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eople #Cover Story

필요한 가치가 무엇인가 소비자와 공감하는 게 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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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9.06.21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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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ver Story] 마케팅 구루 세스 고딘의 모든 것
고딘의 '성공적 마케팅 5단계'


세계 최대 온라인 명상 커뮤니티 '산가(Sangha)'는 수전 피버라는 여류 작가가 세운 미국 보스턴의 조그만 명상원이 그 시초다. 고고한 신선 같은 이미지를 강조하던 기존 명상가와 다르게, 피버는 회원들과 인터넷에서 시간을 같이 보내며 깊은 유대 관계를 맺었다. 그는 외지에서 명상 수련을 하러 먼 길을 온 사람들이 짧은 훈련을 마친 후 집에 돌아가서도 계속 수련을 하길 바란다는 사실을 깨닫고, 자신의 수련 방법에 공감한 회원들을 모아 명상에 좋은 읽을거리와 호흡법 강의를 공유했다. 이 회원들이 집에 돌아가서도 피버의 강의를 공유하면서 2005년 명상원에서 같이 수련하던 20명 남짓한 명상원 회원 수는 2011년 2만명으로 1000배가 늘었다. 이들은 현재 매달 27달러를 내고 피버의 강의를 듣는다. 수없이 많은 전 세계의 명상가 가운데 피버가 가장 많은 회원을 확보한 비결은 무엇일까.

친구·동료의 추천이 광고보다 강력

고딘은 산가처럼 맨땅에서 시작했지만 짧은 기간 강한 성장세를 보인 작은 브랜드의 경쟁력으로 '공감력(ability of empathy)'을 꼽았다. 대기업이나 유명한 브랜드가 아닐수록 소비자가 전적으로 공감할 만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보여야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다는 것이다.

고딘이 말하는 공감력이란 단순히 '소비자가 이런 제품이나 서비스를 필요로 하는구나' 하는 수준보다 더 넓은 개념이다. 사업적으로 이윤을 남길 수 있는지, 제품이 시장에서 성공할지 실패할지를 논하기에 앞서 '정말 필요한 가치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서 출발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는 현대의 소비자들이 자신의 가치에 맞는 상품을 선호하는 가치 소비의 경향을 가지고 있는데, 이런 소비자의 가치에 부합할 수 있는 것이 공감이라고 주장한다. 피버가 수련생 10여 명을 보고 강의를 시작한 것처럼 해당 제품이나 서비스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여기는 최소 인원을 먼저 사로잡는 것이 마케팅 성공 포인트다.

팬을 만들었으면 그들 스스로 제품과 서비스를 알리도록 한다. 소비자는 다른 사람들과 자신을 차별화하고 누구보다 더 눈에 띄고 싶어 하는 동시에, 누군가 자신이 좋아하는 제품이나 서비스를 함께하길 바라는 양면성을 갖췄다. 그러니 제품과 서비스를 알릴 때는 팬들이 열광할 만한 이야기나 사연을 모두가 이해할 수 있는 사례를 들어 전달해야 한다. 없는 얘기를 지어내서도 안 된다.

이렇게 한번 입소문을 타면 명성을 얻고, 입소문으로 얻은 명성은 곧 신뢰를 낳는다. 신뢰를 통해 쌓인 지지층은 쉽게 무너지지 않는다. 오래 살아남는 브랜드로 자리 잡게 되는 것이다. 고딘은 "수십 년간 다양한 마케팅 기법이 나타났다 사라지는 가운데 유일하게 반복되는 패턴이 있다면 믿음직한 친구나 직장 동료의 추천이 유명한 광고보다 훨씬 강력하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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