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비즈

"한국, 소수 기업이 경제 장악하는 단계 넘어서야"

People 오윤희 기자
입력 2014.06.07 03:08

"경쟁력 갖춘 中企에 공정경쟁 기회 줘 삼성 같은 기업 10개 이상 키워내야"

한국은 지난 50여년 동안 '한강의 기적'이라 일컬어지는 눈부신 경제 발전 신화를 일궈냈다. 하지만 한국의 급속한 경제 발전은 포용적이라 보기 어려운 유신 독재 체제 안에서 이뤄진 것이다.

그렇다면 한국의 발전 자체가 '경제 발전을 이루기 위해선 포용적 제도를 갖춰야 한다'는 애스모글루 교수의 주장을 정면 반박하는 것은 아닐까. 애스모글루는 이렇게 설명했다. "역사적으로 볼 때 비포용적인 제도 안에서도 단기간 경제성장을 이룩한 몇몇 사례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결코 오래가지는 못했습니다."

대표적인 게 한때 미국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구(舊)소련이다. 구소련은 정부 권력을 사용해 효율성이 대단히 떨어지던 농업에서 공업으로 자원을 재분배, 단기간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 하지만 강압적 성장은 기술적 변화를 유도하지 못했고, 소수 관료가 부(富)를 독점했기 때문에 빈부 격차가 심해졌다. 노동을 해도 공정한 대가를 받지 못하는 환경에서 노동자들은 스스로 동기부여를 하지 못했고, 경제는 내리막길을 걷기 시작했다.

또한 한국의 경우 군사정권 시절에도 경제는 본질적으로 포용적이었으며, 정치도 착취적 제도 아래에서 성장을 이룬 소련 등 다른 대부분 사례와 달리 1980년대 들어 포용적으로 변모했다고 애스모글루는 분석했다.

정부가 경제 발전을 주도한 것은 한국도 소련과 마찬가지다. 삼성, 현대, LG 등 주요 대기업은 비포용적인 정부가 제공하는 특혜를 밑거름으로 성장했다. 하지만 국경이 사라지고, 창조가 화두로 떠오른 오늘날엔 국가 주도 산업 정책에 의해 성장한 소수 기업이 경제를 장악하는 방식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이 애스모글루 교수 주장이다. 그는 "한국이 향후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성장하기 위해선 지금의 삼성과 같은 기업을 10개 이상 키워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선 정부와 재벌이 정경 유착의 고리를 끊고, 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들이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할 수 있는 비즈니스 환경을 마련하는 등 지금보다 더 포용적인 제도를 지향해야 합니다"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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