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비즈

금융위기 전조? 달러 부채에 묶인 세계 각국 은행

Opinion 마크 화이트하우스(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입력 2016.02.20 03:05

달러화·유로화 부채가 GDP서 차지하는 비중 큰 러·브라질·한국 등 불안… 일부 국가는 디폴트 우려

마크 화이트하우스(블룸버그 칼럼니스트)
은행에 대해 우려하는 투자자라면 꼭 챙겨야 하는 부분이 있다. 외화로 많은 돈을 빌린 은행들은 앞으로 돈을 갚는 데 큰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전 세계의 금융 시스템은 서로 연결돼 있다. 각국의 금융 시스템이 연결된 상황에서 자본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그리고 자본의 흐름이 어떻게 호황을 만들고, 붕괴를 유발하는지 보여주는 현상이 지금 일어나고 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이하 연준·FRB)와 유럽중앙은행(ECB)은 경제를 떠받치기 위해 금리를 매우 낮은 수준까지 낮췄다.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자, 은행들은 새로운 고수익원을 찾아나서야 했고, 결국 전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통화를 빌렸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지난 6년 동안 미국과 유로존 지역 외에 비은행 대출로 달러화와 유로화를 빌려준 규모는 총 57% 증가했다.

급속한 신용 팽창은 금융 위기의 전형적인 전조다. 그리고 여기에 환율까지 더해지면, 문제가 더 복잡해진다. 미국 연준이 금리 인상에 나서면서 신흥국 시장에 대한 우려는 커졌고, 미 달러화 가치는 다른 통화 대비 급격하게 상승했다.
일러스트=김의균 기자
유로화도 일부 통화와 비교해서는 가치가 올라갔다. 결과적으로 통화가치가 하락한 브라질과 터키 같은 채무국의 부채 상환 비용은 늘어났다. 지난 2년 동안 해당 국가들은 은행과 금융회사, 기업, 정부가 갖고 있는 달러화와 유로화 부채를 자국 통화로 환산한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점점 더 커졌다. 브라질, 러시아, 터키, 호주, 멕시코, 대만, 한국, 중국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브라질의 경우 달러화와 유로화 부채가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 2년 동안 7%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러시아와 터키의 부채 비중도 4~5% 증가했다.

이것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현재 벌어지는 현상이다. 게다가 일부 국가는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로 투자자들이 탈출하고 있다. 투자자들이 빠져나가면, 해당 국가의 통화가치는 더 떨어지고, 대출은 중단될 수 있다. 디폴트 가능성이 더 커지는 셈이다. 문제는 채권자다. 최근 주가가 크게 출렁였던 은행들을 살펴보자. 은행들이 대출을 회수하지 못해 생겨나는 손실을 흡수할 정도로 충분한 자기자본을 가지고 있는지 봐야 한다. 만약 자기자본이 충분하지 않다면, 지난 2008년 겪었던 것처럼 금융 위기가 전 세계로 빠르게 퍼져나갈 수 있다.

헬렌 레이 런던비즈니스스쿨 경제학 교수가 지적했듯이, 금융당국은 은행들의 레버리지(차입) 비율을 더 엄격하게 제한하는 방법, 예를 들어 자기자본당 빌릴 수 있는 달러 규모를 정하는 방법을 택할 수 있다. 그렇다 하더라도 호황에서 붕괴로 이어지는 사이클의 영향을 줄이거나, 경제에 미치는 충격을 없애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이다.

채무자들이 대출 기간을 연장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만약 채무자들이 대출 상환을 늦춘다면, 금융 시스템은 지금보다 더 만반의 준비를 해야 한다. 규제 당국은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올바른 방향으로 준비를 하고 있지만, 제대로 대비하려면 아직 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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