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er Story] 세계 SPA업체들 "자라를 잡아라"
프라이마크
프라이마크 슬로건은 '돈은 적게 폼은 나게(Look good, pay less)'. '무지막지하게 싸지만 괜찮은 옷'을 내놓는 게 목표다. "월마트 가격에 포에버21 패션을 경험해보세요"라면서 고객들을 유혹한다. 골드만삭스가 분석한 바로는 프라이마크 제품은 H&M보다 40%, 갭(Gap)보단 75% 싸다. 저렴하기로 유명한 포에버21보다도 20% 싸다. 프라이마크가 2015년 보스턴에 미국 내 첫 매장을 열었을 때 고객들은 7달러짜리 청바지, 3.5달러 티셔츠와 1.6달러 탱크톱에 열광했다. 동급 스웨터드레스를 놓고 봤을 때 갭에선 30달러, 유니클로 50달러, H&M은 25달러에 팔지만 프라이마크는 14달러에 내놓는 식이다.
온라인 쇼핑몰과 창고 없애는 역발상
이런 프라이마크의 초저가 전략은 어떻게 가능할까. 핵심은 기존 의류 업체가 안고 있는 비용을 끊임없이 줄이는 데 있다.
둘째, 창고가 없다. 매장에선 보유한 모든 상품을 진열한다. '오늘 들어온 제품은 오늘 다 팔자'는 게 원칙이다. 진열 제품 중 맞는 치수가 없다면 그건 다 팔렸다는 얘기다. 고객 입장에선 부지런히 매장을 찾아야 원하는 제품을 살 수 있어 자연스레 자주 매장을 찾는다. 덕분에 판매량 증가도 부수 효과로 누린다. 물론 재고 관리 담당 직원이 필요 없어 인건비 절약은 덤이다.
셋째, 제품 홍보는 고객에게 맡긴다. 고객이 소셜미디어에 '해시태그(#)프라이마니아'라고 올리면 매장 내 대형 스크린에 실시간으로 사진을 띄우면서 분위기를 북돋운다. 고객들이 옷 입은 사진을 잘 찍을 수 있게 매장 곳곳에 전신 거울과 네온사인 등 포토존을 다양하게 꾸며 놓았다. 이는 곧 광고비 절감으로 이어진다.
넷째, 전문 디자이너가 없다. 기획과 디자인 과정을 거치는 다른 의류 업체와 달리 프라이마크에는 기획팀만 있다. 기획팀이 명품, 유행, 영화, 인플루언서 등 화제 아이템을 분석해 간단한 디자인으로 꾸며진 신상품에 반영한다. 영화 '스타워즈' 개봉 시기에 맞춰 스타워즈 캐릭터가 프린트된 티셔츠, '해리포터'가 인기일 때는 해리포터 후드티를 발 빠르게 내놓는다.