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의 개인간(P2P) 해외 송금업체인 트랜스퍼와이즈(TransferWise)가 이달부터 국내 시장에 진출한다. 트랜스퍼와이즈는 영국에 본사를 둔 핀테크(fintech·금융과 정보기술을 접목한 산업) 기업으로 국가간 송금 수수료를 크게 낮춘 업체다.
트랜스퍼와이즈는 11일 국내 결제대행업체인 페이게이트(PayGate)와 손을 잡고 해외에서 한국으로 돈을 보내는 ‘해외발(發) 송금(inbound)’ 서비스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해외 소비자들은 트랜스퍼와이즈 홈페이지(transferwise.com)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한국에 송금할 수 있게 됐다.
현재 국외 거주자들이 한국에 있는 가족, 친구들에게 돈을 보내려면 전신료(돈을 보내는 비용), 중계은행과 현지은행 수수료를 부담해야 한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 1000달러(약 119만원)를 국내로 송금하면 50달러(약 6만원) 정도의 수수료가 든다. 또 기존 은행들은 고시 환율에 수수료를 얹은 환율을 적용하고 있다.
트랜스퍼와이즈는 외환시장에 매일 고시되는 공식 환전률을 적용하고 전신료는 없앴다. 수수료는 1.5%대다. 예를 들어 1000달러(약 119만원)를 국내로 보내면, 한국에 있는 소비자는 117만4180원을 받게 된다. 송금비용이 약 1만6000원으로 줄어들게 된다.
지난해 6월 증권, 보험, 핀테크 기업도 소액 해외 송금을 할 수 있게 외국환거래법(8조·13조)이 개정되면서 트랜스퍼와이즈는 국내업체 페이게이트와 업무 제휴를 맺고 국내 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페이게이트는 법 개정 직후인 지난 7월 외국환업무 등록증을 취득했다.
트랜스퍼와이즈와 페이게이트는 우선 해외서 국내로 돈을 송금하는 서비스부터 단계적으로 개통한다. 국내 소비자가 다른 나라에 있는 상대방에게 송금하는 ‘국내발 송금(outbound)’ 서비스는 올 4월부터 개통할 예정이다.
타벳 힌리커스(Hinrikus) 트랜스퍼와이즈 최고경영자(CEO)는 “한국 정부가 외환 송금시장을 핀테크 업체들에 개방하면서 한국 진출이 가능해졌다”며 “재외 한국인들이 본국에 있는 가족과 돈을 주고 받을 때 유리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영 페이게이트 대표는 “국외로 나가는 외화보다 국내로 들어오는 돈의 규모가 더 많아 해외발 송금 서비스를 먼저 구축하게 됐다”며 “돈의 주고 받는 소비자들의 정보를 확인하는 원칙(Know Your Customer), 불법 자금 세탁이 아니라 투명한 거래인지 확인하는 원칙(Anti Money Laundry)을 기반으로 국내외 소비자들이 투명하고 안전하게 송금할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