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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최고 성능 추구" 점유율 3위로 밀린 샤오미의 자신감

Analysis 오광진 조선비즈 베이징 특파원
입력 2016.06.04 03:07

공동창업자 린빈

린빈 샤오미 총재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 상위 5위권에 샤오미(小米)가 보이지 않는다."

지난 5월 중순 미국 시장조사 기관 IDC가 올해 1분기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동향을 발표하자 중국 언론들이 술렁였다. 샤오미의 1분기 판매량이 92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32% 줄면서 삼성·애플은 물론 화웨이, 오포, 비보 등 중국 기업들에도 밀린 것이다. 시장조사 기관 카날리스에 따르면 샤오미는 1분기 중국 시장에서도 화웨이(華爲), 비보에 이어 3위에 그쳤다.

샤오미는 설립 이듬해인 2011년 기업 가치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로 '유니콘(10억달러 이상의 가치를 평가받는 창업 초기 기업)'에 가입하고 스마트폰 출시 4년째인 2014년 중국 1위, 세계 3위 점유율을 기록했던 회사다.

샤오미가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할지, 중국 시장 제패를 일장춘몽(一場春夢)으로 끝낸 기업으로 남을지 세계가 지금 지켜보고 있다. 샤오미의 현재를 만들고 미래를 설계하는 공동 창업자 린빈(林斌·48) 총재를 만났다.

샤오미는 과거 성공 모델을 깨는 실험에도 나서고 있다. '대륙의 실수'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낼 만큼 높은 가성비(價性比·가격 대비 성능)를 가능케 했던 '온라인 온리(only) 유통' 전략을 버리고 O2O(온라인과 오프라인 연계 서비스)로 방향을 틀었다. 애프터서비스(AS)센터 수준이던 '샤오미즈자(小米之家)'를 지난해부터 쇼핑몰에 입점한 전문 매장으로 업그레이드하기 시작했다.

―샤오미 1분기 실적이 좋지 않습니다. 올해 스마트폰 판매 목표는 얼마인가요.

"올해 판매 목표는 없습니다. 어떤 순위 목표도 없습니다. 샤오미가 그렇게 빨리 중국 스마트폰 시장에서 1위를 하고 작년 4분기까지 6개 분기 연속 1위를 기록한 데 우리도 놀랐습니다. 운이 좋았습니다. 중국 스마트폰 시장 판매가 빨리 늘어나는 시점에서 고객 수요를 만족시키는 제품을 내놓은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1분기 판매량이 줄어든 원인은 단 하나입니다.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간 탓입니다. 홍미3의 경우 1월에 발표했지만 아직도 제대로 공급을 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급 물량이 충분했다면 1분기에만 너끈하게 300만~400만대의 스마트폰을 더 팔 수 있었을 것입니다. 공급이 수요에 미치지 못한 이유는 복합적인데, 대만 지진도 그중 하나입니다."

―화웨이 스마트폰은 그런 문제가 없는 것 같습니다만.

"샤오미는 가장 좋은 재료와 가장 좋은 성능을 추구합니다. 스마트폰 후면에 세계에서 가장 먼저 3D 세라믹을 적용한 게 한 사례입니다. 그런데 이게 매우 어렵습니다. 수율(불량품이 아닌 비율)이 10~15%에 그칩니다. 반면 화웨이는 제일 좋은 제품을 추구하지는 않습니다. 외관 재료 역시 유리도 좋고, 금속도 좋다고 합니다. 샤오미와 완전히 다르죠."

샤오미를 둘러싼 환경은 녹록지 않다. 공급망 관리 개선뿐 아니라 오프라인 유통 개시에 따른 가격 상승 압박과 스마트폰 시장에서 가열되는 특허 분쟁 해결도 과제다.

