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스·폴리티코 등 비전통 미디어들 美서 속속 부상
미국은 현재 비전통 미디어들이 온라인과 모바일 뉴스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블로그와 뉴스를 결합한 독특한 접근으로 기성 언론 시장을 뒤흔든 허핑턴포스트, 공유를 통한 콘텐츠 확보를 기반으로 가장 많은 순 방문자를 보유한 버즈피드 외에도 신개념 미디어들이 속속 부상하고 있다.
복스 미디어(Vox media)는 2003년 개설된 스포츠 블로그 'SB네이션'을 기반으로 성장한 곳이다. 얼마 전 인수한 기술 전문 매체 리코드를 비롯해 현재 SB네이션(스포츠), 더버지(IT), 폴리곤(비디오 게임), 커브드(부동산), 이터(푸드), 랙크드(패션), 복스(정치에 강한 해설 전문 뉴스) 등 8개 온라인 매체를 거느리고 있다. 2014년 창간한 복스닷컴의 경우 워싱턴포스트(WP)의 스타 기자이자 유명 데이터 전문 블로거였던 에즈라 클라인(32)이 창업자 겸 편집국장을 맡고 있다. 당시 뉴욕타임스 등 주류 언론은 클라인의 이직이 충격적이라며 미디어 판이 흔들리는 징후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복스 미디어는 최근 6년간 약 1억1000만달러의 투자를 유치했고, 지난 8월엔 NBC유니버설의 모회사인 컴캐스트가 2억달러를 투자하며 1조원이 넘는 기업 가치를 평가받았다. 월간 순 방문자는 약 6000만명.
버즈피드나 복스 미디어처럼 소셜 미디어를 기반으로 거액의 투자를 유치하며 성장한 매체들의 공통점은 미디어 회사이면서도 독보적인 IT 기술을 내세운다는 점이다. IT 전문가가 많게는 직원의 20%에 달한다. 데이터 과학자도 다수다. 버즈피드는 파운드 등 자체 데이터 분석 기술을 이용해 독자 맞춤형 콘텐츠를 생산하고 있고, 복스는 미국 저널리즘계에 가장 뛰어난 성능이라 평가받는 자체 콘텐츠 관리 시스템(CMS) 코러스(Chorus)를 강점으로 한다. 기자들이 자유자재로 콘텐츠를 표출하고, 배치할 수 있으며, 페이스북·트위터 등 원하는 플랫폼에 쉽게 전송할 수 있다. 특히 밀레니얼 세대라 칭하는 20~30대로부터 전폭적인 지지를 얻고 있다.
SNS에서 출발한 것은 아니지만 특정 분야를 강화한 매체도 인기다. 대표적인 것이 워싱턴 정계의 정통 뉴스를 전달하는 폴리티코(Politico).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 출신인 프레데릭 라이언 등이 설립했다. 뉴욕 기반의 패션 전문 매체 리파이너리29(Refinery29)도 최근 글로벌 광고회사 WPP로부터 5000만달러(약 606억원)를 투자받았다.
1994년 캐나다의 문화 잡지에서 시작해 현재 800여명의 직원을 보유하며 뉴욕을 대표하는 매체로 큰 바이스(Vice)는 전쟁, 테러, 마약 범죄 등 다소 무거운 뉴스를 다루는 영상 전문 매체다. 최근엔 자체 콘텐츠로 케이블 채널 HBO에 진출하기도 했다. 2014년에는 허스트미디어 , 디즈니사가 공동으로 지분 10%를 2억5000만달러에 매입했다. 바이스 미디어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아멜 몬서(Monsur)는 "전 세계 35개국 100명이 넘는 기자가 탐사보도, 종군기자 역할을 하고 있다"며 "국제 분쟁과 핍박받는 여성 인권 회복 등을 위한 콘텐츠를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