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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이 내놓은 암호 화폐 '리브라'

리오넬 로랑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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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06.21 03:00 수정 : 2019.08.05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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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LY BIZ Column]


리오넬 로랑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리오넬 로랑 블룸버그 칼럼니스트
페이스북은 지난 18일 새로운 암호 화폐(가상 화폐) 리브라(Libra)를 선보였다. 페이스북을 쓰는 전 세계 26억명 사용자를 대상으로 10억달러(약 1조1700억원)의 자금을 쏟아붓는 야심 찬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에서 블록체인의 신봉자들은 관심있게 지켜볼 내용이 많다. 백서, 디지털 화폐를 관리하기 위한 비영리 컨소시엄, 암호 화폐 거래를 어떻게 검증할 것인지에 대한 기술적인 디테일, 오픈 소스와 관련된 약속의 이행 등이다.

하지만 당신은 왜 리브라가 페이스북 이용자들 사이에서 설득력 있는 제품이 될 수 있는지 의문을 품어야 한다. 페이스북이 설명하는 '문자메시지 하나로 돈을 보내는' 서비스는 이미 많은 P2P(개인 간) 결제 회사들이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 애플 캐시, 벤모, 서클도 이러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실 페이스북도 앱을 통해 이미 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기를 끌진 못했지만 앱에서 콘텐츠를 살 수 있는 '크레디트'라는 암호 화폐도 갖고 있다.

페이스북은 리브라를 소개하면서 "버튼 하나를 눌러서 계산을 하고, 바코드를 스캔해 커피를 사고, 현금이나 교통카드 없이도 대중교통을 이용할 수 있는 추가 서비스를 제공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페이스북의 설립자 마크 저커버그는 '현금 없는 사회'를 향한 레이스에서 수많은 경쟁에 직면하고 있다. 다른 기업과 정부 등 라이벌들이 이미 앞서 달리고 있는 까닭이다. 예를 들어 스웨덴은 이르면 2023년까지 현금 없는 사회를 향해 가고 있다. 릭스뱅크의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스웨덴 국민의 60%가 '스위시'라고 하는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사용했다고 한다. 스위시는 스웨덴에서 670만명이 넘는 사용자를 갖고 있다.

페이스북이 내놓은 리브라가 성공할 가능성을 완전히 부정하는 것은 아니다. 풍부한 재원, 엄청난 수의 사용자를 발판으로 이미 편리한 것들을 더 편리하게 바꿀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는 페이스북이 어마어마한 기술적인 과제를 어떻게 감당하느냐에 달려 있다. 페이스북의 자회사인 와츠앱 페이는 세계 최고의 송금 시장인 인도에서 허가를 얻는 데 여전히 애를 먹고 있다. 와츠앱 페이의 데이터 저장 관행이 인도의 기준을 맞추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리브라도 이러한 비슷한 과제들을 해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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