린 총재는 수지를 맞춰가며 소매 매장을 점진적으로 늘리고, 중간 유통상이 여러 층 쌓인 전통적 모델 대신 직영으로 효율을 극대화하겠다고 말했다. 특허 분쟁과 관련해선 자체 지적재산권(지재권) 출원을 늘리는 동시에 다른 기업의 특허를 매입하는 전략을 계속 병행한다는 계획이다. 린 총재와 인터뷰한 이후 샤오미는 마이크로소프트(MS)의 특허 1500건을 사들이고 특허를 서로 공유하는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샤오미가 허난(河南)성 뤄양(洛陽)시에 지난 4월 개장한 오프라인 매장에서 첫날 고객들이 줄을 서서 스마트폰을 구매하고 있다./샤오미 제공
―샤오미의 성공 모델인 ‘온라인만을 통한 판매 전략’을 바꿨다고 들었습니다.

“샤오미는 스마트폰 출시 첫해인 2011년부터 온라인만으로 스마트폰을 팔았습니다. 제품도 좋았지만 이런 비즈니스 모델 덕에 효율이 높아졌습니다. 유통 비용이 없어 제품 가격을 낮출 수 있었죠. 그런데 중국 시장에 몇 가지 변화가 나타났습니다. 과거엔 스마트폰을 처음 사는 고객이 대부분으로, 이들은 성능과 가격을 중시했습니다. 하지만 작년부터 중국 스마트폰 시장은 포화 상태에 이르게 됐습니다. 다시 스마트폰을 사는 고객은 업그레이드 수요가 강해서 성능뿐 아니라 배터리 수명이나 디자인의 아름다움, 외관·재질 등 매우 많은 것에 관심을 둡니다. 고객들은 이런 기능을 직접 볼 수 있고, 만져볼 수 있기를 원했습니다. 스마트폰 애프터서비스 센터 역할을 하던 샤오미즈자를 작년 9월 베이징부터 오프라인 쇼핑몰에 두기 시작한 것은 이 때문입니다. 전국에 샤오미즈자가 25곳 있는데 7곳이 쇼핑몰에 입주해 순수 소매 매장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샤오미 매장은 큰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지난 3월 다섯 매장이 모두 월 1000만위안(약 18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렸고, 신제품 발표 때마다 샤오미 매장 앞에 줄을 서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매장 개설로 유통 비용이 늘면 샤오미의 강점인 높은 가성비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요.

“전통적 유통 모델은 전국구와 지역구 도매상을 거쳐야 하고, 소매 매장 대부분도 생산업체가 개설한 게 아닙니다. 삼성·노키아·화웨이·ZTE·오포·레노버 모두 그렇죠. 이런 모델에서 중간 유통 비용을 합치면 매우 커집니다. 그러나 샤오미 매장은 모두 직영입니다. 직영 매장이라 투자가 많이 필요하지만 전통적 유통 모델에서 층층이 쌓인 비용보다는 훨씬 적습니다. 샤오미 매장은 제품 가격이 온라인 매장과 같습니다. 애플도 직영 매장을 운영하고 있지만 숫자는 매우 적죠. 25곳인 샤오미즈자를 올해 말까지 50여 곳으로 늘릴 생각이며, 새로 개설되는 샤오미즈자는 모두 오프라인 쇼핑몰에 개설할 예정입니다.”

―얼마 전 드론도 내놓았습니다. 너무 다양한 제품을 내놓아 집중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있습니다.

“스타트업에 투자해 샤오미 생태계를 확대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샤오미는 스마트폰·TV·공유기 세 부문에 집중하고, 공기청정기·드론·밥솥 등 스마트폰과 연계 가능한 각종 제품은 샤오미가 투자한 55개사가 만듭니다. 지난 3월엔 샤오미 생태계 제품 브랜드를 ‘미자(米家)’로 통일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신국산품(新國貨) 전략’을 통해 생태계 회사에 자금뿐 아니라 제품 개발 가치관은 물론 온라인망과 마케팅팀 브랜드 파워 등을 제공해 ‘메이드 인 차이나’의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린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샤오미의 제품 개발 가치관은 명확합니다. 인터넷 시대는 정보 비대칭이 줄어들기 때문에 진짜 좋은 제품을 만들면 자연스레 드러나게 된다는 것이죠. 미(米)밴드 덕에 스마트 밴드가 더 이상 부자들의 장난감으로 머물지 않게 됐습니다. 생태계 회사 가운데 연매출이 1억위안을 넘는 회사가 7곳이고, 기업가치가 10억달러 넘는 유니콘도 4곳입니다.”

