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inion #View & Outlook

현대차의 완전 자율주행차 실현은 아직 멀었다

데이비드 피클링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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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09.27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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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Column]


데이비드 피클링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데이비드 피클링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현대자동차그룹과 미국 자율주행 전문업체 앱티브가 자율주행 자동차를 개발하기 위해 40억달러(약 4조7800억원) 규모의 합작 투자를 했다.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멀지 않은 미래에 자율주행차가 실현된다는 의미로 보일 수 있다. 사실은 정반대다.

이 투자는 분명 엄청나다. 현대차는 합작사의 지분 50%를 얻기 위해 16억달러의 현금, 연구개발 비용, 지식재산 등을 투자한다. 앱티브는 700여 명의 직원을 현대차에 양도하고 2022년까지 자율주행 플랫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하지만 첨단 자율주행 부문의 선두 주자인 앱티브가 기존 사업에서 미미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자율주행차가 2022년에 나온다는 소식에 흥분할 필요가 없는 셈이다. 2022년까지 완전한 자율주행차가 나온다는 게 아니라, 향후 10년 뒤 나올 자율주행차 출시에 앞서 테스트를 하는 첫 번째 단계일 뿐이다. 또 현대차의 이번 20억달러 투자는 연간 100억달러 정도를 기존 자동차 관련 연구개발 및 설비에 투자하는 것에 비하면 인상적이지 않다. 앱티브의 총 인력이 14만3000명인 것을 고려하면, 700여 명의 직원이 현대차로 옮기는 것도 덜 인상적이다.

몇 년 전만 해도 우리는 완전 자율주행차 탄생에 기대를 품었었다. 테슬라는 2018년까지 완전 자율주행차 출시를 약속했다. 포드는 2021년까지 완전 자율주행차 출시를 내세웠다. 하지만 지금은 자율주행차에 대한 차가운 전망만 남았다. 현재 자율주행차 개발 상황은 이렇다. 차량은 최상의 주행 조건에서 도로 상황 등이 까다롭게 검증 및 확인된 도시 지역만 다닐 수 있다. 2020년 후반에는 주행 영역이 확대되고 하드웨어 등이 개선되지만, 완전 자율주행차가 나오기 위한 시점은 그 이후다.

하지만 향후 5년간 현대차가 자율주행 분야에 500억달러 이상의 연구개발 비용 등을 투자할 예정이기 때문에 충분히 자율주행 시장 리더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춘 모양새다. 현대차의 투자로 앱티브는 달 탐사 같은 완전 자율주행차 계획보다는 충돌 방지 자동 제어 기술, 운전자 경보 상태 모니터링 센서 등 자율주행에 필요하고 일상적인 기술 개발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이제 자율주행차 과대광고는 없다. 엔지니어들과 디자이너들이 진정한 의미의 자율주행차를 만들기 위한 긴 과제에 돌입할 때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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