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엔 '콩 올린 샌드위치' 중국엔 '육포 도넛'… 맥도널드·던킨도너츠, 영리하게 현지화 전략 펴
Analysis유한빛 조선비즈 기자
입력 2016.04.16 03:06
해외 영업 잘한 기업들
문화와 시장 환경이 전혀 다른 해외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선 어떤 영업 전략을 세워야 할까.
프랭크 세스페데스 미 하버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좋은 전략은 수익이나 시장점유율 같은 사업의 '목표', 생산할 제품·서비스와 목표 고객을 뜻하는 '범위', 가격이나 브랜드 이미지, 품질 등에 해당하는 '경쟁우위'라는 세 가지 요소를 제대로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①특별한 캐치프레이즈
2008년 창립한 에어비앤비는 집주인이 남는 방을 빌려주는 방식의 숙박 공유 서비스 업체다. 10년도 안 되는 사이에 190개국, 3만4000개 도시에 진출해 1500만개 숙박 목록을 보유한 업체로 성장했다. 에어비앤비는 편리함이나 저렴한 가격 대신 '글로벌한 경험을 얻을 수 있는 서비스'라고 홍보해, 외국 문화에 관심이 많고 인터넷에 익숙한 여행객들을 사로잡았다. 페이스북 같은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본인 인증을 할 수 있도록 회원 가입 절차도 단순화했다.
②글로컬(glocal)
전 세계 119개국에 진출한 맥도널드의 현지화 전략은 글로벌(global)과 로컬(local)을 합친 '글로컬'이란 단어 하나로 설명할 수 있다. 카타르, 바레인 같은 중동 지역 매장에선 납작한 빵에 닭고기를 끼운 샌드위치인 '맥아라비아', 멕시코에선 콩과 토마토 살사를 올린 오픈 샌드위치인 '맥몰예테스'를 판매한다. 말레이시아 매장에선 아침 메뉴로 쌀죽을 내놓기도 한다.
던킨도너츠는 '도넛은 달콤한 음식'이란 고정관념까지 깨뜨린다. 중국에서는 돼지고기 육포와 해조류를 넣은 도넛을, 한국에서는 녹차맛이 나는 찰떡 도넛을, 태국에서는 닭고기와 칠리소스를 얹은 도넛을 내놓는다.
③고객 취향을 고려한 이벤트
제품 홍보보다는 소비자의 취향과 관심사에 초점을 맞춘 행사를 열기도 한다. 영국의 스무디 음료 업체인 이노센트 드링크(Innocent Drinks)는 값비싼 음료로 인식되던 스무디를 수퍼마켓 납품용 제품으로 만들어, 유럽 15개국으로 사업을 확장했다. 이노센트 드링크는 주 고객층이 건강에 관심이 많다는 점에 착안해 '스마트폰 없이 숲 걷기' 같은 행사나 캠핑 행사를 주기적으로 연다.
오스트리아의 에너지 음료 업체인 레드불은 스포츠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들을 공략하기 위해 미국, 영국, 요르단 등 세계 곳곳에서 레이싱 행사를 개최한다. 스포츠용품 브랜드인 아디다스와 나이키는 각각 '아디다스 마이런', '나이키 위 런'이라는 이름으로 마라톤 행사를 여는데, 수분 만에 접수를 마감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