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9만명이 자유롭게 의견 교환… 자발적으로 혁신
3M의 사례를 통해 배울 수 있는 '혁신의 비법'을 네 가지로 정리해 봤다.
①생각을 융합하라
3M은 원천 기술 46가지를 전 세계 모든 지사와 자회사에서 쉽고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게 했다. 3M에선 R&D가 연구소에 국한되지 않고 사업 부서 곳곳에서 진행되고, 다양한 아이디어가 섞일 수 있는 기회가 만들어진다.
46가지 원천 기술 중 하나인 부직포는 한때 여성 속옷인 브라(Bra) 컵을 만드는 데 쓰일 계획이었다. 그러나 막상 제품을 만드는 데는 좀처럼 성공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다른 부서 직원이 부직포를 외과 의료진이 쓰는 마스크로 전환하는 아이디어를 냈다. 이 시도는 큰 성공을 거뒀다.
②직원 누구에게나 질문하는 문화
3M에서는 사내에서 완전히 별개의 업무를 담당하는 직원들 사이에서도 활발하게 의견을 교환할 수 있는 기업 문화가 조성돼 있다. 3M 직원 9만명 중 누구라도 다른 직원에게 갑자기 전화를 걸어 제품에 대한 문의나 요구, 부탁을 할 수 있다. 이런 기업 문화는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혁신을 추진할 수 있도록 하는 토양이 된다.
③혁신 목표를 뚜렷하게 하라
3M에는 15%룰, 40%룰 같은 유명한 룰들이 오랫동안 기업 문화의 토대를 만들어왔다. 이처럼 기업 슬로건이 뚜렷할수록 직원들이 핵심에 집중하기 쉽다. 김경준 딜로이트 컨설팅 대표는 "조직이 클수록 관료화하고 타성에 젖기 쉬운데, 3M은 40%룰처럼 숫자를 확실하게 명시하고 새 제품 개발에 집착해 왔다"며 "수십년간 이 목표를 유지해 온 것이 바로 3M의 저력"이라고 말했다.
④고객의 눈으로 보라
툴린 회장은 "모든 혁신은 고객으로부터 시작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바로 '포스트-잇'이다.
유원상 고려대 경영대 교수는 "포스트-잇은 원래 실패한 접착제 프로젝트였지만, '접착제라는 제품은 반드시 잘 붙는 것만 중요한가?' '오히려 잘 떨어지는 것을 요구하는 고객은 없는가?'라는 식으로 발상을 전환했고, 결국 세기의 히트 상품을 만들어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