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비즈

한국의 히든 챔피언 겨우 23곳뿐… 규제 완화보다 교육 시스템 바꿔야

People 본(독일)=온혜선 조선비즈 기자
입력 2015.09.26 03:04

1307개 기업 가진 독일처럼 되려면

정부가 중소기업 육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한국의 히든 챔피언은 소수에 불과하다. 지몬 회장에 따르면 독일 내 히든 챔피언은 1307곳이지만, 한국의 히든 챔피언 기업은 23사에 불과하다. 지몬 회장은 "정부가 직접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육성하는 것보다는, 중소기업이 자라날 수 있는 기반을 만드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에는 독일처럼 히든 챔피언이 많지 않습니다. 이유가 뭘까요?

"이 문제에 대해 '정부 지원이 부족하다' '규제가 너무 많다' 등 제도적 방향에서 많이 접근합니다. 물론 이 부분을 완전히 간과할 수는 없지만, 제 생각에는 히든 챔피언에 필요한 인재들이 한국에서 나오기 어려운 것 같습니다."

―교육 문제라는 뜻인가요?

"히든 챔피언은 특정 분야에 강한 기업입니다. 이 분야에 전문적인 기술을 갖고 있는 인재를 많이 보유하고 있습니다. 독일은 직업 훈련 시스템이 아주 잘돼 있는 나라입니다. 취업 전에 실무를 꼭 경험하게 하고, 직업과 관련된 훈련도 꾸준히 시킵니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대다수 학생이 대학에 진학하고, 지식을 배우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그리고 대기업에 취업하는 것을 선호합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가는 비율이 독일은 40%밖에 안 됩니다. 이것이 독일과 한국의 차이를 만드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정부가 나서 강소 기업을 육성하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제가 정말 많이 받는 질문 중 하나입니다. 그럴 때마다 '자유를 주라'고 말합니다. 정부가 기업 전략에 개입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그 분야의 전문가들은 기업에서 일하는 사람들이지, 정부 관료가 아니니까요. 정부가 기술은 뛰어난데 자금이 부족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연구·개발(R&D) 비용을 지원하는 선이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에서 잘하던 강소 기업이 막상 외국에 나가면 실패하는 일이 많습니다.

"철저하게 세계화해야 합니다. 2011년 이후 독일의 히든 챔피언 기업에서 일하는 직원들 국적을 살펴봤더니, 상당수가 독일이 아니었습니다. 게다가 독일에서만 생산되는 제품 비중도 낮아졌습니다. 이제 '메이드 인 저머니(독일)'는 사실 큰 의미가 없습니다. 핵심 역량이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세계화에 더 집중하세요."

화제의 People 뉴스

"지금은 지속가능성이 가장 중요… 연구개발에 더 쏟아붓겠다"
코로나로 쑥쑥 커지는 협업 도구 시장… 경쟁도 피말려
슬랙+트렐로+먼데이닷컴… 실리콘밸리에 돌풍을 일으키다
코로나 뚫고 훨훨 날다, 별 5개 달고
어, 같은 소주인데··· 이 술은 왜 이렇게 담백해? 예, 비결은 감압증류죠

오늘의 WEEKLY BIZ

알립니다
아들을 죽여 人肉 맛보게한 신하를 중용한 임금, 훗날…
'암흑의 숲'으로 들어가고 있는 미국과 중국
유럽 기업 빈부격차 줄이려면 '범유럽 주식형 펀드' 만들어야 한다
미국인들이 코로나 위험 무릅쓰고 직장에 복귀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