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비즈

[인문학으로 배우는 비즈니스 영어] negotiation

Opinion 조승연 오리진 보카 대표
입력 2014.04.05 03:04

nec+otium, 여유없다는 라틴어 로마 키케로의 말을 메디치가 사용 바쁘게 이자율 흥정→협상 의미로

흔히 흥정을 '네고'라고 한다. '협상'이란 뜻의 영단어 negotiation을 줄인 한국에서 쓰는 신조어다. Negotiation은 라틴어의 부정형인 nec과 '여유'의 otium이 합쳐진 말로 직역하면 '바쁘다'이다. 상인들은 시장에서 쉴 새 없이 물건을 거래하고 흥정했기 때문에 '협상하다'는 뜻으로 변했다. 고대 로마의 유명한 정치·사상가인 키케로는 땅도 쉬지 않고 연속적으로 농사를 지으면 지력이 피폐해져 곡식이 잘 안 자라게 되기 때문에 일정 기간마다 휴경이 필요한 것처럼 사람의 머리도 휴식 시간, 즉 otium과 휴식이 아닌 생산적 시간 nec otium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키케로는 일주일에 적어도 하루 이틀은 농가로 내려가 로마에서 있었던 복잡한 일을 잊고 농사를 짓고 이 시간을 otium이라 했는데, 반대로 negotium은 도시에서 '바쁘게 사람들의 의견을 조정하고 정치나 사업을 한다'는 의미로 쓰였다.

후대의 이탈리아 피렌체인으로 현대 자본주의의 아버지로 불리는 코시모 메디치는 키케로를 매우 존경해서 예배가 있는 일요일과 바로 전날인 토요일에는 시골로 내려가 예술과 문화를 즐기며 마음껏 놀고, 주중에는 피렌체 도심으로 나와 사람들을 만나며 바쁘게 사업을 했다고 한다. 그는 은행가여서 이자율이나 대출 금리 흥정이 주 업무였는데 키케로가 만든 nec otium이라는 단어를 빌려 자기가 하는 일을 negotiation이라 불렀다.

메디치 가문은 비즈니스맨들에게 매우 중요해서 다른 사업가들도 점점 메디치 가문의 스케줄이나 영업 방법을 모방하고, 그가 만든 negotiation이라는 단어도 전 세계로 퍼져 오늘날은 그냥 '협상'이라는 의미의 보편적 단어로 쓰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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