―2014년 인도에서 에릭슨이 샤오미를 상대로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한 적이 있습니다. 지식재산권 대응은 어떻게 하고 있습니까.

“지재권 확보는 샤오미 설립 이후 지속해온 과제입니다. 샤오미의 지재권을 직접 출원하는 것과 외부의 지재권을 매입하는 방식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스마트폰을 비롯한 샤오미 제품과 관련해 출원한 지재권이 1만여 건에 이릅니다. 이 가운데 20%는 유럽 미국 일본 한국 등에서 출원했습니다. 작년 7월 퀄컴의 수석 부사장 출신인 왕샹(王翔)을 영입해 샤오미의 지재권을 책임지도록 했는데, 그가 온 이후 더 많은 지재권 구입이 이뤄지고 있습니다. 지재권이 해외 진출에 장애가 될 수 없습니다. 레이쥔(회장)은 ‘특허는 모든 휴대폰 업계의 게임 규칙’이라고 밝힌 적이 있습니다. 애플도 삼성도 특허 소송에 휘말려 있고, 이건 정상적 게임 규칙입니다. 샤오미도 이런 게임 규칙에 따라 문제를 처리할 것입니다.”

―한국 시장에 간접 진출했습니다. 앞으로 스마트폰도 팔 계획이 있습니까.

“샤오미는 아직 중국과 인도 시장에만 주력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에서 보조 배터리 등이 순식간에 인기를 끌면서 한국을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작년부터 적지않은 짝퉁(모방 제품)이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만, 보조 배터리는 짝퉁이면 폭발할 수 있는 안전 문제가 있습니다. 진지하게 대응하지 않을 경우 향후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샤오미 브랜드 이미지에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봅니다. 샤오미 짝퉁 제품이 한국 시장에 설 수 없도록 한국 내 유통 채널을 규범화하기로 했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의 파트너와 협력하게 됐습니다. 지금 한국의 협력 파트너는 두 곳입니다. 스마트폰은 다른 가전제품보다 복잡합니다. 한국에 스마트폰을 팔 수도 있겠지만 지금으로선 일정이 없습니다.”

―샤오미의 성장 속도 둔화가 뚜렷합니다. 신성장 동력은 무엇인가요.

“지난 1월에 블랙매직, 즉 신기술을 탐색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후 내부 토론을 거쳐 가상현실(VR)과 인공지능 로봇 등 두 부문에 집중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런 기술과 기존 샤오미 제품을 연계하는 방안을 추진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1인용 전동 스쿠터 나인봇미니는 지금 스마트폰으로 조정할 수 있습니다. 바로 로봇의 기초입니다. 미래에 위성 이용 위치 확인 시스템(GPS)과 음성 인식 기능 등을 추가하면 로봇이 되죠. 올해 중 VR이나 인공지능 로봇과 관련한 제품을 발표할 수 있을 것입니다.”

☞ 린빈(林斌) 샤오미(小米) 총재

마이크로소프트(MS)와 구글에서 엔지니어로 15년 일한 해외파다. 구글에서 근무할 때 샤오미 창업자 레이쥔(雷軍) 회장과 업무 관계로 만났다. 레이 회장이 한 살 어렸지만 친구로 발전했고, 린 총재는 레이쥔의 제안으로 그동안 보유하던 MS와 구글 주식을 모두 판 후 샤오미 창업에 동참하는 모험을 결행했다. 그는 “샤오미가 앞으로 어떻게 되든 내 인생 최고의 성공 투자는 샤오미 창업”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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