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美 6개 기관서 글로벌 MBA 순위 집계… 학교들 선정 기준 불만 속 "FT, 객관적 수치 활용"
Analysis박정현 조선비즈 기자
입력 2016.06.11 03:06
FT 평가기준
① 졸업생 평균 연봉 ② MBA 전후 연봉상승률 ③ 학술지에 실린 연구건수
지난해 캐나다 요크대의 슐릭경영대학원의 학장이 공개적으로 영국 경제지(紙) 파이낸셜타임스(FT)를 비난하고 나섰다. 데죄 호르바스(Horvath) 학장은 "FT가 경영대학원(MBA) 순위를 평가하면서 캐나다서 일하는 졸업생 연봉을 미국에 비해 20%까지 저평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FT의 평가 방식 때문에 캐나다 비즈니스스쿨 순위가 자꾸 떨어진다는 지적이었다. 그해 초 FT가 발표한 글로벌 순위에서 슐릭경영대학원은 100위권 밖으로 완전히 밀려난 참이었다.
매년 발표되는 MBA 순위는 비즈니스스쿨 관계자들을 들었다가 놨다가 하는 성적표다. 기업은 실적이나 주가로 평가를 받지만, 비즈니스스쿨은 평가를 이런 순위에 의존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순위는 어떻게 매겨지는 것일까.
글로벌 MBA 순위를 집계하는 대표적 기관은 영국 매체 FT·이코노미스트, 미국 매체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포브스·US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이하 US 뉴스)·포앳 앤드 퀀츠(P&Q) 등 여섯 곳이다. 업체마다 선정 기준, 대상과 조사 방법의 차이가 크다. 또 조사 방법도 자주 바뀌는데 그럴 때마다 학교들의 순위가 출렁여 슐릭경영대학원처럼 불만을 터트리는 경우도 있다.
객관적 수치를 활용한다는 평가를 받는 것은 FT다. 다른 업체들은 미국 학교와 미국 외 학교들을 분리해서 순위를 내는 경우가 많은데, FT는 합쳐서 집계한다.
FT의 평가 기준 가운데 가장 비중이 큰 것은 졸업한 지 3년 넘은 동문들의 평균 연봉(20%)과 이들의 MBA 전후 연봉 상승률(20%), 그리고 전 세계 45개 권위 있는 학술지에 실린 연구 건수(10%) 등 세 가지다. 이 외에도 국가 이동성(6%), 국적 다양성(6%), 박사과정(5%) 등 총 20개 기준에서 점수를 산출한다.
FT의 경우 모든 점수는 상대 평가 방식을 따른다. 예를 들어 절대적인 연봉 금액만 따지면 인시아드(1위)는 16만6510달러로 하버드비즈니스스쿨(2위)의 17만2501달러에 비해 적다. 하지만 전년도와 비교했을 때 인시아드는 1만1495달러 올랐고 하버드는 7409달러 감소했다.
FT에서 1위를 했다고 해서 다른 기관도 동일하게 점수를 주는 것은 아니다. 인시아드에 대해 블룸버그비즈니스위크는 3위(2015년·미국 외 경영대 순위), 이코노미스트는 8위(2015년)의 순위를 매겼다.
MBA 순위 집계의 역사가 가장 오래된 곳은 US 뉴스다. 이 업체는 1987년부터 순위를 냈는데, 미국 학교만 대상으로 해 미국 외 지역 학교들은 순위에서 찾아보기 어렵다.
평가 방법이 주관적이란 지적도 나온다. 전체 점수 중 25%를 차지하는 '동료 평가'는 다른 학교 학장들이나 교수들에게 저 학교의 프로그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1~5까지 점수를 매기도록 하는 식이다.
MBA 정보 사이트인 포앳 앤드 퀀츠도 순위를 낸다. 포앳 앤드 퀀츠는 2010년 창간한 업체인데 나머지 5개 업체 순위를 모두 합친 다음 가중치를 더해 순위를 재집계한다. 포앳 앤드 퀀츠의 미국 순위에선 하버드비즈니스스쿨(1위)과 스탠퍼드비즈니스스쿨(2위)이, 미국 외 MBA 순위에선 인시아드(1위)와 런던비즈니스스쿨(2위)이 상위권을 차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