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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공부가 경기 준비보다 내겐 더 중요하다" 어느 축구감독의 말 음미할 필요

Trend 런던=이혜운 기자
입력 2015.11.21 03:04

싱커스 50 창립자 스튜어트 크레이너

싱커스 50 창립자 스튜어트 크레이너
스튜어트 크레이너(Crainer·46)를 한 단어로 설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는 런던비즈니스스쿨리뷰(LBS) 편집장이고, 칼럼니스트이며, 작가다. 그리고 2년에 한 번 경영 대가(大家) 수십 명을 한자리에 모으는 싱커스 50의 공동 창립자다.

지난 9일 행사장에서 그를 만나 지금까지 만난 경영인이 총 몇 명이냐고 물으니 웃으며 대답했다. "셀 수 있을까요? 수천 명은 넘을걸요."

―행사장에 인도인, 여성학자들이 많이 보입니다.

"최근 들어 싱커스 50 순위에 아시아의 침공이 시작됐습니다. 그 선두는 비제이 고빈다라잔 같은 인도 출신 학자들입니다. 이들은 특유의 개념적 사고와 분석력으로 세계 경영학사를 다시 쓰고 있습니다. 금녀의 벽도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프랑스 인시아드 대학의 르네 마보안, 하버드경영대학원의 린다 힐 교수 등은 싱커스의 단골 손님입니다. 경영학이 더는 서구 남성들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경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뭐라고 보십니까?

"경영이란 '조직 운영 방식'입니다. 사람을 어떻게 이끌어 일을 완수해 내느냐를 배우는 것입니다. 최근 일각에서는 경영대학원(MBA) 존재 자체에 대한 비판도 있습니다. MBA에서는 성공하거나 실패한 기업들을 분석하고, 기업 경영의 트렌드를 배웁니다. 이런 공부를 통해 각 기업에 맞는 경영 방식을 찾아내 적용하는 것이지요. 저는 이런 과정이 리더십을 키워주기 때문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리더십을 배울 수 있나요? 타고 나는 것 아닌가요?

"축구 선수 출신 감독인 지안프랑코 졸라의 말로 대신 답하겠습니다. '리더가 되고 싶다면 리더처럼 생각하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모든 사람이 당신처럼 생각할 것이라는 착각을 머릿속에서 지워야 한다. 나는 적어도 하루에 한 시간은 리더십을 공부하는 데 투자한다. 경기를 준비하는 법보다 리더십을 공부하는 것이 내게 더 중요하다.'"

―경기 준비보다 중시할 만큼 리더십이 중요한가요?

"2009년 구글에서는 통계 전문가들을 모아 '옥시전(oxygen·산소)'이라는 연구를 시작했습니다. 관리자들이 조직에 미치는 영향을 그들의 성과, 평가, 피드백 등을 분석해 수치화한 것이지요. 좋은 리더십이 무엇인가에 대한 답은 뻔했습니다. '명확한 비전과 전략을 가져라' '생산적이고 성과 지향적인 사람이 돼라' 등이었지요. 한데 흥미로운 결과는 따로 있었습니다.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퇴사하는 가장 큰 이유가 상사의 관리자적 자질 때문이라는 것이지요. 회사가 최고의 복지 시스템을 갖추고, 세계 최고의 성과를 올리고 있어도, 직속 상사의 관리자적 자질이 엉망이면 직원들은 사표를 냈습니다. 그만큼 리더십은 중요합니다."

―행사장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단어는 '혁신(innovation)'인 듯합니다.

"혁신이란 평범하지만 그 결과는 비범한 것입니다. 저도 처음엔 혁신이 미국 실리콘밸리 같은 곳에서 수퍼맨 같은 천재가 만드는 것인 줄 알았습니다. 그 생각은 2012년 일본 후지쓰가 개발한 세계에서 가장 계산 속도가 빠른 수퍼컴퓨터 'K'의 개발팀을 만난 후 바뀌었습니다. 그들은 흔히 볼 수 있는 전형적인 일본 중년 직장인이었습니다. 이들은 모두 품이 넉넉한 양복을 입고 있었습니다. 청바지를 입은 사람도, 심지어 면바지를 입은 사람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금방이라도 튀어 오를 것 같은 에너지로 가득했습니다. 팀장이라는 사람은 27년이나 같은 곳에서 일했는데 권태 따위는 찾아볼 수 없었고요. 이것이 혁신입니다. 혁신이란 단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6세기 중반입니다. 라틴어 이노바투스(innovatus·새로워진)에서 탄생했지요."

―지금까지 만났던 사람 중 가장 인상적인 사람을 단 한 명만 뽑으면요?

"장루이민 하이얼 회장입니다. 보통 변화는 작은 조직에서 추구합니다. 큰 기업은 외부의 충격에도 꿈쩍하지 않습니다. 충격을 받지 않았는데도 기존 체제를 파괴하며 혁신한다는 자체가 제겐 짜릿할 정도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싱커스 50

2년에 한 번 세계 경영 사상가들의 글로벌 순위를 매기고, 성과를 낸 사람들에게 상을 주는 행사다. 영국의 경영 전문 언론인 스튜어트 크레이너와 데스 디어러브가 2001년 공동 창립했다.

순위는 웹사이트에서 진행하는 투표와 자문단의 조사 결과, 의견 등을 종합 고려해 선정된다. 경영 아이디어의 독창성과 실용성, 비즈니스 감각, 세계관, 아이디어 영향력, 영감을 부여하는 힘, 추종자들의 충성도, 저술 활동과 발표 양식 등이 평가 기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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