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클리비즈

[5 Questions] 곽진호 中 베이징자오퉁대 교수

Analysis
입력 2013.02.02 03:07

"중국, 해외인재 유치도 인해전술… 한국은 '왕년의 스타' 보여주기식 영입 중단해야"

곽진호 中 베이징자오퉁대 교수
"중국은 해외 인재를 유치할 때도 '인해 전술'을 구사합니다. 300~400명이면 충분할 듯한데 1000여명을 데려오는 식으로 확실하게 밀어붙여요. 아주 무섭죠."

중국 정부의 '외전천인(外專千人) 계획' 대상자로 스카우트돼 지난해부터 베이징자오퉁(北京交通)대 수학과 교수로 있는 곽진호(65·사진) 전 포스텍 교수는 Weekly BIZ 인터뷰에서 "중국의 고급 인력 흡수가 양과 질 측면에서 모두 한국보다 한 수 위"라고 했다.

"중국이 영입하는 인재의 수준은 노벨상이나 필즈메달(Fields Medal·수학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상)급입니다. 홍콩 청쿵(長江)그룹이 지원하는 '청쿵계획'과 중국 정부가 2008년부터 해외의 자국 영재들을 불러모으는 '천인(千人)계획' 등이 대표적입니다."

'외전천인 계획'은 어떤 정책인가?

"한마디로 중국이 필요한 외국 인재를 무조건 데려오겠다는 것이다. 10년 동안 매년 100명씩 1000명이 목표다. 이들을 통해 중국의 과학기술·학문 수준을 업그레이드하겠다는 것이다. 대학·연구소, 정부기관과 민간기업, 금융회사 등도 나서는데, 70~75% 정도는 대학·연구소에 영입된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점은?

"3년 계약을 하는데 연봉 협상이 없더라. 직전 연봉 수준을 참고하라고 보내줬더니 두말없이 그보다 더 많은 금액을 제시해왔다. 돈 문제 갖고 시간 끌지 않더라. 정책이든 불만이든 해외 영입자들이 정부에 곧바로 건의할 수 있는 전용 인터넷 라인도 설치했다. 동료 중국 교수들이 '우리 총장도 직접 통로가 없는데, 앞으로 당신 통하면 되겠다'라며 농담한다."

중국 연구개발(R&D)의 장단점은 무엇인가?

"우선 추진력이 대단하다. 통 크고 강력하게 밀어붙인다. 둘째는 그들이 영입하는 고급 인재의 수준이다. 한국도 한국연구재단이 월드클래스유니버시티(WCU)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지만 청쿵계획이나 천인계획에 못 미친다. '청쿵계획'에는 필즈메달을 받은 수학자 야우싱퉁(丘成桐·칸토니즈 표기 발음) 같은 사람이 선발 위원으로 활동한다. 하지만 톱다운 방식 일처리 때문인지 효율성이 떨어지는 면도 곳곳에 보인다."

중국 R&D에 최근 변화는?

"지금까진 선진국 기술을 쉽게 모방하는 방식으로 했지만 이젠 달라지고 있다. 세계 최정상 기술을 원하고, 그런 분야에 연구·투자를 집중한다. 중국은 새로운 세계 질서를 창조하려는 야심을 갖고 있다."

중국의 R&D 급진전에 한국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보여주기식 인재 영입을 중단해야 한다. 한국 정부가 초빙하는 인재는 '칠순의 태권도 9단'이 대부분이다. 왕년에는 난다긴다 했어도 이젠 힘이 다 빠진 추억의 스타라고 할까. 영재 교육과 대학 교육도 혁신해야 한다. 대학들은 '우리는 가난하다, 형편없다'는 현실을 솔직히 말해야 한다. 말로만, 현수막으로만 '세계적인 국제화 대학'이라고 떠들어 봐야 사기밖에 안 된다."

화제의 Analysis 뉴스

넌, 씹니? 난, 마셔
'식전에 아몬드 먹으면 복부 체지방 크게 감소' 음료 칼로리는 우유의 3분의 1··· 2030 열광
폴크스바겐 '디젤게이트', 도이체방크 파산설, 티센크루프 철강 매각설…
중국 심해 무인 잠수정 '풍덩'… 소음 작아 음향 탐지도 무용지물, 군사용으로도 주목
직원들이 일에 잘 몰입하지 않는다? 팀 소속감과 리더에 대한 신뢰를 높여라

오늘의 WEEKLY BIZ

알립니다
아들을 죽여 人肉 맛보게한 신하를 중용한 임금, 훗날…
'암흑의 숲'으로 들어가고 있는 미국과 중국
유럽 기업 빈부격차 줄이려면 '범유럽 주식형 펀드' 만들어야 한다
미국인들이 코로나 위험 무릅쓰고 직장에 복귀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