로리는 우유의 3분의 1··· 2030 열광
폴크스바겐 '디젤게이트', 도이체방크 파산설, 티센크루프 철강 매각설…
중국 심해 무인 잠수정 '풍덩'… 소음 작아 음향 탐지도 무용지물, 군사용으로도 주목
직원들이 일에 잘 몰입하지 않는다? 팀 소속감과 리더에 대한 신뢰를 높여라

오늘의 WEEKLY BIZ

알립니다
아들을 죽여 人肉 맛보게한 신하를 중용한 임금, 훗날…
'암흑의 숲'으로 들어가고 있는 미국과 중국
유럽 기업 빈부격차 줄이려면 '범유럽 주식형 펀드' 만들어야 한다
미국인들이 코로나 위험 무릅쓰고 직장에 복귀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