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박 터진 '의리' 광고 불안한 청춘 세대들 自嘲的 경향 넘어선유희적 코드에 열광
새로운 '소통 놀이터' 단순 유머가 아니라 주류 시각서 벗어나
다르게 보는 게 중요 열정과 참여는 필수
박찬우 왓이즈넥스트 대표
최근 '으리(의리)'의 김보성을 전면으로 내세운 광고 동영상(youtu.be /o5wBnUpV_xU)이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비락식혜는 이 광고 영상으로 젊은 층에 인지도를 높였을 뿐만 아니라 매출도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 효과를 거두었다고 한다. 말 그대로 대박을 친 것이다. 히트를 넘어 신드롬으로까지 발전한 이 아이디어는 과연 어디에서 온 것일까?
사실 '의리 놀이'는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 '디시인사이드'의 사용자들에서부터 시작하였다. 이후 케이블방송의 코미디 프로그램에서 개그우먼이 패러디함으로써 온라인을 넘어 세간의 관심을 끌게 되었다.
여기에 주목한 기업은 비락식혜가 처음이 아니었다. 이민호와 김보성을 동시에 활용한 이니스프리의 광고 영상(youtu.be/_Bjm6P9dp1s)이 그 처음이다. 이니스프리의 영상은 2주 만에 백만 건의 조회 수를 돌파했고, 영상에 등장하는 신제품 판매도 성공했다. 이후 비락식혜는 김보성보다는 의리 놀이에 더욱 중점을 두어 화제의 영상을 발표하게 되었던 것이다.
비락식혜의 동영상을 보고 '이게 왜 재미있지?'라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추측건대 그런 사람은 요즘 소셜 웹의 '잉여'라는 코드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알고도 무시하는 경향이 있을 것이다.
잉여는 말 그대로 '남는 것'을 의미한다. 이 말이 들어간 '잉여인간'이란 말이 시대의 청춘을 대변하게 되면서 여러 가지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냈다. 노동의 의지는 있지만, 기회를 주지 않아 어차피 '쓸모 있는' 일을 못하는 상황에서 자기 방식대로 열정과 에너지를 쏟아붓고 나름의 만족을 할 수 있는 '잉여짓'이 그 새로움의 원동력이다. 그리고 잉여짓의 공간은 역시 비주류인 온라인, 특히 온라인 커뮤니티가 된다.
'우린 안 될 거야 아마'에서처럼 잉여는 자조적인 루저(loser) 정신이 지배적이었다. 잉여 문화의 대표 격인 '병맛'도 초기에는 맥락 없고 형편없는 '병신 같은 맛'으로 가학적인 폭력, 자학적인 경향이 강했다. 이후 병맛에 유머의 경향이 강해지면서 '왠지 병신 같은데 멋있어'라는 의미로 전환한다. 기승전결이란 말에 빗대 '기승전병'이란 말도 '병맛'과 같은 그 의미로 쓰이기 시작했다.
잉여 문화의 어두웠던 자조적 경향은 유머가 강조되면서 유희적 공통 코드, 잉여 코드로 발전됐다. 불안한 청춘 세대를 대표하던 잉여인간이 불안한 미래를 가진 현대 일반 대중으로 확대되어, 이제 누구나 쉽게 자신을 잉여라 칭하고 잉여짓을 자랑하게 됐다.
기업이 소셜미디어 마케팅에서 잉여 코드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살펴보자. 첫 번째 잉여 코드의 싼티, 촌티, 날티 즉 미완성의 콘텐츠는 누구나 참여하고 소통하는 놀이터가 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고객이 즐겁게 참여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두어야 한다. 농심의 페이스북(www. facebook.com/nongshim)에서 업(業) 중심의 이야기와 함께 잉여 코드가 담긴 콘텐츠의 사례를 참조해 보라.
두 번째, 잉여 코드의 새로운 시각이다. 주류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다르게 보는 잉여 코드의 시각을 기업들도 차용해야 한다. 현대카드가 페이스북에서 경쟁사 제품의 유사성을 비꼰 포스트(on.fb.me/Sbh06i)를 보라.
그간 기업이 하지 않았던 새로운 시각의 메시지 전달의 사례이다. 다르게 본다는 것이 반드시 유머 코드만 말하는 것은 아니다.
잉여 코드의 병맛을 기업이 적용한다면? 천호식품 직원 명함의 QR 코드를 보자. QR 코드에 스마트폰을 대보면 회장님이 직접 "지금 천호식품의 ○○○ 대리를 만나보셨죠? 그 친구는…"으로 시작하는, 해당 직원 소개 동영상과 연결된다. 영상을 보고 있으면 왠지 재미있어진다.
세 번째, 잉여 코드의 '쓸고퀄(쓸데없는 고 퀄러티)'이다. 의미 없어 보이는 일에도 꿋꿋하게 열정을 쏟는다는 점이다. 새로움을 만들어 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꾸준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소셜미디어를 활용해 고객과 소통한다는 것은 장기간의 커뮤니케이션이란 점을 명심하자.
소셜 웹은 고객의 입장에서 본다면 새로운 소통의 놀이터이다. 기업이 고객의 놀이터에 입장해 어울리고 소통하고 싶다면 그들의 메시지를 담는 방식, 발신자와 수신자가 공유하는 약속된 규약, 코드를 이해하고 따라야 한다. 이제 병맛을 즐길 준비가 되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