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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에 나쁜 소식이 호주에 좋은 소식이 되다

대니얼 모스 경제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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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07.05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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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Column]


대니얼 모스 경제칼럼니스트
대니얼 모스 경제칼럼니스트
중국에서 나쁜 소식이 호주엔 좋은 소식일 수 있다. 두 나라 경제가 밀접하게 얽혀 있는 상황에서 이 말이 다소 황당하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꺼지고 있는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 중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오히려 호주의 최대 수출품 중 하나인 철광석 가격이 오르고 있다. 세금을 깎아주고 소비를 촉진하는 정책들이 중국 제철소들을 쌩쌩 돌리게 하고 결국 호주 경제에도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이다.

세계 2위 경제 대국인 중국의 경기는 작년 하반기에 차갑게 식었다. 그러자 호주의 전문가와 투자자들은 걱정이 많았다. 28년간 이어온 경제 성장의 흐름이 끝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었다. 중국에 의해 사느냐, 아니면 죽느냐, 이 논쟁은 계속되었다. 하지만 결과는 놀라웠다. 경제성장률을 유지하려는 중국 정부의 경기 진작책 덕택에 호주 경제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이제 호주의 정책 당국자들은 중국의 경기 침체를 환영하고 있다.

위기가 기회가 된 데는 호주 내부의 노력도 컸다. 중국의 경기 침체는 호주 경제가 그동안의 안일함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됐다. 중국보다 호주에서 더 많은 일이 벌어졌다. 호주 중앙은행은 경기 침체에 대비해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인 1%로 인하했다. 적극적인 이민 정책의 결과, 인구가 증가하면서 경제를 떠받쳤다. 출산율 감소와 씨름하고 있는 다른 선진국들이 배울 만한 대목이다. 또 호주 정부는 인프라 투자를 늘리고 세금 감면을 약속했다.

중국은 호주의 핵심 경제 파트너다. 중국은 호주 수출의 30%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중 상당수는 천연자원이다. 또 중국 관광객들은 호주 해안으로 몰려들고 있으며, 호주 대학들은 중국 대학생들에게 의존하고 있다. 외국인 학생들이 내는 수업료가 호주 학생들이 내는 수업료를 초과할 정도다. 호주와 중국을 묶고 있는 탄탄한 끈은 아직 여전하다.

브라질은 중국 수출 측면에서는 호주의 경쟁자이다. 그래서 브라질에 나쁜 소식이 호주에 좋은 소식이 되기도 한다. 최근 철광석 가격의 상승은 주요 철광석 수출국인 브라질에서 댐 붕괴 사고가 나면서 철광석 채굴에 차질을 빚은 측면도 있다. 브라질에서 철광석을 구하지 못하니 호주산 철광석 가격이 상승하는 것이다. 철광석 가격은 5년 만의 최고치를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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